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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방울방울 동인천역의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썬도그 2018. 7. 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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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여행하기 좋은 곳이 많습니다. 풍경이야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인천은 높은 산이 없습니다. 서울은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죠. 이 인천에는 달동네 박물관인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 있습니다. 2010년에 가보고 8년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동인천역에서 내려서 한 20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야 합니다. 지도앱을 실행해서 봐도 근접 교통인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나 봅니다. 올라가는 길에 달동네 조형물이 있네요. 이 동인천 인근에는 달동네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아파트가 가득 올라서서 그 흔적이 거의 없지만 달동네가 많았고 그래서 달동네 박물관을 만들었나 봅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900원 커피에 눈길을 돌려 봤는데 자세히 보니 이 동네가 뉴스테이 개발 때문에 모든 주택과 상점들이 다 떠났나 보네요. 건물들을 둘러보니 새로 지어야 할 허름한 건물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멀쩡했습니다. 그런데 개발 한다고 일대를 싹 밀고 빌딩 올린다고요? 이런 식의 전체 개발 방식은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새로 지을 건물만 지으면 됐지 왜 자꾸 싹 밀고 새동네 만드는지요. 

그 결과로 좋아할 사람들은 건물주와 집주인들이죠. 지금 한국 부동산 개발 시스템은 조합원 만들어서 60% 이상 동의하면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방식으로 인해 우리는 버는 돈의 많은 부분을 부동산 값을 치루고 있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곳곳에서 환경 정화 사업의 일환으로 많이 시행되었던 벽화가 보이네요. 이 벽화 문화가 2010년 전후로 전국으로 확산되었다가 지금은 소강 상태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인위적인 미화 작업을 길게 갈 수 없습니다. 나중에 방치되어서 오히려 흉물이 될 수 있고요. 가장 좋은 것은 동네 주민들이 자신의 동네 골목을 직접 꾸미고 꽃도 심고 청소도 하고 가꾸는 작업을 각자 열심히 하면 동네 전체가 화사해지죠. 그런데 우리는 이런 문화가 사라졌어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은 송현근린공원 안에 있습니다. 언덕 꼭대기에 있어서 인천시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엔 말을 탄 장수의 동상이 있습니다. '어영대장 신정희'동상입니다. 조선 말기의 무신으로 고종의 명에 따라 외세를 막기 위해 인천에 포대를 설치합니다. 이 포대 중 하나가 화도진이고 매년 5월 화도진 축제가 열립니다. 

동상 뒤로 보이는 긴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아파트 같아 보이는데 가로 길이가 200미터는 넘겠는데요.  

 

인천 시내를 보다가 저 멀리 묘한 건물을 봤습니다. 캐논 G1X MARK3로 당겨서 보니 교회 건물이네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이 송현근린공원은 인기 드라마였던 <도깨비>의 촬영지이기도 했네요. 이상하게 전 인기드라마는 잘 보지 않습니다. 드라마는 한 번 보면 끊기 어려워서 아예 보지 않으려고 해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송현근린공원을 중심으로 인천 동구 관광 명소들이 표시되어 있네요. 이 동네는 개항지였던 인천항이 있어서 그런지 역사적인 장소들이 많습니다. 또한 근대 건물들도 좀 있죠. 흥미로운 것 류현진 거리가 있습니다. 류현진이 인천 동산고 출신이죠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입니다. 외형은 배 모양으로 되어 있네요. 

 

8년 전과 달라진 점은 입구가 성큰 광장 1층이 아닌 2층으로 입장해서 1층으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바뀌었네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건물 밖에는 말뚝박기와 우물을 재현한 조형물이 있습니다. 지금은 보기 어려운 풍경이죠. 

 

입장료는 500원이 올라서 성인 1,000원입니다. 여전히 가격은 싸네요. 뭐 규모 자체가 크지 않기는 합니다만 가격 부담은 없습니다. 

 

