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따라하면 당신도 성공할 수 있다는 나쁜 자기계발서는 오히려 독이다
한국인의 최고 가치는 돈입니다. 그다음이 건강이고 3위가 가족입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고 하지만 주요 17개국 설문 중에 유일하게 돈이 최고의 가치라고 선택한 나라가 한국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가족이 1순위가 많았고 대만은 사회, 스페인이 건강이라고 했지 한국처럼 돈이 최고라고 말한 나라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나라들이 돈이 무가치하다는 건 아니고 순위에서 보통 가족, 건강 다음에 3위에서 4위에 돈을 중요시했습니다. 이걸 봐도 한국 사회는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나라인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우리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돈 자랑하기 바쁜, 가진 것을 스웩이라고 자랑하는 풍토가 만연하죠.
집 근처에 새로 지어진 오피스텔들이 참 많습니다. 10평 이하의 작은 오피스텔이라서 모은 돈이 적은 청년 세대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오피스텔에 슈퍼카들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네요. 렌트한 것일 수도 있지만 렌트라고 해도 집 가격과 비슷한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걸 보면서 현타가 오기도 합니다. 아무리 가진 것을 자랑하고 싶다고 해도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그걸 우러러 보는 문화가 있으니 그렇게 하겠죠. 유럽같이 가진 적을 자랑하면 귀족이라도 천박스럽다고 손가락질하는 문화가 있는 나라에서는 이런 자랑 문화가 거의 없습니다.
미국 한국에서만 인기 높다는 자기계발서
유교의 나라에서 대한민국 이후에는 미국 문화를 적극 받아들이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경제 모델이 미국과 일본입니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성공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성공하고 가난한 사람은 엄청 가난합니다. 복지 사회를 지향하는 유럽과 달리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할 수 없다면서 성공할 기회를 제공할 테니 알아서 돈을 벌고 성공하라고 합니다.
성공은 무한 경쟁을 통해서 성공하라는 방식이죠. 한국은 미국의 이런 성공 방정식을 계승 발전 시켜서 더 극대화합니다. 한국에서 성공 방식은 남들보다 덜 자고 더 노력해서 더 많은 아웃풋을 내는 방식이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OECD 국가 중 평균 노동 시간이 가장 긴 노동 시간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또한 성공의 상한선을 두지 않기에 엄청난 부를 축척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과 한국이기도 하죠. 중국도 한국의 경제 모델을 따르기에 비슷하죠. 그래서 세계적인 갑부 순위에 미국인들이 참 많습니다.
나쁜 자기계발서는 오히려 독이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은 자기계발서가 참 많이 나오고 베스트셀러에도 수시로 오릅니다. 작년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한 자기계발서를 좀 들쳐 보다가 덮었습니다. 전형적인 나쁜 자기계발서더라고요.
자기계발서는 성공을 꿈꾸는 욕망이 강한 한국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는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기를 소개하는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책들은 그냥 성공의 수천 가지 방식 중 한 가지일 뿐입니다. 따라서 그냥 참고하는 정도면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저저의 성공가도를 모든 독자에게 적용할 수 없습니다.
저자의 환경과 배경과 여러 가지 상황이 책을 읽는 나와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성공에는 생각보다 운이 참 많이 따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운칠기삼'이라고 했습니다. 운이 내 노력보다 성공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고 세상은 '운'이라고 요행만 바라라는 건 아닙니다. 그 운칠기삼에서 30%를 차지하는 노력을 풀로 채우고 나머지 7은 운에 맡겨야 합니다. 노력은 1도 안 하면서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건 우둔한 행동이죠.
감이 언제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보통 가을에 붉게 익은 후에 떨어지는 걸 공부하고 대충 언제쯤 떨어질지 노력으로 알아낸 후 감나무 밑에 대기하고 있어야지 봄부터 기다리는 건 요행만 바라는 우둔한 행동입니다.
그러나 나쁜 자기계발서는 이런 운이 크게 좌우한다는 것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성공이 자신의 노력 100%로 되었다고 말하는 성공담은 맹랑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자기계발서의 저자들은 당신들도 나를 따라하면 다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하죠.
이런 책에 현혹되어서 똑같이 따라 하거나 이런 허무맹랑한 성공담을 담은 강의에 많은 돈을 들여서 듣는 것은 오히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태도는 성공에 답이 있다는 소리고 하나의 룰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성공에 룰이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그 룰을 따라 하면 다 성공하겠죠.
또한 자기계발서들은 하나같이 난 이렇게 찢어지게 가난했는데 엄청난 노력 끝에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서사가 다 비슷합니다. 이런 자수성가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대물림으로 성공하고 '부모 팔자 반 팔자'라고 하잖아요. 물론 그런 서사가 책을 읽는 분들에게 기대감을 끌어올리는데 도움 되기에 활용하는 건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나만 따라오면 당신도 성공 가능하다는 식의 자기계발서는 피해야 합니다.
자기계발서는 수만 가지의 성공의 길 중 하나일 뿐
자기계발서가 나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수많은 성공의 길 중 하나의 길을 소개하는 참고서로 활용하면 나에게 도움이 되지만 이걸 맹신하면 절대 안 됩니다. 그래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책 한 권 읽고 세상 모든 것을 다 안 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라고 하잖아요.
여러 권을 읽으세요. 그렇다고 어떤 분은 자기계발서만 200권 이상 읽었다면서 자신이 마치 성공의 모든 걸 다 안다는 식의 성공의 구르처럼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자기계발서 말고 다양한 시선이 담긴 인문, 과학,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분들이 세상의 이해도가 높고 뛰어난 혜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분들도 성공할지 못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기계발서 많이 읽었다고 자랑처럼 말하는데 오히려 그런 자랑은 내가 편협한 시선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소리로 들릴 수 있습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담지 않은 점은 실패입니다. 세상은 실패가 더 많습니다. 미국은 다른 사람의 실패를 통해서 교훈을 얻는 반면교사가 기본 태도인데 한국은 수 많은 사람의 성공담을 따라하라는 정면교사의 나라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실패하면 바로 사회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나라라서 실패담 보다는 성공담만 추종하는 건 아닐까 하네요.
수 많은 책들의 지혜는 수 많은 실패를 통한 교훈을 담고 있는데 우리는 수 많은 실패는 제외하고 우연히 성공한 것을 마치 너도 성공할 수 있다면서 자기를 따라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성공이 우연이고 그 우연이 나에게 오지 않으면 그냥 또 하나의 실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참고서로만 활용하지 맹신은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