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한국여행

설국으로 변한 오이도와 빨간 등대

by 썬도그 2011. 1. 24.
반응형


그냥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제 창가에서 내리는 눈을 보다가 카메라 가방 하나 메고 어디든 가자라고 외치고 집을 나섰습니다. 마을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심리적 거리는 멀지만 물리적 거리는 자주 가는 종로와 비슷한 안산쪽으로 가자고 정했습니다.  소래포구 옆 습지생태공원의 염전을 찍을까 했습니다
그곳이 눈에 덮히면 미니멀한 풍경으로 변할 것 같았습니다.


금천구청역에서 전철을 탔습니다. 다른 1호선들도 요즘 다 스크린도어 설치하던데 왜 시흥역과 독산역은 아직도 스크린도어 설치를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풍선효과라고 해서 요즘 지하철에 투신하는 사람들이 스크린도어 없는 역으로 간다고 하는데요 할려면 다 하던지 해야지 나중에는 스크린도어 없는 역만 피해 보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뭐 언젠가 하겠죠.


금정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탔습니다.


휴일이고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한산하네요. 온돌 의자에서 몸을 녹였습니다.
제가 앉아 있던 건너편의 한쌍은 동남아시아 커플이더군요.  안산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살죠. 
예전엔 경직된 표정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스스럼 없는 모습을 보니 한국에 잘 적응하는 듯 합니다.
분명 우리들이 그들에게 보내는 시선도 예전에 비해 부드러워졌습니다.


창밖을 보니 눈이 엄청나게 오네요. 여름이었다면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눈이 설탕같이 내리는 오이도역에 도착했습니다



4호선의 종점 오이도역, 말로만 많이 들었지 첨 와보는 역이네요. 


오이도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소래, 월곳포구를 갈려면 사진속의 23번을 타야 합니다. 저걸 타야 하는데 사진찍고 있으니  탈리가 없죠
막 달렸으면 탈 수 있었을 텐데요.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몇번버스를 타야되는지 정확하게 몰라서 노선도를 봤는데 노선도도 정확하게 소래포구라고 나와 있지 않습니다.  참고로 소래,월곳 갈려면 23번이나 1번을 타면 됩니다.  그러나 전 다수결을 따랐습니다.

오이도 해양단지 가는 버스를 탔죠. 오이도와 소래포구가 가까운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이도에 갔다가
소래가도 되겠구나 했죠. 


30-2 번 버스를 오이도에 내려놓고 갔습니다.  그리고 아이팟터치로 위치를 찾아보니  헉~~  소래포구와 오이도는 엄청 멉니다. 걸어서는 갈 거리가 아니고  거기에 가는 버스도 없습니다. 천상 오이도역으로 다시 나갔다가 가야 합니다. 오후3시, 소래는 포기했습니다. 

예상치 않았던 일정 변경, 이전 여수여행에서도 무계획으로 다녔다가 더 큰 재미를 느꼈는데 쉽게 포기하고 오이도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뭐 여행이란것이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재미지만 이런 우연성으로 인해 틀어지고 기대감을 바닥으로 놓고  느끼면 또 그 재미가 아주 솔솔합니다.  그 경험을 알고 있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계단을 올랐습니다. 



흔히 보는 군사작전구역이라는 푯말과 철조망이 을씨년스럽네요. 이 철조망응 언제 없어질까요?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 그것도 몇세대째 저러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숨이 나오네요. 


누군가가 뚝방길을 향해서 소리를 칩니다.   호객꾼이군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가지 그 호객의 소리는 더 커집니다. 그러나 저 중국분들인듯한 4분은 다른곳으로 가시네요.  



무채색의 하늘과 바다가 일체화가 되었네요. 거대한 기계를 모에 인 바지선만 보이네요

바다도 추위때문에 얼었습니다.


뚝방길을 계속 걸었습니다



오이도의 랜드마크 빨간등대가 보이네요. 눈이와서 그런지 그 빨감이 더 진해 보입니다.


폭설에 빨간색이 흐트러져 보입니다.

누군가들의 추억들이 새겨져 있네요.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싶은 본능이지요. 다만 허가된 곳에서만 했으면 합니다. 뭐 이런 등대야 페인트칠 다시 하면 되니 방치해둬도 좋고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는 아닙니다. 


여기가 오이도 포구군요.  


눈에 묻힌 어선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이 포구가 없었다면 오이도는 사실 볼꺼리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바다까지 강처럼 얼어붙은 겨울은 더더욱 그렇죠

다음 스카이뷰에서 보니 이 오이도 해양단지는 바둑판처럼 사각형 형태를 띄고 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갯벌을 매립해서 만든 것 같네요.  마치 도쿄만의 오다이바와 비슷해 보입니다.

송도신도시가 바로 매립해서 만든 땅이죠. 매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땅이 모자르니 특히 평지가 많지 않은 한국은  갯벌을 매립해서 땅을 늘리고 있습니다. 2년전 인천의 작은 섬을 여행할때 보니 강화도까지 연결해서 그 모든것을 다 매립한다는 계획에 엄청 놀랐습니다. 아무리 토목공사가 좋다고 해도 갯벌의 가치가 그렇게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고보니  위에서 본 바지선은 갯벌 매립작업하는 바지선 같네요



오이도 등대가 우람해 보이네요. 이 빨간등대는  오이도의 랜드마크죠


그러나 기상악화로 올라가지는 못했습니다. 올라가봐야 볼것도 없죠. 온통 눈밭이라서요


오이도를 뒤로 한채 포구로 갔습니다


포구 입구에는 많은 상점들이 있네요. 다 굴뚝을 가지고 있는데 나무를 떼고 있습니다. 나무타는 매콤한 냄새와 포구의 비린내가 섞이니 묘한 냄새가 피어 오릅니다. 


주로 파는 것은 굴입니다.  날이 추워서 소주에 회 한접시가 간절했습니다. 


눈에 묻힌 오이도의 설경이 아름답습니다. 


눈을 그대로 맞고 있는 어선들이 보입니다.  


작은 어선들이 많이 보이는데 참 소박해 보입니다.

어구들이 보이는데  소라를 이용한 어구네요. 뭘 잡을때 쓸까요? 저걸 바다에 드리우면 저기에 뭔가가 쏙 들어가나 보네요.  물고기는 아닐것 같고 낙지나 문어류가 아닐까 합니다.











바다위에 점점이 보입니다. 뭔가 했더니 갈매기들이네요.


바다가 얼어버렸으니 바다위에서 쉬는 진풍경이 보입니다. 민물성분이 많아서 그런건지 강추위때문인지 언 바다는 첨 보네요. 


한 갈매기가 뭔가를 쪼고 있습니다. 망원렌즈로 보니 물고기네요.




하얀색 바다위에서 하얀 갈매기가 비행을 합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온 관광객들이 이 생경스러운 풍경을 즐기네요

포구의 비탈진 길에서 눈사람을 만드는 가족들.  잠시후 저 가족은 눈썰매를 타고 있더군요. 
눈 내리는 풍경을 올곧하게 즐기고 있네요.







바다인지 강인지 구분이 안가는 하얀 눈이 내린 바다. 바다도 하얀색이 있구나를 알게된 오이도여행이었습니다. 

긴 방파제를 다 걷고 그 방파제 끝에는 


해양경찰 선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30-2번 버스를 타고 다시 오이도역으로 나왔습니다.
약 2시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눈내린 바다를 처음 봤고 그 이미지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뱃소리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봄바람 부는 날에 또 한번 찾아가고 싶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