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한국여행

처음 봤지만 매년 가고 싶은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썬도그 2019. 5. 1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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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극은 거리가 무대인 공연으로 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볼 정도로 재미있는 공연들이 많습니다. 아니 공연이 재미 없어도 야외에 나왔다는 자체가 기분을 좋게 하는 행동이라서 조금만 재미있어도 더 크게 재미를 느낍니다. 한국에서는 상시 거리극을 하는 곳이 없습니다. 대학로나 삼청동이 그나마 거리 공연을 자발적으로 하지만 거리 공연을 항상 하는 곳은 없습니다. 이런 걸 보면 1천만이 사는 도시가 거리 공연이 거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삭막하다고 느껴지네요. 더 안타까운 건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가 없다는 겁니다. 있긴 있습니다. 가을에 하는 <서울 거리 예술 축제>가 있지만 운영 미숙이 많이 보입니다. 게다가 <안산 국제거리극축제>와 차별성이 없습니다. 유일한 차별성은 <안산 국제거리극축제>와 달리 가을에 한다는 것이 유일한 차별성이죠. 

거리극하면 안산이 떠오릅니다. 안산을 대표하는 축제이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극축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한 이 <안산 국제거리극축제>를 보러 갔습니다. 


2019 안산국제거리극 축제

2019년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5월 4일에서 6일까지 개최되었습니다. 끝난 지 꽤 지났지만 기록 차원에서 블로그에 올립니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안산중앙공원에서 열렸습니다. 안산은 바닷가 근처라서 그런지 평지에 지어진 도시 같네요. 주변을 둘러봐도 산이 안 보이고 균등한 높이의 상가와 아파트만 가득 보입니다. 계획 도시라서 그런지 모든 것이 정형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중앙공원도 자연발생적인 공간이 아닌 안산을 개발하면서 만들어진 공간 같습니다. 


안상 중앙공원은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안산을 대표하는 공원입니다. 이 공원 곳곳에서 다양한 안산국제거리극이 진행되었습니다. 서울거리예술축제와 비교를 하면 안산국제거리극이 운영을 훨씬 더 잘했습니다. 먼저 매 공연이 정확한 시간에 공연이 되었습니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30분 딜레이, 1시간 딜레이 등 공연 시간이 연기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연기 되었다고 바로 알려줘야 하는데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또한, 안산국제거리극 축제는 공연 장소가 몰려 있고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서 관람하기 편했습니다. 또한 공연 팜플렛이 잘 갖추어져 있고 각 공간을 무지개 색깔로 구분을 해서 어디서 어떤 공연이 몇 시에 하는 지 알기 편했습니다. 공간도 모여 있고 중앙 공원 곳곳을 섹터로 만들어서 공연을 동시에 진행하네요. 


시민참여 공연도 있네요. 시민드이 직접 작품을 만들고 참여하는 공간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모든 공연을 다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공연이 5월 4일 ~6일까지 하루에 1번 이상 공연을 하기에 보고 싶은 공연을 3일 모두 오면 다 볼 수 있습니다. 


거대한 거인이 누워있네요. 아마 폐막 공연에 등장하는 거인 같네요. 사실, 이 폐막 공연 보려고 온 것도 있습니다. 뒤에 있는 기중기가 이 거인을 일으켜 세우고 마리오네트처럼 사람들이 줄을 당겨서 움직일 겁니다. 여기 도착하기 전에 폐막작 공연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니 여러 영상이 있더라고요. 그 영상보고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제너레이션 / 프랑스>

가장 먼저 본 것은 현대무용 공연 제네레이션입니다. 프랑스 공연인데 편한 복장을 입은 공연수들이 다채로운 몸 동작을 통해서 소비주의, 개인주의, 경쟁주의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아크로바틱한 몸 동작들이 많이 보이네요.

<스시쇼 / 일본>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심각한 공연 또는 알송달송한 공연만 있는 건 아닙니다. 생각보다 서커스 같은 공연이 참 많았습니다. 서울거리축제보다 좀 더 대중적이라고 할까요? 이 스시쇼라는 공연은 일본에서 온 공연인데 서커스 공연이네요. 물론 대부분의 공연은 무언극입니다. 


<모토시카이 / 핀란드>

가장 인기 많고 볼 거리가 많았던 공연은 핀란드에서 온 '모토시카이' 공연이었습니다. 구름 관중과 중앙광장 메인 광장에서 40분 동안 공연을 했는데 다양한 서커스 공연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널뛰기, 저글링, 무언극 등등 다양한 요소를 잘 섞어 놓았네요.


안산국제러기극축제는 기본적으로 관객들을 위한 스탠드가 없습니다. 그래서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200~300명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아이들은 아빠 무등을 타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관객들을 위해서 간이 이동식 스탠드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것은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보고 싶은 공연을 많은 사람들이 다 함께 관란하지는 못합니다. 이동식 스탠드 제작이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관객 입장에서 인기 있는 공연을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는 배려는 없네요. 그나마 중앙 공원 메인 광장의 스탠드가 그 역할을 하네요. 


