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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버스기사들이 그 도시의 처음과 끝의 이미지를 만든다

by 썬도그 201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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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청난 눈에 세상이 눈에 묻혔습니다. 운전하는 분들은 이런 날이 싫겠지만 저 같이 사진 찍는 것 좋아 하는 사람은 이런 날이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오늘  안산 오이도에 갔다 왔습니다.

원래 오이도를 갈려고 한것은 아닙니다. 소래포구를 갈려고 했지만 대중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오이도역에서 내려서  소래포구와 생태공원의 염전을 찍을려고 했습니다. 눈에 묻힌   염전의 미니멀한 모습을 담을려고 했죠.  오이도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많은 사람들이 타는 버스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탔습니다.  

그러나 버스를 탄 후에 알았습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소래포구로 가는 버스가 아닌 오이도의 빨간등대로 가는 버스였습니다.  뭐 잘못된 곳에 내렸지만 오이도의 빨간등대를 볼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오이도의 풍경을 바리바리 찍어왔습니다.
3시간동안 오이도 구석구석을 카메라로 담은 후 공단역 근처에 있는  경기도 미술관으로 갈 생각이었습니다.

오이도에서 30-2번 버스를 타고 오이도역으로 다시 나갈 생각이었습니다.
서울에 익숙한 저인지라 버스가 20분이 되도록 오지 않자 좀 짜증이 나더군요. 그러나 서울과 다르게 지방은 버스가 자주오지도 않고 강원도 같은 경우는 1시간에 한대씩 옵니다. 이렇게 도시의 허물을 벗고 기다림이 일상인 지방의 풍경을 즐겼습니다. 20분 넘게 버스가 오지 않자 라디오를 들으면서 그 시간을 견뎠습니다

더구나 폭설에  버스는 평상시보다 더 늦게 오는지 몇몇 주민들은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향합니다
30분이 지나자 30-2번 버스가 왔고 버스를 탔습니다.

이 30-2번 버스는 순환버스입니다. 엄청난 정거장을 다 거치면서 오이도역으로 향합니다.
저 같은 외지인들은 지방의 버스를 타게 되면  가장 먼저 챙겨보는 것이 노선표입니다.  노선표를 뚫어지게 봐도 잘 모르는게 외지인이죠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오이도역만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이상하게 버스 안내방송이 안나옵니다. 버스 안내방송이 이제나 저제나 나올까  귀를 쫑긋거리고 있었죠.
그런데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으니 이상하다 했습니다.  그때 한 승객이 소리를 칩니다

"안내방송 좀 해주세요"
그때 다른 승객도 동조를 합니다
"안내방송 해주세요. 안들린단 말이예요"

그전 까지 버스기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틀고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한국풍경중에 하나가 버스기사님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트는 모습이라고 하죠.  버스시가님들 자신이 듣고 싶은 노래나 라디오 듣는것 시비거는 승객들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라디오와 음악 선택권은  전적으로 버스기사에게 있다고 암묵적 동의를 하니까요

그러나  안내방송도 안하면서 자기가 듣고 싶은 음악만 틀어주는 모습은 좀 무례하죠.
이런 모습에 한 승객이 폭발했습니다.

요즘 지방 지자체들 관광객 유치할려고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지자체들이 서울 혹은 도시 관광객들을 유치할려고 무척 노력합니다.  안산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뻘건 페인트를 칠해서 빨간등대라는 관광상품을 만들었겠어요. 보다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이죠

그 나라의 첫 이미지는 공항에서 각인된다고 하죠. 마찬가지입니다.그 도시 혹은 그 지방의 첫 이미지는 대중교통에서 각인됩니다.  오늘 30-2번 버스 기사님은 그런 것을 간과한듯 합니다. 

안내방송 안하는 모습, 그런 불친절함 속에서  그 도시나 지방을 다시 찾아 오고 싶을까요?
2년전에 여수 여행을 했습니다. 초행길이라서 어리버리 할때 불친절한 버스기사님을 만나서 고생고생 했네요.
안내방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도 안해주더군요.  덕분에 애먼곳에 내렸고 몇정거장을 걸어 갔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그 모습이 더 기억에 남긴 했습니다만  여수하면 불친절한 기사님부터 생각 납니다.  제천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죠.  거긴 서울과 다르게  버스를 탈때 목적지를 큰소리로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사님이 운임을 알려주죠.  그냥 탔다가는 혼지검 납니다. 

반대로  같은 제천에서  한방바이오엑스포 셔틀버스 기사님은 '청풍문화재단지'갈려면 어디서 몇번을 타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시더군요. 또한  버스 정류장에 있던 좌판을 하던 아저씨가 저에게 버스번호를 알려주셨고요.

버스 기사님들이 그 도시의 그 지방의 첫 얼굴이라고 생각하시고 친절해 주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안내방송도 하지 않는 모습은 없어져야 할것입니다. 

 몇몇 버스기사님들의 이기적이 모습이 그 도시의 이미지를 크게 흐트러놓기도 합니다.
자신의 행동 하나에  누군가가 감동받을 수도 짜증낼 수도 있습니다.  감동 받으면 그 사람이 그 지역의 여행담을 말할때 즐겁게 이야기 할거고 또 누군가가 그 도시를 방문하겠죠.  

주인의식이 없어 보이는 오늘 30-2 버스기사님이 더 이상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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