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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하류 여행기

by 썬도그 201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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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 완주하는 것은 힘듭니다. 종로1가에서 종로5가를 지나서 동대문까지는 청계천을 따라서 걸어가 봤습니다. 그러나 그 넘어를 가보지 못했습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시도를 못했습니다

그러나 청계천 하류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완주는 포기하고 2호선 신당역에서 내려서 하류 구경을 했습니다. 


신당역에 내리니 중고 가구 단지가 보입니다.


중고 재봉틀도 보이네요


중고 카메라 매장도 보이네요. 필카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 필카만 전문적으로 다루나 봅니다.


창이 많은 집이네요. 문짝과 창.  저게 없다면 우리는 외부로 났다다가 들어갔다 할 수 없을 것 입니다. 


한국사람들 삽겹살 무척 좋아하죠. 온갖 불판들이 보입니다. 생각해보면  불판의 변천사가 한국 발전의 모습같기도 합니다. 


풀빵 아니 와플 기계도 보입니다.  아파트 단지 상가에 가면 작은 분식가게가 있는데 거기에 저 와플기계가 있어요.
아이들이 하교길에 많이 사먹더라고요



가구거리를 지나서 동대문 의류상가가 보이는 청계천에 도착했습니다. 


고인이 되신 만담가 장소팔 선생님의 동상이 있네요
장소팔 , 고춘자의 만담을 보고 자란 저인지라 남 같지가 않네요. 만담은 일본의 코메디입니다. 속사포 같은 언어를 던지면서 관중을 웃기는데 시종일관  웃음끼 가득한 그 유머들이 그립네요. 

가끔 친구들과 만담놀이를 하는데  만담모드에 들어가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재미있습니다.

하류는 청계천 상류에 비해 한적합니다. 
또한 어항같은 인공적인 느낌이 상류보다 적습니다. 


건너편에 삼일아파트가 보이네요.  1969년 24개동 1243가구가 살던 대규모 아파트단지였습니다.



숭인 상가아파트도 참 오래된 아파트네요.  오피스텔의 한글버젼이 상가아파트죠. 



길을 건너 삼일아파트에 가봤습니다. 강 양쪽으로 아파트 건물이 12동씩 있었는데 반대쪽은 철거되어서 사라졌고
나머지 12동만 남았는데 3~7층 부분인 아파트 부분만 철거되고 상가 부분인 1~2층만 남아 있습니다.
이 삼일아파트가 철거된 이유는 성장통이었던  삼풍, 성수대교 붕괴로 인해서 건물 안전진단 결과 안전에 위험에 있다고 해서
철거가 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는데 뒤에서 누가 뭐라고 합니다

"사진 왜 찍는거야"

밑도 끝도 없이 반말이 뒤통수에 꽂히는데 얼얼합니다. 돌아보면서 한마디 해줄려다가 말 섞어봐야 좋을게 없어서 
그냥 돌아섰습니다. 아니 사람 얼굴 찍는거도 아닌 그냥 있는 건물 그것도 상점도 아닌 그냥 아파트 계단 찍는데 그게 뭔 잘못이고 찍지 못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사진에 민감한 모습을 보니 여유가 없어 보이네요.  뒤통수를 한대 얻어 맞은 느낌입니다. 


물론 이런 누추한(?)풍경을 카메라에 담는자와 여기서 생활을 하는 자의 차이가 있겠죠. 


삼일아파트가 사라진 건너편에는 거대한 롯데캐슬이 들어섰습니다.
이 건물 참 말이 많았죠.  서울시 전 양 부시장이 청계천 복원공사 시작전에 업자들로부터 4억원의 돈을 받고 고층건물 규제 완화를 해주었습니다.  세상 참.. 그런 비리를 저질렀으면 시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까지 영향을 미쳤어야 하는데
한국 사람들 '먹고사니즘'에 쩔어서는 그냥 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네요

먹고살게만 해준다면 도덕심은 도매급으로 팔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삼일아파트 끝에는 미군복을 판매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게 좋은 곳이네요


풍물시장으로 향하는데 한 군인이 서 있네요. 이 황학동 부군은 이렇게 좋습니다. 
너무 볼거리 먹을꺼리가 넘칩니다. 특히 진귀한 것들을 파는 곳도 많고요





고등학교때 동대문 야구장에서 야구경기를 관람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야구부가 있어서 자주 동대문운동장에 가서 응원을 했습니다. 야구경기 별 관심도 없었습니다. 응원하라니까 응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좋았던 것은 수업을 제낄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들은 경기에 져서 씩씩거렸지만 저는 친구랑 같이 동대문을 구경하다가 흘러흘러 황학동까지 갔고 거기서 수 많은 진귀한 것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때 까지만해도 돼지나 소 다리 걸어 놓는것등 징그러운 것들을 직접 보기 힘들어 했는데 그런 충격적인 것은 물론 별별 진귀한 것들이 다 있었습니다.  눈요기를 실컷하고 오던 그 날이 생각나네요.  작은 세상구경을 한듯한 그 충격.
그 황학동 벼룩시장은 사라졌습니다. 청계천 복원공사로 사라졌고  그 노점상들은  지금은 철거된 동대문 축구장으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곳 서울풍물시장으로 옮겼습니다. 접근성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동대문 운동장 보다는 낫네요. 