대체적으로 야외 연극 공연이나 무용 공연 보다는 서커스가 많았습니다. 대중들은 무척 좋아하지만 서커스에 대한 치중이 좀 과하다는 느낌도 드네요. 

<침침체리 / 한국>

한국의 침침체리라는 공연입니다. 1인극이네요. 계절의 여왕인 5월의 햇살 아래서 많으 사람들이 햇살 같은 미소가 가득하네요. 공연도 좋고 날씨도 좋고 완벽한 하루였습니다.


관객들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는 공연도 많았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나온 부모님들이 참 많더군요.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끝나고 사람들이 전철을 타고 집으로 향할 줄 알았는데 대다수의 관객들은 그냥 안산 로데오 거리로 가더라고요. 대부분이 10,20대였는데 안산시 학생들인가 봅니다. 이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저 같이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도 많이 오지만 기본적으로 안산시의 대표 축제라서 안산에 사는 분들이 많이 오네요. 


<말라캄, 인디안 폴 쇼 / 인도>

공연도 다채로웠습니다. 대체적으로 서커스 공연이지만 인도 폴댄스 공연도 있네요.


이 공연은 프로그램 팜플렛에 없던 공연인데 아주 유쾌한 공연이었습니다. 동남아에서 온 공연팀 같은데 학교를 배경으로 아크로바틱과 무언극을 접목했네요. 

공연 중에 예상하지 못한 실수가 있었지만 그걸 또 유쾌하게 이어나가네요. 


즉흥 무용 버스킹 공연도 있었습니다. 비보이, 발레리나, 현대무용 등 다양한 무용수들이 즉흥적으로 춤을 추는 공연도 있네요. 



해가 지고 누워있던 거인이 일어났습니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폐막작인 눈(NUUN)이 시작되었습니다. 관객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이 공연 보려고 많이들 모였네요. 대략 5만에서 10만명 정도 됩니다. 

이 폐막작 눈은 스페인 공연팀이 만든 대형 퍼포먼스입니다. 라푸라델바우스라는 팀에서 만든 공연인데 안산중앙공원을 무대로 거대한 이야기와 거대한 퍼포먼스가 이루어집니다. 


2개의 기중기 중 1대는 거인을 움직이고 1대는 각종 공중 공연을 실어 나릅니다. 



거대한 거인은 안에 조명장치가 있어서 여러가지 색을 표현합니다. 움직임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줄을 당겨서 거인을 움직이게 합니다. 

이런 공중공연이 좋은 점은 광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무대가 공중이라서 고개만 들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강한 조명이 관객들을 물들입니다. 이 공연은 나래이션이 이어지는 공연인데 공연팀의 공연을 보다가 내용을 따라가지 못했네요.


이렇게 관중들과 손을 잡을 정도로 낮게 내려왔다가 올라갔다를 반복합니다. 


이번엔 다른 공연팀이 다시 하늘을 오릅니다. 


줄에 의지해서 공연을 하는 모습이 서커스 느낌이 강하네요. 우리가 서커스를 좋아하는 것은 위험스러운 행동으로 인한 긴장과 공포가 재미로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마치 롤러코스트가 위험하고 무섭지만 쾌감도 제공하듯이요. 

전 다행스럽게도 이 공연을 바로 머리 위에서 봤는데 광장 끝에 있는 분들은 이런 대형 전광판으로 봤습니다. 전 반대로 전체적인 풍경이 어떤지 몰랐는데 대형 전광판을 보고 엄청난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공룡처럼 생긴 기중기였습니다. 특수 장비인데 머리가 공룡 모양이라서 뭔가 했네요. 머리에 사랑이 타서 자유자재로 머리를 움직이면서 뭔가를 발사합니다. 수중기인 줄 알았는데 수증기는 아니고 무슨 가루 같은데 무색, 무취하네요. 

좀 답답한 느낌으 들었습니다. 이 공룡같은 것이 뿜는 연기가 공연장 가득 안개를 만들었네요. 마치 영화 우주전쟁에서 본 트라이포드 같네요. 

거대한 물동이 같은 곳에서 사람이 나옵니다. 순간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서울거리축제에서도 봤던 장면인데 같은 공연팀인가? 했네요. 아니 같은 공연팀일수도 있겠네요. 

거대한 수레바퀴를 사람들이 굴리고 있습니다. 정말 볼 거리가 많은 폐막 공연이네요. 


공연은 나레이션과 적절한 음악이 함께 했습니다. 거대한 거인은 불닭맨이 되었네요. 


인간 피라미드가 날아오르고 공연을 마지막을 알리는 불꽃놀이로 끝이 났습니다. 


행복한 1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도 또와야겠습니다. 이 좋은 축제를 이제서야 왔네요. 5월에 찾아갈 곳이 많은데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꼭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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