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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잡동사니

연말 회식, 음치 대신 노래해 주는 서비스는 없나요?

by 썬도그 201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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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입니다. 세상은 뒤숭숭하고 전쟁이 난다 생화학전까지 예상된다는 뉴스가 연일 흘러 나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세상에 사는지 별 걱정을 하지 않는 듯 합니다.  뉴스에서는 연일 온 국민을 군사전문가 혹은 무기전문가로 만들 작정인지  꼬박꼬박 20분씩 전쟁이야기만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심각성에 관심없고 관심이 있어도 어떻게 뭘 할것인지도 모르죠. 각설하고
연말입니다.  전쟁이다 뭐다 해도 연말은 연말입니다.  올해도  가로수들은  전등옷을 갈아입고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강남거리를 지나가다가  유니폼을 차려 입은 여자분들이  연신 인사를 합니다. 뭔가 했습니다. 그리고 위를 봤더니 송년회식장이라고 써 있네요. 12월 2일인데 연말 송년회를 벌써 하네요. 예전과 달리 요즘은 송년회를 일찍 하더군요.  연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자는 취지겠죠

이런 이유로 회사의 연말은 12월 말이 아닌 12월 초 인듯 합니다. 그런데  12월 초에 송년회 하고  다음날 회사가면 좀 쑥스럽지 않나요
2011년을 위해 건배 하고 2010년 12월의 짜투리 시간들을 보낼 때 좀 뻘줌하죠

가장 좋은것은  12월 31일 건배하고 1월 1일 카운트다운을 같이하면 참 좋은데  회사동료와 함께 하는 사람 거의 없을 것 입니다.
가족같은 회사가 아닌 가족모두가 같은 회사 다니는 가족형 회사면 모르겠지만요

이런 송년회가 두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음치 혹은 노래 부르는것을 좋아하지 않는 저 같은 사람들 입니다.

NEW YORK - SEPTEMBER 10: Caridee English attends the Kiehl's celebration of Fashion's Night Out at a Karaoke Karnival at Kiehl's Since 1851 Flagship Store on September 10, 2010 in New York City. (Photo by Shareif Ziyadat/Getty Images for Kiehl's)

노래방이 없던 시절에는  술자리가 바로 노래방이었습니다.  한박자 쉬고 두박자 쉬고 하나둘셋넷 이라는 국민체조 구호를 외치면 
이상한 중압감에  밀려 노래를 토해 내게 됩니다. 그러나 삐~~~익 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회식자리는 장례식 분위기가 되고 다른 곳을 쳐다보고 옆 사람과 담소를 나눕니다.  노래를 잘해도   노래선곡을 댄스곡이나   '소양강 혹은 두만강 흥겨운 강노래 아니면
댄스곡을 부르지 않으면  회식자리는 축축 처집니다.

이런 분위기는 누구 잘못도 아니죠. 노래 못하는게 죄인가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죄입니다. 아무도 당신 노래 못해 꺼져버려! 라고 말 안합니다. 다만  어색해할뿐이지만 노래부르는 사람은 압니다.  자신을 책망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럴때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습니다.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서 음치이지만 엄청난 열창으로  야유를 박수로 바꾼  카메론 디아즈 처럼 뻔뻔함이라도 있으면 좋죠 그렇지도 못하면 술자리에서 노래는 머뭇거리게 되고 중간에 멈추게 됩니다.


연말 술자리를 두려워하는 두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술을 못마시는 부류와  술은 잘 마시나 노래를 못하는 부류입니다.
저는 술고래이지만 노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노래 못부르는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냥 불러요. 하지만 노래 부르는 그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술자리를 휘어잡을 카리스마도 없습니다.  차라리 연말 블로그 포스트 빨리 쓰기 대회하면 좋겠지만..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요

술도 못하고 노래도 못 부르고.. 이런 사람은 12월이 가장 싫은 달 일것 입니다.

음주가무 좋아하는 한민족인 관계로 이런 분들은 연말이 싫습니다.  대리운전도 있는데 대리로 노래 불러주는 서비스는 없을까요?
내가 노래방에서 마이크잡고 노래를 부르면 창밖에서 정확하게 립싱크를 해주는 서비스 혹은  대신 노래를 불러주는 서비스, 술자리에서 대타로 노래 불러주면 술맛 떨어지겠죠.

회사생활이 짜증나는 것은  이런 하기 싫어도 먹고 살려고 해야 하는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프리랜서들을 다들 부러워하죠. 적어도 프리랜서들은  하고 싶은 일만 하잖아요. 뭐 다른것은 아니겠지만요

오늘 자주듣는 베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배철수씨가 그러더군요
자기는  만나기 싫은 사람은 안 만난다구요.  맞는말이죠. 만나기 싫은 사람 만나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죠. 하지만 회사는 그게 아니죠
만나기 싫어도  정말 싫어도 만나야 하는게 회사입니다. 또한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게  회사구요. 업무야 돈을 받으니까 한다고 쳐도
돈도 주지 않는 연말 회식자리에서 정말 싫어하는 노래와 춤을 춰야 하는 모습들  누군가에는  활력소 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 일 것 입니다

사람마다 기질이 있습니다.
누구는 업무보다 먹고 마시고 노래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있고 누구가는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는것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것은   노래부르라고 말은 건네지만 하기 싫다면 강요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술맛 떨어지게 누군 하고 누군 안하고 한다면서 불평불만 말하지 마시고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다만 노래와 술만 못먹었지만 술자리의 분위기를 맞춰줄려고 노력하는 사람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무조건 집에만 갈려고 하는 모습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네요. 술과 노래만 하는게 아닌 중간중간 담소도 하잖아요. 술은 못 먹어도 술잔을 받아놓고 입술만 갖다대고 내려놓는 정도의 술자리 예절이라면  미움받지 않을거예요. 다만  술을 강요하는 폭군상사들을 만나면
좀 그렇죠.

저는 술 못먹는다면 강요하지 않고 입술만 대고 내려놓으라고 하지만  모두가 저 같은가요. 
술 건배하고 안마신다고 농담반 진담반 협박어린 어조로 말하는 상사들도 많죠.   술먹이고 술취한것 봐서 뭐 좋을게 있나요?
뒤처리 하는데 더 많은 돈과 에너지가 쏟아지죠.

연말입니다. 1차는 다같이 즐기고 2차는 먹고 놀고 노래부르는것 좋아하는 사람들 혹은  노래는 못 부르지만 그걸 같이 즐겨줄줄 알고
노래강요하지 않고  노래 못불러도  썰렁하게 하지 않고 음치에도 댄스를 할 수 있는 매너들만 가득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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