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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사진전성시대 양극화의 그림자 사진잡지의 폐간

by 썬도그 201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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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가 나오면서 사진이 국민취미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독서나 영화감상 음악감상이 국민취미였다면 이제는
사진이 국민취미가 되었습니다. 시대 참 좋아졌죠.  하지만 필카시절의 사진은 고급취미였습니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였죠.

90년대 사진동아리 활동을 할때도 주말에 출사 한번 나가면 많은 돈이 들어갔습니다. 먼저 교통비 들어가죠.  필름값 들어가죠. 거기에
한달회비 내야합니다. 회비로 현상인화액과 인화지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출사가면 뒷풀이를 하는데  이 돈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렇게 기회비용이 많다보니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달라졌습니다. 디카가 나온후  인화과정이 사라지고  거의 무료에 가까운 취미로 변신을 합니다. 물론 디카를 사야하는  진입장벽이 있긴 하지만  그 장벽만 넘으면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많으 사람들이 사진을 취미로 삼습니다.

요즘엔 은퇴후에  자전거나 등산 사진을 취미로 삼으시는 어르신들이 참 많죠.
이 3가지를 모두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폭발적인 사진의 성장으로 인해  우린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사진을 찍고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사진의 대중화와 국민취미화의 이면을 들어다 보면 씁쓸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지금 한국의 사진계를 돌아보면 카메라 메이커들의 매출 성장만 있을 뿐 사진의 질적인 향상은 크게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다.
사진이라는 것은  카메라가 찍는게 아닌 사람이 카메라를 이용해서 찍는 것 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카메라의 노예가 되어서 카메라 스펙자랑하기 여념이 없습니다.

기백만원짜리 카메라를 들고 나온 친구를 보며 감탄의 목소리를 내면서  나도 돈 모아서 저런 기백만원짜리 카메라와 렌즈를 사야지 다짐을 합니다. 그 이면에는 나도 저런 고급카메라를 사면 사진이 늘겠구나 하는  알량한 기대를 가지지만  막상 사진을 보는 눈이 늘지 않아서  사진은 크게 늘지 않습니다

카메라의 성능과 스펙은 줄줄줄 외우면서 정작 유명사진작가 한두명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참 많습니다.
이런 사진의 풍요속에서 사진은 양극화로 치닫고 있습니다.  테크니션만 양산하는  쪽은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 잘 찍는법.  노을사진 잘 찍는법. 풍경사진 잘 찍는법.   무엇을 짤 찍는 법에 관한 책은 넘치고 넘칩니다. 또한 그런 책들은 정말 잘 팔립니다.  하지만 사진은 테크닉만 는다고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을 볼줄 알고 사진을 만들줄 알고 창조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이 찍은 똑딱이 사진이 더 아름다울수 있고 훌륭할 수 있으며 좋은 사진일 수 있습니다.



이 사진 어떠세요? 참 느낌이 좋죠. 어떤 분은 색감이 너무 좋다면서 어떤 렌즈를 사용했냐고 물어보실 분도 있습니다.
이 사진은  1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 

역시 작가가 찍으면  1회용 카메라로도 작품을 만드는구나 하는 분들이 있겠죠.
아닙니다. 이 사진은 잠비아 아이들에게 나눠준 1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  잠비아 아이들은 카메라를 태어나서 처음 접해 봤고
그 한롤의 필름으로 찍은 사진중 하나가 위의 사진입니다.

분명 사진에 있어서 카메라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비쌀수록 사진의 표현력은 풍부해집니다. 하지만 1회용 카메라를 가지고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우린 이런 사실을 잘 잊고 삽니다. 테크니션만 추구하는 모습들. 이런 모습들은 달력사진 양산만 할 뿐입니다.   사진의 팽창이 다양성을 갖추고 팽창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는게 참 아쉽네요

공부잘하는 선수가 운동도 잘한다고 하죠?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무(武)만 겸비한다고 훌륭한 장수가 될 수 없습니다. 문(文)도 겸비한 장수가 좋은 장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생활사진가들을 보면  테크닉만 배울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 ~~를 잘 찍는 법이란 책과  그런 부류의 글들을 섭취할때  일부만이라도  사진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책을 읽는다면  더 좋은 사진을 찍을 확률이 높아 질것 입니다.



월간 포토넷이 폐간했습니다. 정확하게는 휴간입니다.  이유는 예상 그대로입니다. 잡지책이 많이 팔리지 않고 광고수익만으로 근근히 이어가다가 결국은 자금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휴간했습니다.

한국에는 5개의 사진잡지가 있습니다. 예전부터 봤던 사진예술, 월간사진, DCM(일본 번안잡지). 포토넷이 있었고 얼마전 창간한 포토플러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중 하나가 사라졌습니다. 다른 잡지들도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포토넷은 사진작가소개. 어려울 수 있는 사진에 대한 담론과 사진계의 소식을 잘 담았던 잡지였습니다.   사진예술. 월간사진. 포토플러스. 포토넷 이 4개 잡지 모두 인문학적인 사진을 다루고 있는 잡지이고   일본 번안잡지인 DCM은  사진작가에 대한 소개보다는  위에서 말한 ~~~ 잘 찍는 법만 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DCM이 경박단소한 세상에 가장 적응력이 높은 사진잡지입니다.
그러나 DCM같은 사진잡지들이나  테크닉만 가르치는 사진책들에게는  끌리는 사진. 영혼을 움직이는 사진을 찍는 법은 담지 못합니다.
누구나 메뉴얼만 잘 읽으면 실패하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패하지 않는 사진을 찍을 수는 있어도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끌게 하는 사진을 찍기는 벅찰 것 입니다.



비단 사진잡지만의 문제가 아닌 잡지계 전체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잡지를 보지 않아도 잡지에 나온 글과 비슷한 글들을 인터넷에서 공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잡지들의 생존이 위태로운 시대입니다.
이게 시대의 흐름이라고 해도   한 사진잡지의 휴간은 너무나 아쉽고도 아쉽습니다.

사진의 양극화. 카메라시장은 초고속 성장하는데 사진을 바라보는 시선의 풍부함을 키워주는 인문학적인 접근법은 점점 멸종되어가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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