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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인생은 유전된다? 영화 귀여운 여도적

by 썬도그 201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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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인가 87년으로 기억됩니다. 
봄 어디쯤인가 무료한 일요일을 보내고 있을 때 TV에서 내 또래의 한 프랑스 여자얘가 키가 껑충해서 동생과 나오는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는 그저 그랬는데  주인공 샤를롯 갱스부르그에 흠뻑 빠져 버렸습니다. 안구돌출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못생긴것도 아닌  다리가 너무 길어 순정만화 소녀같은 우수어린 마스크의  갱스부르그를 쫒다가 제 10대의 끝자락까지  갱스부르그를 쫒던 기억이 나네요


끌로드 밀러 감독의  영화 '귀여운 반항아'(프랑스 영화명 : 사춘기)는 작은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한 소녀의 성장기를 다룬 영화인데요. 호기심 많은 사춘기 소녀가  땀내나는 청년과의 약간의 사건사고가 있던 것과  부자집 소녀와의 우정과 동생에 대한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사춘기때는 누구나 다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나요. 대재벌이나 부잡집 아이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원망
'왜 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꿈을 키우기보다는 욕망을 절제하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인가?' 하는 
불만이 가득한 시절이죠.

영화속에서 갱스부르그는  부잣집 친구를 부러워 하다가 가족애를 느낀다는 좀 간지럽고 뻔한 영화에서 열연을 합니다.  지금이야 이런 영화  꼭 보라고 숙제를 내줘도 볼 사람이 없겠지만   87년 TV에서 방영할 때는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극장개봉조차 안했던  이 영화가 87년,88년에 히트하 이유중 8할은 영화주제가 때문입니다

Richi e Poveri-Sarà perché ti amo(1981)


이탈리아 깐소네 3인조 그룹인  '리끼에 포베리' 의 Sara perche Ti amo (내가 어떻게 당신을 사랑하게 됐을까?)가 대박이 났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88년 당시 MBC FM의 2시의 데이트는 김기덕 DJ가 
진행했는데   틈나는대로 이 노래를 틀어 주었습니다. 틀어줄 수 밖에 없는게 팝송 차트 1위를 수주간 했기 때문이죠. 정확하게 팝송은 아니지만  수주간 1위를 하니 노래에 세뇌 될 정도였습니다.

노래 참 경쾌하고 좋지 않나요?  20년이 넘었지만 지금 들어도 듣기 좋네요

영화 '귀여운 반항아'는  이 주제가의 인기덕도 있지만 영화자체도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호기심 많은 사춘기 소녀의  성장기를 잘 담았습니다.  어른이 일찍 되고 싶은 사춘기 소녀. 거기에 샤를롯 갱스부르그의  약간은 우수어린 표정과 몸짓이  저 같은 남학생을 설레이게 되었습니다. 

샤를롯 갱스부르그에 대해서는 좀 썰을 더 풀어야 합니다.
먼저 이 샤를롯 갱스부르그의 부모님을 봐야 하는데     아버지가 프랑스의 음유시인 세르쥬 갱스부르그이고  어머니는  영국태생의 미녀인 제인 버킨입니다.


당시는 어머니가 제인버킨인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미녀일줄을 몰랐습니다.
이 커플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했습니다. 특히  아버지인 세르쥬 갱스부르그는 파격적인 음유시인이여서
많은 루머가 떠돌기도 했죠.

딸인  샤를롯 갱스부르그와 녹음한 노래가  근친상간의 내용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받았고 한마디로 좀 
문제적 인물이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함께 부른 노래도 유명했죠



Je t'aime... moi non plus



난 나보다 당신을 더 사랑해 라는 이 노래는  레오나르도 코헨의 중저음의 보컬 같은 세르쥬 갱스부르그와
허스키한 목소리의  제인 버킨이 묘하게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모전여전이라고  샤를롯 갱스부르그도 대단한 허스키한 목소리입니다.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갱스부르그의 목소리가 허스키한게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일 때도 많습니다. 적어도 영화 '
'귀여운 반항아'에서는 그랬죠. 우울한 사춘기를 잘 담아냈거든요




서두가 길었죠. 어쩔 수 없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귀여운 여도적'은  샤를롯 갱스부르그 때문에 국내에서 개봉했기 때문입니다.  

귀여운 여도적의  원제는 작은 도둑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TV개봉한 '귀여운 반항아'의 인기 때문에
제목이 귀여운 여도적으로 변했죠. 저는 이 영화가  귀여운 반항아2 인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샤를롯 갱스부르그의 팬이지만  입소문을 무시할 정도는 아닌데  이 영화 소문이 좋지 않았습니다.
먼저 귀여운 반항아2가 아니라  그냥 그런 재미없는 영화라는 소리에   학생시절 돈을 아껴야 하기에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1월 2일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보게 되었네요
1970년생으로 올해로 41살이 된 샤를롯 갱스부르그,  그녀의 10대의 끝자락을 볼 수 있다는 소리에 한달음으로 달려 갔습니다.


귀여운 여도적이라는 영화는 귀여운 반항아와 이어지는 영화는 아닙니다
주연배우와 감독이 같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죠. 또한 주제도 다릅니다. 거기에 전혀 귀엽지 않는 도둑이야기 입니다.


