서울 야경 명소 창신동 채석장 전망대 및 창신소통 공작소
서울은 거대합니다. 인구 1천만 조금 안 되는 인구가 살고 있지만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엄청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합니다. 서울에 살면 서울이 관광도시라는 걸 잘 모릅니다. 실제로 저 또한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여행은 서울을 떠나서 저 강원도에 가야 여행이라고 느끼죠.
그런데 요즘은 서울도 멋진 곳이 참 많다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 80% 이상이 서울로 관광을 온다고 하죠.
솔직히 서울에서 볼만한 곳은 고궁 밖에 없습니다. 해외 유명 관광지에 비하면 관광 자원이 미흡한 건 맞죠. 그래서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 많이 오지는 않습니다. 관광 대국도 아니고요. 다만 한류 콘텐츠인 K드라마를 보고 오는 관광객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서울만의 강점이 있습니다. 야경이 아름답다는 겁니다. 서울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퇴근도 안 하고 오후 9시가 넘어서까지 근무를 하는 빌딩들 때문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여전히 한국은 장시간 노동을 하는 나라입니다.
이유가 어쨌건 한국 서울의 야경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야경 명소를 카메라를 들고 자주 찾곤 합니다. 야경 촬영이 좋은 점은 운동도 되고 해가 지는 광경을 보면서 많은 상념에 젖거나 일상을 잠시 잊고 지구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좋습니다.
창신동 채석장 전망대 및 창신소통 공작소
창신동은 낙산 공원 다음 언덕 또는 동산이 있는 곳으로 산꼭대기까지 집이 가득한 경사가 아주 가파른 동네입니다. 주변에 동대문, 종로5가, 종묘가 있어서 갈 때마다 활력을 가득 얻어서 옵니다. 가보시면 서울에서 가장 활력이 가득한 동네입니다. 다.
이 창신동은 봉제공장이 동대문 쇼핑몰에 납품하는 봉제공장이 가득한 곳으로 골목마다 오토바이들이 참 많이 지나다닙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이 많은 곳이죠. 여기가 재개발을 하려고 준비 중인 듯한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는 평지가 아닌 가파른 길이 너무 많아서 이걸 평탄화해서 아파트를 올리기 쉬워 보이지 않고 이해관계가 얽혀서 재개발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창신동 채석장 전망대가 서울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이죠. 제가 가려는 곳은 그 채석장 전망대 밑에 있는 창신소통 공작소입니다. 좀 더 편한 길이 있는데 네이버 지도앱을 보고 오르다 보니 이런 길을 안내하네요. 경사가 어마어마합니다. 오른쪽 건물은 창신초등학교입니다.
오르다 숨 넘어갈 뻔 했네요. 오래간만에 땀이 잔뜩 나오네요. 막다른 길인가 하면 계단이 나오네요. 정말 오르다 몇 번을 쉬었나 모르겠네요. 주민들은 매일 이런 길을 오르고 내리겠네요.
어렸을 때 이런 곳에서 자라서 익숙해지면 가파른지도 모릅니다.
오르다 보니 다양한 연립주택이 보이는데 저 집은 유난히 눈에 확 들어오네요. 70~80년대에 지어진 건물 같네요.
골목길마다 계단을 돌로 만들어서 아주 깔끔하네요. 그리고 손잡이가 굴곡이 있어서 잡기 편해요. 다만 겨울에는 염화칼슘 안 깔면 위험하겠어요. 저 멀리 동대문 일대의 고층 건물도 보이는데 전형적인 직선만 보이는 서울의 풍경입니다. 자연은 곡선, 인간은 직선입니다.
이화벽화마을과 이 창신동은 산기슭에 만들어진 동네라서 이런 주택들이 참 많아요. 아니 서울에 이런 경사진 곳에 지어진 집이 참 많죠. 강남 같이 뽕밭이었던 곳이나 평지가 가득하지 서울 대부분이 이런 산기슭 동네가 많습니다. 그래서 서울 여행할 때 힘들다는 관광객이 많아요.
다 올라왔습니다. 여기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죠. 여기가 <유열의 음악앨범>의 김고은의 집으로 가는 길로 기억되네요.
이 일대가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나와요. 다른 동네에 없는 평상도 있고요. 한국만의 문화라고 해야 할까요. 동네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평상. 평상은 좁은 집에서 답답할 때 나와서 숙제도 하고 수다도 떨고 수박도 나눠먹고 하던 우물가 같은 역할을 해요.
올라오는데 힘들었지만 이런 멋진 경치를 보여주네요. 남산 타워, 동대문 두타가 보이네요.
