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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유쾌한 철학입문서, 철학 개그 콘서트

by 썬도그 2010.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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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어렵습니다. 머리가 아픕니다. 일상에서 철학 그렇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소크라테스 모른다고 비슈켄슈타인, 헤겔, 마르크스 모른다고 먹고사는데 지장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삶이 힘들고 고민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주변 사람을 붙잡고 술자리에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진부하기만 합니다. '맹목적 긍정주의' 같은 힘내 친구야! 식의 어떻게 보면 고마운 말이기도 하지만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말만 들을 뿐이죠. 또한 술이 깨고 나면 술값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나 좀 특이한 구석이 많고 반골기질이 많은 저는 다른 사람이 뻔히 립서비스로 말하는 이야기를 잘하지 않습니다.
한 번은 친구 녀석이 자신의 고민이야기를 하다 하다가 나에게 까지 오더군요. 친구 모두 만나보고 다들 비슷한 이야기만 듣지도 온 친구는 저에게 아주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을 받으면서 화를 내더군요

전 단지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요. 저에게 비관론자라고 화를 내던 친구, 친구는 화를 가라앉히고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화난 표정으로 술자리를 마쳤죠. 이후 몇 달이 지난 후 그 친구는 그때 미안하다면서 내 직언과 현실을 직시하고 다르게 보는 시선의 말 때문에 큰 도움이 되었다며 고백을 하더군요. 친구들은 다들 똑같은 이야기를 했고 듣는 귀는 즐거웠지만 머리는 답답함의 연속이었다고요.

제가 한건 별거 없습니다. 다르게 생각하기 단 하나입니다. 제가 이렇게 사고방식이 자유로워진 것은 철학을 알기 시작해서입니다.

저에게 철학이 찾아온 것은 군대여서였습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뻔하고 흔한 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제 절망감을 치유해 주지 못했거든요. 정말 뼛속까지 아팠고 괴로웠습니다. 차라리 몸이 아프면 약을 먹으면 됩니다. 그러나 마음이 아프니 어떤 약도 안 듣고 어떤 조언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 고통의 원인을 알고 싶었고 그런 호기심은 저를 철학으로 이끌었습니다.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유명한 '소피의 세계'를 필두로 슬라에보 지첵의 '삐딱하기 보기'까지 다양한 철학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병이 치유되더군요. 철학은 넓고 큽니다. 세상 모든 학문을 다 품을 수 있고 종교마저도 품을 수 있는 관념적 학문입니다. 수많은 분야가 있고 수많은 인식론과 사고방식이 있습니다.

이렇게 방대하다 보니 사람들이 철학이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곳에 부처가 있듯 세상 모든 곳에 철학이 있습니다. 그걸 배우겠다 하면 어려워지는 것이고 그냥 설렁설렁
그 존재를 느끼면서 내 일상과 비교해 보면서 하나씩 깨달아가면 재미있는 게 철학입니다.

유쾌한 철학 입문서. 철학개그 콘서트

철학 개그 콘서트

제가 철학을 설명하면서 장광설을 위에 쏟아 낸 것을 저같이 세상 바닥까지 간 심연의 고통을 느끼지 않고서는 이 철학나부랭이가 쉽게 들어오기 쉽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랑미 철학을 철학자 외우고 무슨 주의 무슨 주의해서 고등학교 때 암기식으로 배워서가 문제였죠. 솔직히 철학은 고등학생이 배울만한 학문은 아닙니다. 대학교 아니 차라리 30.40대들이 읽으면 딱 좋은 학문입니다.

세상풍파 다 경험하고 밑바닥도 쳐보고 환호성도 질러번 인생의 굴곡이 많은 사람이 철학이 쏙 쏙 들어오죠
그런 이유 때문에 철학은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학문입니다. 그런데요. 철학을 좀 공부하고 알잖아요. 그럼 사람이 좀 유쾌해지고 사람이 무척 유연해집니다. 또한 나무만 보는 게 아닌 숲을 보는 지혜도 생기고요.

철학을 배우겠다는 심정 말고 내 마음의 병을 치유해 보겠다 심정으로 들어가면 참 좋습니다.
철학을 입문하기 위해서 가장 추천하는 책은 '소피의 세계'입니다. 요슈타인 가이더가 쓴 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아주 쉽고 재미있게 철학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을 추천해 드리는데 바로 철학개그콘서트입니다.

두 명의 하버드 철학도가 쓴 이 책은 일단 재미있습니다. 철학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다 다루면서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철학 개그 콘서트

제가 책을 읽다가 접어 놓은 곳은 꼭 어딘가에서 써먹거나 블로그에 옮겨볼 만한 글들을 보며 접어 놓는데 참 많이 접어 놓았죠 제가 접은 이유는 바로 이 책 속에 나온 개그들 때문입니다.

 

철학 개그 콘서트

아주 유명한 에피소드(?)죠
잔에 물이 반이나 차있다. 잔에 물이 반밖에 안 남았다. 하나의 사물을 보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합리주의자의 말이 너무 웃깁니다. '이 잔은 필요한 크기보다 두 배나 크다 '

하하하하.. 이 책은 철학의 어려운 관념과 개념을 이렇게 농담으로 풀어내는 책입니다.
철학의 사조나 페로독스, 제논의 역설등 일상 속에서 많이 나오는 철학용어를 재미있는 농담을 찾아 대입시키면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제논의 역설 아세요?
세상에서 제일 빠른 아킬레우스와 거북이가 경주를 합니다. 이 제논의 역설에서는 거북이가 먼저 출발하면 아킬레스는 거북이와의 거리를 좁힐 수는 있지만 따라잡을 수 없다고 나옵니다.

http://navercast.naver.com/science/math/144 에 아주 자세하게 나옵니다. 이 제논의 역설을 설명하면서 아주 간단한 농담으로 바꾸어서 보여줍니다.

철학 개그 콘서트

판매사원과 고객의 대화가 압권이죠. 이 책은 참 특이합니다. 철학이라는 어려운 이야기를 농담 그것도 한 번쯤 들어봤던 농담을 보여주면서 설명합니다.

철학 개그 콘서트

물론 이런 농담과 철학에 대한 설명의 깊이는 아주 얇습니다.
이 책으로 철학을 다 알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이 책은 철학입문서입니다. 철학의 깊은 사골국물맛은 다른 책에서 찾아야 합니다. 단지 철학에 대한 흥미유발용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철학울렁증이 있는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 울렁증을 멈추게 하는 멀미약 같은 책이라고 할까요?
이 책 속에 나오는 농담은 정말 유쾌하고 큰 반전이 있고 깔깔거리게 하는 유머들이 너무 많습니다. 실없는 농담이 아닌 뼈 있는 농담이죠
이 책 역자도 말했지만 철학과 농담의 공통점은 세상을 뒤집어서 보고 다르게 보는 시선 때문이 아닐까요?

팻 : 마이크, 나 지금 고속도로에서 새 전화기로 전화하는 거다.
마이크 : 조심해 팻, 라디오에서 방금 그러는데,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는 멍청이가 하나 있대.
팻 : 하나? 수백 명은 되겠는데!

철학개그콘서트 238페이지 중 일부 발췌

많은 사람들이 난 다르다. 다르게 산다라고 말로만 잘합니다. 정말 다르게 크게 보고 싶다면 철학책을 집어서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사고의 그릇을 크게 해주는 것이 철학이며 그 철학입문서로 추천하는 책이 '개그철학콘서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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