시대배경은 1950년. 프랑스입니다. 2차대전이 끝난 후 어수선한 상황의 프랑스에서 '쟈닌느 카스탕'은 
삼촌집에 얹혀 삽니다.  아빠는  쟈닌느를 낳자마자 도망가버렸고 엄마는 쟈닌느가 어린시절 남자를 따라서 가출을 해 버립니다. 

엄마 없이  삼촌집에서 사는 쟈닌느,  이런 쟈닌느는  바르게 자라주었으면 좋겠으나 심한 도벽이 있습니다.
담배, 속옷등 별별 것을  다 훔칩니다. 그러다 걸리죠. 몇번  주의를 주고 윽박을 질러보지만 좀처럼 도벽은 고쳐지지 않네요

중학교를 중퇴하고   부잣집의 하녀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다 유부남을 극장에서 만납니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유부남.  둘은 그렇게 불륜을  저지릅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인 답게 불륜이라고 유부남을 좋아한다고 누구하나 손가락질 하지 않습니다
주인집 마님에게 유부남과 사긴다고 해도  마님은 별 신경도 안쓰더군요. 

둘은 그렇게  몰래하는 사랑을 합니다.
그러다  쟈닌느는  지붕도 고치고 돈도 훔치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라울을 만납니다.

쟈닌느는  유부남 미셀과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라울과의 사랑을 이어갑니다.
한마디로 양다리죠. 그러다 걸립니다. 그러나 유부남 미셀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쟈닌느의 참을 수 없는 도벽 때문에  헤어지게 됩니다.  

영화는 점점 산으로 갑니다. 저는 이 영화속에서 쟈닌느가 언젠가는 개과천선 할 줄 알고 쳐다 봤는데
끝까지  도둑질을 하는 모습에  한숨이 나오더군요.  아무리 허리우드 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일관되게 도둑질을 하는 쟈닌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일말의  감정이입을 할 수 없어서 한숨만 나오더군요

아무리 부모가 도망가고 고아신세로 살아도 도벽을 지나 도둑질 하는 주인공을  받아들이기는 참으로 힘들더군요. 결국  주인집 파티때  보석과 돈을 다 털어서  라울과 야반도주 합니다.


그렇게  몇일 간의 파라다이스는  주민의 신고로 끝이나고  라울이 외출 나간 사이에 쟈닌느만 경찰에 잡혀
감옥에 갑니다. 거기서 친구를 만나게 되고 사진을 배웁니다

전 이때  사진을 통해서 삶이 구원될 줄 알았는데  ㅠ.ㅠ 마지막 희망마져 져버리네요.
친구와 탈옥을 한 후  선물로 받은 롤라이 중형카메라를  팔아 버립니다.  ㅠ.ㅠ 그리고  라울과의 관계에서 임신한 아기를 낳으면서 끝이 납니다


헉~~~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허리우드 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어떤  선한 감정이나 깔끔함을 남겨야 하는데 관객들 기분은 안중에도 없고  감독 아니 시나리오를 쓴  누벨바그를 이끈 '프랑스와 트뤼포'의 영화라고 해도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나다니 ㅠ.ㅠ 

뭐 허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사람의 넋두리겠죠.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극사실주의를 표방한 누벨바그의 연장선에 있는 영화일수도 있습니다. 쟈닌느의 그런 인생이 어쩌면 더 현실적이죠


영활 보고 나오면서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인생도 유전이 되는구나

엄마가  남자 잘못만나서  인생 비참해 졌고 평생 이 남자 저 남자 품에서 지내는데 딸이라는  주인공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똑 같이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면서 다니는 모습, 그 남자들 하나같이 책임을 지지 않을려는 모습을 보면서 여자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소린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네요


뭐 그런것은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여자분들(남자도 마찬가지지만)  '난 엄마 같이 살지 않을거야'라고 하면서
엄마랑 판박이 같이 사는 모습을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봐서  이 영화의 느낌이 어쩌면 더 현실적으로 보이네요

안그러세요?  엄마 같이 얘 키우지 않고 엄마같이 살지 않겠다고 바락바락 대들던 딸들이 애낳고 애 키우는것 보면 똑같습니다. 큰 딸이 엄마에게 바락바락 대들고 똑 같이 엄마같이 살지 않을거야~~ 라고 하는 모습
 많이 봤습니다.  뭐 남자들도 마찬가지죠.

부모님 같이 살지 않겠다면서  반항하다가 애 낳으면 삶에 주눅들고 축 늘어진 어깨를 하고 자식놈들에게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우리네 부모님 아니 우리네 인생.  

이 영화는 그런것을 그린것 같기는 하네요. 그러나  결코 즐기거나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저야 갱스부르그 팬이라서 껑충하게 큰  갱스부르그의 10대 후반을 봐서 기분이 좋긴 합니다.

80년대 후반 남들이  피비 케이츠나 브룩쉴즈, 왕조현에 탐닉할 때 프랑스의 여배우 샤를롯 갱스부르그
를 몰래 좋아했던(친구들에게 말해줘도 누군지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음)
샤를롯 갱스부르그


다행히 요즘도 가끔 영화를 통해 그녀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으로 아빠와 엄마와 같은 가수도 겸업하는 배우 샤를롯 갱스부르그
이억만리  동양인 남자가 좋아하고 있다는것을 알고 있기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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