멋진 풍물돌이도 보입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채광이 잘 처리되어 있어서 그런지 환한 모습이네요
이전 동대문운동장에 있을때는 무슨 다락방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환환 채광때문인지는 몰라도 상인들의 얼굴도 환해 보입니다. 


오래된 옛 물건을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저 미닫이 문이 달리  TV도 기억이 납니다.
미닫이 문으로 밀고 닫다가 손의 살이 찝혀서 울기도 했습니다




상가회원분 중 한분이 둘째 따님을 여위시네요.  이런게 상부상조죠. 
결혼 축하드립니다.



풍물시장을 나와보니 청계천의 지천이 보입니다.  제2의 청계천?
다음 지도로 보니  이 지천은 최근에 복원공사를 한 듯 합니다.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복개한 것을 들어냈네요. 여기도 인공펌프로 물을 흘려 보낼까요? 

분명 도심한가운데 물이 흐르는 것은 좋은 모습이고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해외 유명 도시들은 도시에 운하같은 것이 있어서 사람에게 좋은 풍광이 되어주기도 하죠. 하지만 너무 인공적이면  좀 눈쌀이 찌뿌려지더라고요.
이 곳도 청계천처럼 알록달록 꾸며짐이 가해지고  산책객들이 늘듯 합니다. 


어! 저 건물 참 특이하죠.  그 앞에는 삼일고가를 철거하면서 남은 기둥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청계천 복원공사하면서 일부의 기둥은 기념으로 나두웠다고 하죠



그나저나 이 건물의 정체는 뭘까요? 참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이 건물의 이름은 모노퍼스입니다.  단 하나의 뜻힌 모노와 음악작품인 OPUS가 합쳐진 뜻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창문이 음표 같아 보입니다.

지나가면서 저곳에 사는 사람들은 참 부자들이겠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알아보니 이 곳은 서울시 주상복합 시프트라고 합니다.
시프트라면 장기전세를 말하는 건데요.  전세가격도 비싼편도 아닙니다. 2009년 자료이니 지금은 더 올랐겠지만요

지하4층 지상 25층으로  아파트 69가구 오피스텔 28가구가 있습니다.  주거민들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개방한 옥외 휴게공원과 저층부는 누구나 들어와서 쉬었다 갈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저도 들어가서 좀 쉬다 나왔을텐데 아쉽네요



청계천 하류는 상류보다 좀 더 인간적이고 아나로그적 입니다. 상류는 너무 꾸밈이 많습니다. 인공미가 좔좔 흐르는게 청계천
상류라면 하류는  덜 손을 탄 느낌이 나네요.

기교가 없는 가래떡 그냥 널어 놓은 듯한 다리도 오히려 운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층을 지나는 다리는  멋진 디자인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러브 인 서울이 박혀 있네요

다리를 건너서 청계천 판잣집 테마촌과 청계천 문화관을 들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다리를 건너와서 서울문화재단에 갔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재단입니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여러가지 행사나 문화행사, 레지던시등 서울을 좀 더 문화의 향기가 흐르게 하는 사업을 하는 곳이죠

서울문화재단은 여러 공연과 전시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젊은 청년작가들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아틀리에를 제공하고 작품들을 제공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에서 주도하는 문화부흥운동은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모습은 시민들이 스스로 문화를 향유해야 하는데 서울시민들이 뭐 문화를 많이 향유하나요? 먹고 살기 바빠서 문화공연 잘 들여다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에서 문화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게 서울문화재단입니다.

문화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일환이기도 하죠.  그러나 이런 관위주의 문화부흥운동은 한계가 있습니다.
시민들 하나하나가 문화를 스스로 향유해야 하는데  언제까지나 마중물이 될 수 없습니다.

문화를 향유할려면 가장 먼저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들 일상에 여유란 좀처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서울문화재단 건물 1층에는 책방이 있습니다. 누구나 들어가서 책을 꺼내서 볼 수 있습니다

작은 테이블도 있네요


pC도 있는데 고장났나 봅니다. 관리 안될거면 그냥 없애는게 낫죠. 전시용으로 설치할 것이라면 없는것 보다 못합니다. 



책방은 잘 꾸며 놓았는데  앉아서 편하게 책을 읽을 기분은 나지 않네요. 장소가 워낙 작기도 하고 책의 권수도 많지 않고 해서요.  그냥 작은 휴게실로 운영하면 어떨까 합니다.  테이블과 자판기만 배치해 놓아서 알아서 수다떨고 쉬고 하다 갈텐데요. 

어~~~ 청계천 하류여행하고 돌아오면서 정작 청계천은 보지 못하고 왔습니다. 
날이 좀 풀리고 기온이 올라가면 또 한번 찾아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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