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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책리뷰] 빅 픽처, 또 다른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책

by 썬도그 201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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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에 고른 책입니다. 또한 지하철에서 누가 읽고 있는데 표지 때문에 고른 책이기도 하고요
처음엔 무슨 만화책인 줄 알았습니다. 표지가 만화 같은 일러스트로 되어 있어서 만화인 줄 알았는데 그냥 소설이더군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소설이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골랐습니다

이 빅 픽처 사이트는 조막만 한 신문기사 삽화로 담기는 보도사진을 큰 사진으로 싣는 사이트입니다. 정말 큰 사이즈의 보도사진에그 어떤 기사보다 큰 감동을 받곤 합니다. 아마 저자가 이 빅픽쳐라는 사이트에서 제목을 따온 것 아닐까요? 뭐 얘길 들어보니 97년에 나온 소설이라고 하니 내가 말한 빅 픽처라는 싸이트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지는 않네요.
생각해 보니 소설 속의 카메라나 모두 필카만 나오는데 13년 전 소설이 맞는 듯합니다. 지금이라면 SD카드나 노트북이 나와야 어울리겠지요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연상케 하는 스토리

빅 픽처

먼저 쓴소리 좀 해야겠네요 이 빅 픽처의 스토리는 영화 태양은 가득히와 너무 흡사합니다. 읽는 내내 이거 이거 '태양은 가득히' 그대로네. 살짝 윤색만 한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전체적인 스토리가 너무 흡사합니다.

사진작가가 꿈이었지만 아버지의 강압으로 월스트리트의 변호사가 된 주인공 '벤', 소설가가 꿈이었지만 번번이 원고를 퇴짜 맞는 아내 '베스' 신탁으로 근근이 먹고사는 허풍만 가득한 이웃집 사진작가 게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벤과 베스는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특별하게 문제 될 것은 아니지만 베스는 소설가가 되지 못하는 처지를 한탄해하죠.
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작가가 되고 싶지만 월가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셀러리맨으로만 살아가죠.
두 부부의 공통점은 현실불만이자 꿈을 우리지 못한 못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일이 터지죠

아내 베스가 벤이 가장 능멸하는 이웃집 허풍쟁이 사진작가 게리와 바람이 났고 그걸 벤이 목격합니다.
그리고 게리를 벤이 우연히 죽이게 되면서 소설은 본격적으로 질주하게 됩니다.

 

빅 픽처

위에도 밝혔듯이 전체적인 이야기가 '태양은 가득히'나 리메이크작 '리플리'와 비슷합니다.
이 정도만 말해도 이 소설에 대한 줄거리는 다 나온 것으로 봐야 합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가는 주인공은 자신도 발견하지 못한 사진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살죠. 솔직히 스토리면에서만 보면 진부하고 표절이 아닐까 할 정도로 뻔뻔스럽게도 많은 부분을 '태양은 가득히'를 참고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입력 있는 책 '빅 픽처'

빅 픽처

스토리는 진부 히지만 이 소설 이상하게 흡입력이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1.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자극하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이 작가가 주변에 사진작가나 보도사진작가가 있는 듯 사신 세계를 정밀 묘사합니다.
초반에 나오는 리처드 아베든이나 아버스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참 읽기 편했습니다. 솔직히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줄 알았는 데 후반부는 그런 이야기도 없더라고요. 분명 초반에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절 이끌었습니다.
다만 사진에 문외한인 분들은 좀 지루 할 수 있습니다.

2. 새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대리만족

그러지 않나요? 전 그래요
전 다시 태어나면 인생에 되돌 임표가 있다면 20대로 돌아가서 아니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서 사진동아리 가입하고 사진학과 갈려고 했을 거예요. 뭐 가정형편 때문에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래도 사진학과 가서 사진에 관한 일을 했으면 합니다.
적어도 사진관이라도 해보고 싶거든요.

그러나 그 꿈은 이미 좀 늦었죠. 그냥 생활사진가로 블로그에 사진 나부랭이 올려서 만족하고 있어요.
저만 그런가요? 대부분이 그럴 거예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지 못하고 취미로 삼는데 만족하는 사람들
노홍철이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 친한 친구에서 클로징 멘트를 매번 '하고 싶은 거 하세요'라는 말이 너무 사무치는 게 바로 지난날의 대한 후회이고 여전히 갈망하는 나의 또 다른 모습 때문이죠.

이 소설은 그런 나의 갈망과 욕구되고 싶은 모습을 대리 만족시켜 줍니다. 주인공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는 과정을
잘 담고 있는데 그때의 쾌감이 대단하죠. 또한 주인공의 심정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습니다. 정말 착하디 착한 사람인데
한순간의 실수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 과정 자체가 씁쓸하면서도 측은하면서도 공감이 갑니다.
흐느끼는 주인공의 어깨에 왜 제 어깨가 오버랩되는지 모르겠네요

3. 결말이 궁금해지는 소설

이 소설은 결말이 좀 이상하면서도 이상하면서도 재미있으면서도 평범하지 않게 끝납니다.
그 결말을 향해 달리는 책장 넘기는 속도는 시속 150km가 넘게 되더군요

추천은 하나 적극 추천은 못하는 책 픽 피처

책은 전체적으로 재미있습니다. 한번 잡으면 100페이지씩 쑥쑥 넘겼거든요.
그러나 스토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좀 맥이 빠지는 것이 많습니다. 기대치는 높은데 그걸 충족시키지 못하죠
신선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다만 글들이 사람을 흡입하는 흡입력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명작 반열에 올리기는 힘듭니다.

호불호가 갈릴 소설이기도 하고요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남들보다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13년 전 소설을 이제 번역해서 소개했는데도 베스트셀러가 된 이 이상한 작품. 그만큼 세월을 가리지 않는 소설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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