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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옛날 영화를 보다

30년이 지나도 감동은 여전한 크래이머 대 크레이머

by 썬도그 2010.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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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명품 조연으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는 더스틴 호프만,  맘마미아에서  좀 늙어 보이지만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메릴스트립
이 두 연기파 명배우가 한 영화에서 만난것이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입니다.

이 79년도 영화는 그해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쟁쟁한 영화들이 후보에 올랐는데  지옥의 묵시록을 이기는 이변아닌 이변을  연출했죠.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결코 이변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아케데미회원들이 좋아하는 가족애와 보수적인 가치를 추구한 모습도 있지만  일상의 이야기를 잘 풀어낸  이 수작에 작품상을 주는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이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는 법정드라마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법정드라마가 승소한자와 패소한자의 이분법으로 다루고 있다면 이 영화는 승소와 패소의 의미를 무색케 하는 영화입니다. 법정드라마이지만 법 이전에 인간애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테드(더스틴 호프먼)와 조안나(메릴 스트립)과 아들 셋이서 사는 조촐한 가족은  테드가 일에 중독된듯 회사일에 빠져 살면서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일에 파묻혀 사는 테드를 못마땅하게 여긴 조안나.  아들과 놀아주지도 않고 집에서도 회사일만 생각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훌쩍  떠나 버립니다.  갑작스런 아내의 공백에  테드는  우왕좌왕 합니다.

매일 먹던  토스트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드디어 성질이 뻗칩니다. 그래도 참고 참고 참습니다. 아들을 위해서죠.
테드는  서툴게 아들을 보육합니다. 때로는 화도 내고 성질도 나지만  아내는 돌아오지 않고  아들을 위해서 조금씩 아들과 사는 법을 배웁니다. 


그러다 아내가 15개월만에 돌아왔고  둘은 이혼후 양육권싸움을 하게 됩니다.
테드는 양육권을 얻기 위해서  해고당한 당일부터 부리나케 아무직장이나 구합니다.  테드가  변해가기 시작한것이죠.

결국 양육권은 아내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이 영화가 착하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비록 법정에서 양육권을 가지고 싸우지만 한때 아내였던 한때 남편이었던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을려고 서로 노력합니다. 


테드는 15개월동안 아들 크레이머와 살면서 집에서 아들과 사는법을 다 배웠습니다. 처음에 서툴러 했던  토스트도 아들과 척척 잘 만듭니다.  마지막 만찬을 하고 테드는  아들을 전 아내에게 넘겨줄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뜻밖의 말을 하죠.
아들을 데리고 가지 않겠다구요.  어떻게 보면 둘이 합치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미국식 사고방식은 또 우리와 다르겠죠.
둘은 서로 미안한 감정이 있을뿐 더 이상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아들을 끔찍하게도 사랑한다는 것이죠.

법정 판결이 난후 아내가 테드를 돌려주겠다고 말하기 전에 
테드는  항소를 준비할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항소법정에서 아들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는 말에 항소를 포기합니다.
이런 두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들의 자화상을 돌아봅니다.

이혼률 참 높은 나라 한국.  이혼하면서 서로 아이를 맡지 안을려고 하는 모습도 많죠.  한쪽 부모가 양육을 하면 다른 한 부모가 일정부분 양육의 책임을 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하는게 한국입니다.  법으로는 양육비를 월급에서 강제적으로 가져가게 하는 제도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힘든가 보더라구요.  이런 모습속에서  양쪽 부모의 이기심만 가득할 뿐 아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은 없습니다.

이 영화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감동스러운 이유는 영화속 부모처럼 자신의 이기심과 욕심을 버리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희생정신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25년전에 봤을때는 이혼하는 가정이 별로 없던 한국이라서  큰 이해심 없이 봤는데 오늘 EBS에서 다시 보니 우리네 자화상이 부끄럽게만 느껴지네요. 

이혼강국 한국, 그러나 이혼한것을 자연스럽게 말하지 못하는 한국.  여전히 학교에서는 편모,편부가정을 조사하고 아이들과 부모들은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을  색안경끼고 봅니다. 물론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알게 모르게 편견과 불이익을 받고 있으니까요.




이 영화가 더 기억남는것은 주제가가 참 귀에 익은 노래죠.  뉴스 기상예보할때 흐르던 그 노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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