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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고백의 제왕들이 되어가는 연예인들의 슬픈 뒷모습

by 썬도그 2010.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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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가 사람들에게 인기있는것은  보기힘든 유명연예인들을  모셔다가  좀 처럼 듣기 힘든 그들의 고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매체에서도 하지 못한  숨겨놓은 비밀들과 고해성사를  무릎팍 도사 앞에서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잘 합니다.
이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야. 너에게만 말하는 거야~~ 라고 하면 우리는 그 사람의 말을 더 귀기울이고  그 사람을 더 친근하게 느끼게 됩니다.  무릎팍도사의 기본덕목은 바로  너에게만 말하는건데~~ 라는 비밀성입니다.   이렇게 솔깃한 비밀이야기를 전국민이 보는 토크쇼에서 보게 되니 무릎팍도사가 인기가 없을래야 없을 수 없습니다.

매일받아보는 사이버문화웹진 문장의 낭독배달서비스를 오늘도 받아 봤습니다.
오늘 내용이 아주 재미있어 소개 합니다.
나치의 우두머리 가운데 하나였던 하인리히 힘믈러는 연합군의 승리로 수용소에 들어가게 되자 연합군이 자기 정체를 알아볼까봐 이름과 직위를 바꾸고 안대까지 했다고 해요. 만반의 대처를 했던 그는, 수용소에 갇힌 지 하루 만에 수용소장을 찾아가 안대부터 떼어내며 말했다지요. “내가 바로 하인리히 힘믈러요!”

하인리히 힘믈러야 자기가 지녔던 권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고 싶어서 그랬겠지만, 자기를 까발리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듯해요.

대학 서양사연구 동아리 신입생 엠티, 진실게임에서 다른 이들의 고백을 압도하는 이야기 로 ‘고백의 제왕’이 탄생합니다. 고백 속에 숨어들기 마련인 자기 검열을 훌쩍 뛰어넘는 대담한 고백을 하는 ‘제왕’ 앞에선 저마다 고백의 농도가 짙어지는군요. 고백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집단. 어쩐지 납량특집 영화를 본 것처럼 선뜩거리네요.


http://letter.munjang.or.kr/mai_multi/djh/content.asp?pKind=11&pID=12

생각해보면 우리는 고백을 강요받을 때가 많습니다.
처음으로 고백을 강요받아본것은  대학 1학년 여름M.T였습니다. 바닷가에서 모닥불을 피워놓았습니다. 휴가철이 되기도 전인 7월 초였고 장마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휴가온 사람은 우리동아리 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서울로 돌아가야 되나 말아야 하나 임원회의를 하고 있을 때 거짓말 처럼 비가 그쳤습니다.   어두운 바닷가를 바라보면서  해변가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놀았습니다.  모닥불이 사그라질때 쯤  놀 밑천꺼리가 떨어진  우리는 진실게임을 했습니다.  한명씩 돌아가면서 진실을 말하는 진실게임.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게임이 진실게임입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도 누가 알 수 없는 게임이 진실게임이죠. 그런데 신기하죠?  히물러처럼 사람들은 까발리고 싶은 욕망으로 대부분 진실을 말합니다.  저 또한  거짓말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진실을 말해 버립니다.  누구누구를 좋아한다고 고백해 버렸네요
문제는 진실을 말하면  그걸 감싸줘야 하는데 그걸 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한 진실게임에서 짝사랑하던 동기이름을 불렀다가  조롱아닌 조롱을 당했습니다.   그때 짝사랑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면  그냥 짝사랑으로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입박으로 나오니 이게 공고된 짝사랑이 되고   짝사랑하면서 고백도 못하는 못난놈의 시선을 받아야 했습니다.  더구나 짝사랑이 끝났음에도  나의 짝사랑은 유효한줄 알고  술자리에서 농을 걸어오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에   끝났다고 말하기도 뭐하죠. 그냥 무시하는게 최고이고   다른 사랑으로  물증을 내밀어야  그 여름 M.T때 고해성사한 짝사랑이 끝이난것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강심장이나 대부분의 토크프로그램들이 연예인들의 고해성사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고해성사하는데 주저거리면  멍석을 깔아 줍니다.  고해성사로 인해 네티즌들의 악플이 달라 붙던 말던  상관없이  여름M.T의 진실게임처럼   돌아가면서 비밀 하나씩을 폭로하라고 압박을 합니다.  비밀을 말하면 그걸 감싸줘야  뒷탈이 없을텐데 공중파이다 보니 감싸줄 수는 없습니다

그냥 웃고 떠들기 위해 자신의 치부나 멍청함을 상납해야 합니다.  물론 안하면 됩니다. 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 1초라도 더 나오기 위해서 말을 만들어서라도  고백해야 합니다. 거기에 강한이야기만이 살아 남는다는 강심장은  그 고백러쉬에 대결모드를 도입합니다.
더 강한 고백.  자신의 정체성까지 흔들릴만큼 강한 충격적 고백과 진실폭로를 요구합니다.

까발림의 욕망과 함께 떠야 한다는 강박관념. 인지도 상승을 목적을 두고  오늘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진실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조라는 말을 쓴 이유는  그 많은 토크쇼에서 진실이라고 말하는 연예인들의 고백이 과연  진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부분은 진실이겠지만 개중엔 지어내서 고백하는 모습도 있겠죠.  그것에 대한 검증은 없습니다. 검증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재미있으면 그만이니까요.

진실만 말해야 하는 진실게임. 진실을 말하지 않아도  벌칙이 없는 특이한 게임  진실게임
그래도 우리는 누군가가 진실을 요구하면 대부분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술술술 잘 말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까발리는것도 인간의 큰 욕망중 하나인듯 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진실을 말하면 뒷감당은 사람들이 해주지 않습니다. 자신이 떠 안고 가야하니까요.   그나마 자신의 이야기를 폭로하는것은 좀 낫지만 남의 치부를   다른연예인이 폭로하는 것은 참으로 비열해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동의도 받지 않고  다른 연예인의 치부를 까발리는 욕망만큼은 자제했으면 합니다.

진실게임하다가 상대가 진심을 말해서 폭력을 휘두른 동이에서 하차한 모 탤런트도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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