여기는 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 찾던 2011년 경에 처음 왔고 이후로 몇 번 왔던 기억이 나네요. 저 강아지를 찍은 이유는 4년 전에 카메라 테스트 하려고 왔다가 봤던 강아지인데 아직도 있네요. 여기는 개 풀어놓고 키우더라고요. 걔들이 순둥순둥해서 풀어놓아도 괜찮아 보여요. 그런데 고양이들과 쌈질하고 다니더라고요.
한때 그러니가 2015년 경에 여기가 크게 뜨면서 다양한 음식점, 카페들이 들어섰는데 지금은 인기가 떨어져서인지 문 닫은 곳들이 많네요. 뭐든 한 곳이 떴다가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봄꽃 같아 보이네요.
산마루 놀이터입니다.유명 건축가가 설계를 했고 안에는 큰 정글짐 같은 곳이 있어요. 이 산마루 놀이터는 전 서울시장이었던 박원순 시장이 도시재생을 외치면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 청취를 하고 만든 곳입니다. 이 창신동 주민들은 도로가 좁아서 소방차도 못 올라오는 점과 각종 편의 시설 특히 주차장이 없다는 점을 하소연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이 놀이터와 주차장 시설을 만들어줍니다. 이 산비탈 주택들의 가장 불편한 점은 주차 시설이죠.
그러나 도로는 넓힐 수가 없었습니다. 넓히려면 건물 몇 동을 매입해서 넓여야 하는데 집주인들이 반대할 것이 뻔하고 돈도 많이 들죠.
창신소통 공작소 옥상에서 본 일몰
여기는 처음 보네요. 지난 몇 년 사이에 만들어졌나 봐요. 창신소 공작소인 줄 알았는데 '창신소소통 공작소'입니다. 주민들이 모여서 의자도 만들고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는 곳인가 봅니다. 목공소에서 제품 만드는 거 배우는 분들 많더라고요.
여기 위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여기 올라서 일몰을 구경했습니다. 저 멀리 산 너머로 넘어가네요. 저 산은 아마도 인왕산이 아닐까 합니다. 인왕산이 종로 서쪽의 산이거든요.
채석장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계단이 있는 옆 건물을 봤습니다. 이 건물은 영화에서 학원인가 도서실로 나왔던 건물인데 지금은 리모델링을 해서 90년대 초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네요.
채석장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해넘이가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서 멈췄습니다. 강한 백라이트가 켜져 있는 그림 같았습니다. 거대한 빛 덩어리가 더 뒤에 있다는 것이 강하게 느껴지는 신기한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숨도 엄청나게 차고요. 여기는 또 다른 경사가 가파른 곳이더라고요. 땀이 줄줄 내리네요. 이미 5km 이상 걸은 상태에서 걷다 보니 숨이 더 차네요.
겨우 다 올랐습니다. 야경 촬영 하려면 최소 해지기 전에 도착해 있어야 해요. 겨우 도착했네요.
여기가 채석장 전망대입니다. 채석장 전망대는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는데 2층은 카페이고 3층은 전망대로 3층은 무료 개방 2층은 커피 마셔줘야 합니다. 3층에서 야경 촬영하기 좋고 야경 명소이기도 합니다. 평일은 오후 8시까지 주말은 오후 10시까지 개방한다고 들었어요.
옆에는 예쁜 정자도 있네요.
이 카페는 테르트르라는 곳인데 여기가 노을 명소더라고요. 카페 전망이 어마어마합니다. 물론 커피 먹어야 입장 가능하고 옥상에서도 사진 촬영이 가능한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야경 촬영자들은 손님 방해된다면서 구석에서 찍어야 한다고 해요.
아마도 삼각대가 관람에 방해되어서 이런 결정을 한 것 같네요. 평일에는 손님이 없어서 좀 느슨할 것 같네요.
가격은 아메리카노가 7천원이네요. 와~~ 과한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7천 원은 엄청 비쌉니다.
가격이 이해 못할 가격은 아니지만 저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여기뿐이 아니라 인왕산 범바위도 있고 근처에 비슷한 풍경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곳도 있고 해서 촬영하고 싶은 생각이 쑥 들어갔네요. 솔직히 취미 사진가들이 찍은 사진들 오래 볼 사람도 없고 아무리 뛰어난 사진도 기억에 남는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사진 촬영 재미의 7할은 찍는 과정과 자기만족
다 자기 만족이죠. 그리고 우리 기억에는 사진이 남는 게 아닌 그 촬영 순간이 기억에 남죠. 사진은 그냥 하나의 행위일 뿐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그래요. 사진 잘 찍어서 뭐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이제 다 자기만족입니다. 누가 요즘 사진 보고 우와~~ 멋진데 어디야라고 하지 않잖아요. 사진이 너무 흔해져서 그런가 봐요.
