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 W몰 고별전 첫날 방문해보니 역시나

집 근처에 초대형 아울렛인 단지가 있습니다. 그 유명한 가산아울렛단지입니다. 여기는 원래 준공업 지대라서 산업 시설만 지을 수 있던 것을 마리오 아울렛 회장이 유통업도 할 수 있게 터를 마련했는데 그게 90년대 후반인가 2천년대 초반으로 기억됩니다. 이후 삼성물산, 세계물산 등등 각종 의류 공장에서 나오는 약간의 하자가 있지만 입는데는 큰 문제가 없는 제품이나 재고 이월 상품을 싸게 파는 매장들이 확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형성된 의류 신발 아울렛 매장은 크게 마리오 아울렛, W몰 그리고 현대아울렛이 각축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은 모든 유통업에 큰 타격을 줍니다. 반품도 잘 되고 매장이 필요 없어서 무조건 오프라인 매장보다 싼 온라인 쇼핑이 터지면서 동대문 쇼핑 상가가 직격탄을 맞고 가산 아울렛 단지들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W몰은 사업을 철수하고 한 부동산 개발업체에 W몰 전체를 매각합니다. 인수한 업체는 지식산업센터로 운영하겠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가산 지식산업단지들이 최근 부동산 경기 추락으로 공실률이 늘어가고 있고 분양도 50%를 겨우 넘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교통편도 엄청나게 좋지 않아서 고통의 지옥철을 출퇴근 길에 타야 합니다. 

KTX와 전철이 지나는 철로를 지하로 넣었다면 교통 지옥이 사라지겠지만 오히려 고통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에 엄청난 규모의 가산 더퍼블릭 현대지식산업센터가 완공되면 교통 불편은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 있으면 교통 대책도 없이 건축 허가를 내주는 서울 산업단지공단과 금천구가 참 우둔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W몰 고별전에 가보다 

올 10월까지 영업하고 W몰은 사라질 예정입니다. 그런데 보다 빠르게 6월 말까지만 운영할 듯합니다. 
오늘 2023년 5월 4일부터 6월 30일까지 W몰은 고별전을 합니다. 이 고별전은 구로구까지 포스터가 붙어 있을 정도로 가는 곳마다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고 입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집에서 등산할 때 입을 아웃도어 제품을 사야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최대 90%까지 한다고 하네요 10시 30분 오픈이 되자 사람들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500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네요. 

제품은 충분하다는 말에 예상은 했지만 예상대로 싸지 않다!

입구에서 제품은 충분하니까 천천히 들어오세요라는 안냇말에 설마 했는데 예상대로였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건 이거죠. 오픈런이라서 몰려 들어가서 제품 쓸어담고 방긋 웃으면서 나오는 모습이요! 그런데 그런 모습은 없었습니다. 먼저 전체 매장 중에 할인 판매하는 매장은 일부입니다. 대부분은 이전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재고 소진? 그런걸 하는 업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고별전 이름만 붙이고 어제 팔던 그 가격 그대로입니다. 물론 찾아보면 고별전에 동참하는 업체도 꽤 있지만 그럼에도 가격 비교를 빠르게 해보면 온라인이 더 쌉니다. 

이  W몰은 대형 신발 매장이 2개나 있는데 하나는 2층의 나이키이고 또 하나는 5층의 아디다스입니다. 2층 나이키 매장은 싸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W몰이 세일 안 해도 사람이 많았던 곳입니다. 실제로 온라인 최저가 가격이나 좀 더 싸거나 합니다. 연휴나 명절 떄는 세일도 해서 좀 더 저렴해집니다만 엄청나게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 나이키 신발을 보고 신어볼 수 있어서 인기가 높습니다. 

이 나이키 매장은 놀랍게도 W몰은 철수하지만 이후에도 장사를 한다고 하네요. 

쭉 둘러보니 예상대로 고별전이라고 해놓고 고별하는 곳은 많지 않네요. 잘은 모르겠습니만 보통 마트나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센터들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제품 판매량이 적어도 높은 임대료를 내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백화점이나 마트에 입점한 업체들은 임대료 고민을 크게 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 옷들은 여기서 판매하지 않아도 싹 들고 다른 아울렛 매장에서 장사하면 됩니다. 카페나 식당처럼 설치 인테리어 비용이 거의 들지 않죠. 따라서 설치도 철수도 아주 쉽습니다. 그런데 싸게 판매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울렛 매장이 망하는 게 아닌 그 브랜드가 망하면 어차피 판매할 수 없기에 싸게 팔 수 있지만 의류 브랜드들이 망한 것은 아니잖아요.

이러니 싸게 팔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입구에서 제품은 넉넉하다는 말을 돌아 다니면서 생각이 나더라고요. 사람들이 와서 사가도 바로 또 물건이 채워질 수 있습니다. 본사에 주문하면 되니까요. 오히려 고별전이라고 해서 오픈런을 노렸는데 묻지마 구매 해서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온라인이 더 싼 것에 화가 날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싸게 파는 곳도 있긴 하지만 제품명 바로 검색해보면 최저가가 뜨는데 세일 해도 최저가보다 비싼 곳이 많더라고요. 싸게 팔려면 반품이나 교환 안된다고 해야죠. 뒤를 안 보고 판매해야 싸게 팔죠. 반품 다 해주고 교환 다해주면 그건 고별전이 아닌 그냥 고별전 빙자 할인 판매 같네요. 

좀 돌아보다 나왔습니다. 결코 싸지 않고 지난 주 가격과 비슷합니다. 주말에 가려는 분들 많던데 가는 것 말리지 않지만 가서 온라인 최저가와 비교해 보시면 아실 겁니다. 세일해도 온라인이 더 싸다!

이 W몰 고별전 한다고 평일 낮에 잘 막히지 않던 수출의 다리는 엄청나게 막혔습니다. 그럼에도 교통 경찰 하나 없고 엄청난 교통 체증에 역시 가산 수출의 다리 교통 지옥이구나 느끼면서 나왔네요. 

여기저기서 후기 올라 오겠지만 오픈런 할 정도로 싸게 팔지 않고 물건은 6월 말까지 꾸준히 공급되니 늦게 가셔도 됩니다. 

W몰 나와서 진짜 아울렛인 유명 아웃도어 아울렛을 들어갔습니다. 여기는 이월 상품, 판매 중단 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서 여름 옷 몇 벌 사왔네요. 여기가 더 낫더라고요. 교환, 환불 절대 안되고 최대 20벌만 구매할 수 있는 유명 브랜드 아울렛 매장이네요. 여기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자주 가봐야겠습니다. 그럼에도 이 가격도 온라인 최저가와 멱살 잡더라고요. 뭐든 온라인이 가장 저렴합니다. 이러니 전국에 상가들이 빈점포가 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