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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눈썰매장이 된 경기도 미술관

by 썬도그 2011.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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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요일, 오이도 여행을 했었습니다. 여행이라고 할 것도 없이 반나절 나들이였습니다. 사실은 소래포구에 갈려다가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엉뚱한 곳에 갔지만 오히려 눈내리는 오이도도 보고 얼음으로 덮힌 바다도 보고 생경스러운 풍경을 마음껏 들이켜서 좋았습니다.

겨울 한조각을 입에 물고 다음 장소로 향했습니다. 다음 장소는 제가 자주 가는 경기도 미술관입니다.
경기도 미술관은 안산시에 있습니다. 오이도에서 가깝죠.  4호선 공단역에서 내려서 걸어서 약 20분만 가면 됩니다.

여행기에 이어서 씁니다. 

오이도역에서 약 4정거장 정도 가면 공단역이 나옵니다. 

공단역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습니다. 대여를 무려 1박2일까지 해주는데요. 봄에는 자전거 타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이 날은 폭설이 내려서 자전거는 물론 걷기도 힘들었습니다. 넉가래로 눈을 치우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눈이 올때 쓸지 않고 다 내린 후 쓸려면 무척 고생이죠. 눈이 오는 족족 쓸어내야 합니다.   고생들 많으시네요


역 앞에는 사람의 손길로 쓸지만  그 외에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습니다. 

설국이 따로 없습니다. 온통 하얀 분진으로 가득하네요.  그 하얀색을 뚫고 자동차 램프가 힘겼게 반짝입니다. 



경기도 미술관으로 향해서 걸어 갔습니다. 보통 걸어서 20분 거리지만 눈이 와서 더 걸렸습니다. 사람도 없고  한적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이 거대한 야외 무대의 주연은 눈송이들 입니다. 



경기도 미술관에는 과천 현대미술관처럼 상설 전시 조각품들이 있습니다. 유원지에서 생긴일이라는 야외 조각전이 아직도 그대로 있네요.


이 조각품은  우리 어렸을때 종이인형이나 딱지를 듣어내듯  철조각을 뜯어낼 수 있는데 한 조각당 일정의 금액을 받고 팔았습니다. 그 돈은 안산시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서 쓰인다고 하네요. 


입구는 몸을 좀 숙여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 사람 모양이 입구이자 출구입니다.


세상이 여러 문양으로 분리되어 보이네요


경기도 미술관은 몬드리안 그림처럼 멋진 색이 넘실거리는 창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앞에는 잔디가 깔려 있죠. 올 봄에 저 잔디에 올라서 봄의 살내음을 느껴봐야 겠습니다.
하지만 폭설이 내린 이 날은 눈썰매장이 되었네요


한 가족이 눈썰매 삼매경에 빠져 있네요.  저도 작년까지 아이들 때문에 눈썰매장을 가끔 갔는데
좀 지루하더군요.  분명 어렸을 때는 눈썰매  매일 탔는데  스노우보드를 타고 나니 눈썰매는 시시하더군요.  

눈썰매하면 뭐니뭐니해도 비료푸대죠.



눈썰매장으로 변한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미술관의 거대한 꽃도 눈에 묻혔네요

돈키호테도 눈에 잠기고 

야외조각들도 눈을 맞고 있습니다.


경기도미술관에게 시원한 풍경을 제공하는 화랑저수지가 꽁꽁 얼었고 한 학생이 강 한가운데로 갑니다.


이전 기억에는 저 화랑저수지가 호수였는데 이렇게 눈으로 덮혀 있으니  마치 운동장 같아 보였습니다.
여름이미지가 다 녹지도 않은 상태에서 겨울이미지가 쌓이는데 그 괴리감속에서 전 저 학생들을 걱정했습니다.   저러다 빠지면 어쩔려고...


하지만  강추위가 1달 이상 계속된 올 겨울은 빠지거나 얼음이 갈라지는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바다도 어는 강추위인데요.  호수는 깡깡 얼었겠죠





아버지와 두 아이가 만드는 눈사람. 포근한 설경이 절 녹여주네요. 몸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해 졌습니다
한때는 더운 겨울이 짜증났고 막상 또 추운겨울이 오니 추위가 짜증납니다. 하지만 이런 설경들은  여름에도 녹지 않고 제 가슴속에 남아 있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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