그걸 누구보다 제가 뼈져리게 느끼니 사진에 대한 관심이 확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사진을 찍는 이유는 남들에게 보여주기보다는 그냥 사진 찍어러 나가고 움직이는 모든 행동을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사진 결과물이요? 그건 그냥 하나의 부산물이고 사진 찍는 행위에서 주는 재미의 2할도 안 되는 요즘입니다.
그건 있어요. 기억은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지만 사진은 보여줄 수 있는 그 재미요. 또한 카메라 들면 세상을 좀 더 관조적으로 보고 길게 관찰을 해요. 이게 사진의 힘이 아닐까 해요. 사진을 취미로 하면 세상을 좀 더 오래 보고 넓게 보게 됩니다. 일상을 스쳐 지나가는 것들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채석장 전망대 옆길로 지나가다 보니 창창 레스토랑이라는 홍콩식 레스토랑이 있네요. 여기도 경치가 아주 좋은 곳이네요. 다만 어제와 같이 날이 아주 좋은 날은 한국에서는 몇 주 안 됩니다. 겨울에는 너무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덥고요. 그래서 자전거가 대중교통으로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하고 방문화가 발달한 것도 다 엄청난 연교차 때문이에요.
털레털레 내려왔습니다. 사실 채석장 전망대가 오후 8시까지 개방해서 내려왔어요. 해가 지는 게 오후 7시 46분인데 오후 8시에 내려와야 한다고요? 평일은 야경 촬영하기 어렵네요. 주말에나 오후 10시까지이고 이때는 사람들이 너무 몰려와요. 그래서 그냥 내려왔어요.
창신소통 공작소에서 촬영한 일몰
일몰을 촬영하던 곳인 창신소통 공작소로 다시 왔습니다. 여기 2층에는 나무 데크가 있고
삼각대 설치하기 좋은 곳이 있어요. 사람도 없어서 그냥 여기서서 저녁 야경 감상하기 딱 좋네요.
다시 말하지만 사진 결과물은 사진 찍는 재미의 2할 정도이고 그냥 과정이에요. 야경 촬영하기 좋은 곳에서 삼각대 놓고 사진 건져 올리는 그 시간이 더 소중하죠. 맥주 한 캔 하면서 찍으면 더 좋은데 근처 가게에 가보니 카드를 안 받네요. 요즘도 카드 안 받는 가게가 있더라고요.
이 사진은 해가 진 후 촬영한 사진인데 해가 진 후 보니 저기 한양 성곽이 있네요. 저기가 아마도 낙산공원일 겁니다. 저기서 이 동네를 바라보고 사진 촬영을 한 적은 많아도 반대로 바라보고 촬영하는 건 처음이네요.
사실 여기는 채석장 전망대나 테르트르 카페에서 보는 전망보다는 못해요. 높이가 한 30미터 차이인데 그 30미터 차이가 풍경 자체로는 큰 차이이긴 해요.
그래도 여기서 보는 풍경도 충분히 좋네요. 무엇보다 아무도 방해를 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혼자 촬영하는데 상념에 젖기도 딱 좋고요.
주차장이 주변에 있어서 주차하고 촬영하기도 좋아요. 그런데 야경 찍으려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건 비추에요. 사진은 과정이 재미있어야지 차 몰고 왔다 갔다? 돈도 많이 들고 제가 올라온 골목길을 보지 못하잖아요.
탁 트인 풍경입니다. 전경엔 창신동 연립주택들이 중경엔 종로와 을지로의 대기업 빌딩들이 저 멀리 원경에는 남산 N타워가 보입니다.
낮에는 잘 보이지 않던 한양 성곽길 담장이 선명하게 보이네요. 성벽마다 조명이 있어서 성벽을 비추는데 이게 매력적이네요. 이 성벽길을 잘 볼 수 있는 야경 명소가 여기와 함께 인왕산 범바위예요. 거기는 나중에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뭐 내가 찍어봐야 남들보다 잘 찍을 확률도 낮고 그냥 바람 쐬러 가는 거죠.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을 눈으로 충분히 감상했습니다. 사진은 많이 안 찍었어요.
삼각대 치우고 내려가려는데 저녁 보름달이 뜨네요.
산마루 놀이터 옆에는 공연 스탠드가 있는데 공연을 하는지는 모르겠네요.
창신동에서 내려오면서 밥 짓는 냄새가 가득한 골목길을 걸었습니다.
이 사진에는 오르쪽 아래에 고양이가 있어요. 길냥이인데 사람 안 무서워하더라고요. 길냥이를 보고 그 동네 인심을 알 수 있는데 야기는 인심이 좋네요. 길냥이들이 쥐 잡고 각종 동물 잡는 효용이 있는 것도 다 무시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엄청 싫어하더라고요.
창신동 입구의 시장 골목을 지나 집으로 향했습니다. 행복했던 2시간이네요. 별이 안 보이는 서울이지만 대신 그 별들이 빌딩 숲 사이에서 피어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