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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책을 비닐로 다 봉 해 놓은 동네 서점

by 썬도그 201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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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서점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레코드 가게가 MP3의 간편함과 불법복제 때문에 사라졌듯 서점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책은 불법복제가 거의 없죠. 그 이유는 복제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뭐 같은 책이라도 만화책은 스캔을 해서 복제를 한 것들이 많지만 그림이 없는 책을 그대로 스캔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텍스트로 일일이 쳐서 웹하드에 뿌리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드뭅니다.

그러나 책도 불법복제를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출판업계들이 전자책을 두려워하고 전자책으로 판매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불법복제 때문입니다.
덕분에 전자책리더기는 있지만 읽을 전자책이 없어서 봉인 중에 있습니다. ㅠ.ㅠ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진 이유는 불법복제 때문이 아닌 온라인 서점 때문입니다.
YES24. 알라딘, 인터파크 등이 신간서적을 10% 이상씩 싸게 팔고 구간서적도 30%에서 50% 반값 판매를 하는데 누가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살까요?

저 또한 오프라인 서점이 있다고 해도 책을 사는 목적이 아닌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실물을 만져보러 가는 것이지 책을 구매하러 가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 반스 앤 노블스에서 온라인에서 구매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책을 가져가는 이색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어차피 1만 원 넘으면 무료 배송 해주는데 오프라인 서점까지 나갈 필요 없죠



뭐 반스 앤 노블스가 직장과 가까운 곳에 있다면 퇴근길에 들려서 가져 갈 수는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뭐 빠르게 받아 볼 수 있다고 광고에서는 말하지만 요즘 YES24, 알라딘 당일배송을 하기에 별 의미가 없습니다. 오전에 신청하면 오후에 받아보는 총알배송 이게 요즘 온라인 서점의 모습입니다.

집 근처 홈플러스에 갔습니다. 보통 2층의 식료품 매장에 가서 쇼핑을 하고 집으로 오곤 했죠.
마트 물건들 대부분 비쌉니다. 가전제품이나 이런것들 즉 제가 가격에 민감해하고 가격비교까지 하는 물건들 비교해 보면 마트 물건 비쌉니다.

그래서 마트를 구매의 목적이 아닌 실물 구경 목적으로 가죠.
한때는 마트물건들이 무척 쌌는데 이제 독과점이 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네요

홈플러스 4층에 우연이 올라가 봤습니다. 5년동안 한 번도 올라가 보지 않았던 곳, 그곳에 서점이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서 눈이 커졌습니다. 지금까지 살 책을 고르기 위해 종로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가서 책을 골라보고
집에서 온라인 서점에 주문했던 모습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한달음에 들어가 봤습니다.



그런데 서점이 좀 이상하더군요. 크기는 큰데 책들이 비닐로 다 봉해져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보통 잡지책 같이 글씨는 별로 없고 사진이 많은 책들이나 만화책등 단박에 다 읽어 버릴 수 있는 책들이 이렇게 봉인되어 있죠

그런데 일반서적에 다 비닐로 봉해 버린 모습에 황당스럽기만 했습니다.
서점 주인은 앉아서 읽지 말고 사서 읽어라라고 하는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오프라인 서점의 유일한 장점인
책 내용을 좀 보고 제본상태나 폰트등 책을 들쳐보고 사는 장점마저 봉인해 버리는 모습인데요 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서점 주인 입장에서는 책 사지도 않고 들쳐만 보는 저 같은 사람이 야박하겠지만 이렇게 다 비닐로 봉해 놓으니 이게 오프라인 서점인지 온라인 서점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책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둘러보니 무려 70% 정도가 저렇게 봉인해 놓았더군요

서점을 5분 서성이다가 나왔는데 다시는 가고 싶지 않네요
오프라인 서점이 살길은 있습니다. 먼저 가격 부분입니다. 왜 정가제를 고수해야 하나요. 무슨 법이 있습니까?
권장 소비자 가격이 있지만 좀 싸게 팔수도 있어야죠. 지금까지 책들을 보면 정가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책 두권을 사면 몇% 할인해 주는 등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이 없고 관리비용이 적게 드는 온라인 서점과 겨루기는 힘들죠. 그렇다고 오프라인 서점의 강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책을 직접 들쳐볼 수 있는 강점이 있죠. 그러나 저 서점은 그 자신의 매력을 봉인해 버렸네요

예전에는 책 한권 사면 오래오래 보라고 책 표지를 포장지로 포장해 주던 모습이 있었죠. 요즘은 그런 사람 없습니다. 하지만 투명비닐로 포장해 주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선물포장을 무료로 해줘도 좋구요. 그 포장을 하기 전에 자필로 된 책 잘 보라는 멘트 넣어도 좋고요
이런 자구책에 대한 노력을 좀 더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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