2층에는 다방이 있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70~80년대 다방이네요. 당시 다방은 만남의 장소이자 전화를 받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같이 휴대폰이 있던 시절이 아니라서 집이나 사무실이 아니면 전화 받을 수 없었죠. 외부에서 전화를 받아야 할 일이 있으면 다방으로 많이 갔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추억의 물건들이네요. 동아전과 하나면 모든 공부 끝. 보스턴 연필깎기 참 많이 사용했죠. 하단에 레버가 있어서 저걸 젖히면 고무 발판이 책상을 꽉 움켜줘서 안 흔들렸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발을 짜는 기계도 있네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2층은 추억의 물건이 가득가득하네요. 업소용 냉장고가 많지 않던 시절 동네 슈퍼마켓에는 고무로 된 아이스 하드 통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은 후 하드와 쭈쭈바 넣고 팔았죠. 더운 여름 하드 하나 먹으면 하루가 즐거웠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여름 필수품인 선풍기와 파리채네요. 요즘은 파리 보기 어려워졌어요. 대신 모기는 참 많습니다. 아무래도 재래식 화장실이 줄어들고 수세식으로 변해서 파리가 많지 않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지금은 우산도 워낙 싸져서 이 비닐 우산도 사라졌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팥빙수 만들 때 필요한 빙삭기네요. 수동식입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칠성에서 콜라도 만들었나요? 전 이건 못 먹어봤네요.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1층은 달동네의 일부를 그대로 이전해온 듯한 달동네 박물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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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동인천역 주변의 오래된 상점들을 소개하고 있네요. 이런 상점들이 동네의 활력소가 되고 정체성이 되는데 요즘은 워낙 프랜차이즈도 많아지고 자영업자가 많아져서 적자생존의 시대에서 살고 있습니다. 음식 장사는 안 망한다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은 음식 장사도 망하는 시대입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야구 방망이와 글러브 그리고 류현진 공이 있네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인천의 야구 명문고인 동산고등학교 출신이 류현진입니다. 인천에 야구 잘하는 학교 참 많죠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이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 있는 곳이 송림동입니다. 단독주택 비율이 인천에서 갖아 높은 지역중 하나로 많은 건물들이 1980년대에 많이 지어집니다. 한국은 이상하게 건물이 30년 이상 가면 폭삭 낡아 버립니다. 유럽은 100년 200년 그대로 가는데 한국은 50년 지나면 아파트도 재건축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부동산에 투자하는 돈은 더 많습니다. 다행(?)인 것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서 재건축을 할 시기에 오히려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는 기현상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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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달동네라는 말은 표준어는 아닙니다. 1980년대 똑순이 김민희 때문에 대박이 난 '달동네'라는 드라마 때문에 언덕 위 낙후 건물이 많은 동네를 달동네라고 했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80년대부터 빈부 격차가 심해지기 시작합니다. 다만 워낙 호경기가 계속 되던 시절이라서 빈자도 부자도 의지만 있으면 직장 구하기 쉬웠고 생활을 할 만큼의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어둠도 강한 법. 복지 제도가 거의 없었던 시대라서 사회안전망은 없었습니다. 사람이 식사하고 있는데 재개발을 한다고 포크레인으로 부셔버리던 잔인무도한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이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 책들을 소개하네요. 최근에 나온 책은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몇 년 전 인천의 고위 관리가 괭이부리말 동네를 쪽방촌 체험촌으로 만들려고 했었죠. 어쩜 인간의 머리에서 그런 생각을 하나요? 가난이 무슨 관광 상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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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약 80평 규모에 달동네 골목을 재현한 곳이 메인 코스입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가끔 동네 입구에 뻥튀기 아저씨가 오면 동네는 작은 잔치 분위기였습니다. 군것질 거리가 많지 않아서 산에 올라가서 열매를 따 먹고 라면 부셔 먹던 시절이었습니다. 엄마를 졸라서 쌀을 가져다 주면 돈을 받고 2~3배로 커지게 했습니다. 옥수수틀 터트린 팝콘 같은 것도 있었는데 지금 먹으라고 하면 먹고 싶지는 않네요. 배고파서 입이 심심해서 먹었지 맛은 뭐 그냥 그랬어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솜틀집은 두꺼운 이불의 솜의 틀을 다지 잡아주는 곳입니다. 솜이 오래 눌러지면 납작해지는데 솜의 탄력을 다시 복원 시켜줍니다. 요즘 솜틀집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한국 아파트들이 워낙 보온성이 좋아서 겨울에도 반팔 입고 살잖아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구멍가게입니다. 구멍가게는 쉼터 같은 곳이었죠. 아빠 담배 심부름 하고 100원 얻어서 동생과 함께 뭘 사먹을까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동그란 딱지, 풍선, 소주, 우유병에 든 흰 우유, 하이타이 다 추억의 이름들이네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캬라멜도 참 많이 먹었습니다. 해태 보다는 오리온 카라멜이 참 좋았어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일본 인스턴트 라면을 들여와서 대박을 낸 삼양라면 농심 안성탕면이 나오기 전까지 최고의 인기였죠. 안성탕면을 곤로에 끊여서 먹었을 때 그 맛이 너무 매워서 혼났어요. 그런데 그 보다 더 매운 신라면이 나왔어요. 지금은 신라면이 매운지도 모르고 먹네요. 한국 사람들 입맛이 너무 매운 쪽에 길들여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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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이발소도 많이 사라졌어요. 남자들 머리를 다듬어주던 이발소. 지금은 남자들도 미장원 가는 분들도 많고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많이 사라졌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흔한 슬레이트 지붕 또는 양철 지붕으로 된 달동네 골목입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부엌이 이런 구조인 곳은 서울에서는 못 봤고 시골 같아 보여요. 달동네들은 대부분 연탄을 이용했거든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부업거리가 엄청 많았습니다. 70~80년대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었고 가내수공업 제품도 많았습니다. 또한 근처 공장에서 가져온 공장 물건들을 조립하거나 다듬거나 사람 손이 필요로 한 물건들을 가져오면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수다 떨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한국의 독특한 난방 시스템 온돌, 그러나 연탄가스 사고도 참 많았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시멘트 블록을 올려서 만든 담벼락에 담화문이 붙어 있네요. 지금은 뉴스를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지만 예전엔 TV가 없던 집도 있었고 신문 구독도 안 하는 집은 이런 정부의 담화문을 읽고 정부의 정책이나 공지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기념품 판매소도 있어서 추억의 물건들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변화가 극심했던 나라입니다. 단짠의 나라 같아요. 세계 최빈국 수준에서 선진국 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가 되었어요. 국뽕을 너무 싫어하지만 경제 발전만 놓고 보면 한국은 정말 거대한 발전을 했고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만 발전한 건 아닙니다.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평화적인 정권 교체 및 민주주의의 첨단을 달리고 있습니다.

일본이 경제적으로 더 부국일 수 있지만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모두 아시아의 롤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가 그냥 생긴 건 아닙니다. 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겪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달동네에서 살던 삶이 불행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희망이 넘쳤죠. 단지 불편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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