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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국경없는 의사회의 숭고함과 아프칸의 현실을 담은 평화의 사진가

by 썬도그 2010.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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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hotohistory.tistory.com2010-05-16T01:18:050.3810

사진내공을 쌓기 위해서 사진책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게  평화의 사진가였습니다.  평화의 사진가?  전쟁지역을 취재한 포토저널리즘 사진기자가 쓴 책이구나 했고 그래서 집어든것이 이 책 평화의 사진가입니다.

책에 대한 정보 아무것도 없었고 첫장을 넘겼습니다.

응? 만화책?? 
책은 무척크고 두꺼웠고 만화책인데 참 형식이 독특합니다. 만화중간중간에 사진가가 찍은  사진이 밀착인화된채  놓여져 있었습니다.

책소개를 할께요
이 책은 1980년 아프카니스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아프카니스탄은 소련군과 전쟁을 하고 있었죠.
참 아이러니한  곳이 아닐까 합니다. 당시 80년대는 미국의 CIA가 아프카니스탄의 극렬이슬람주의자들인 탈레반들에게  무기를 제공했는데 이제는  미군이 평화재건이라는 명분아래  아프카니스탄에 주둔하고 있고 이제는 소련군대신에 탈레반과 싸우고 있습니다

이 1980년대 국경없는 의사회는  말 그대로 국경을 넘나들면  아프카니스탄 주민들을 무상으로 치료해 주었고 그 여정에 사진작가 디디에 르페브로가 참여하게 됩니다.


책은  시작하자마자  파키스탄에서 짐을 꾸려서  아프카니스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랑의 의술을 펼치는 국경없는 의사회의 활동을 담고 있습니다. 책은 만화로 되어 있기 때문에  딱딱하지 않습니다.  야밤에 차도르를 뒤집어 쓰고  국경을 넘는 장면은 한편의 첩보영화를 방불케하죠. 그러나  믿겨지지 않을정도로  고생을 하는 모습에  숨이 턱턱 막힙니다.

왜 저렇게 까지 목숨걸고 아프카니스탄 사람을 도와줄까?  디디에는 수많은 갈등속에서  수천미터의 고산을 몇개를 넘습니다.
낮에는 소련군의 폭격과 헬기가 뜰 수 있기에 야밤에만 국경을 넘습니다.    카라반이라고 하는 나귀와 말과 무장병력인 무자헤딘이 섞여 있는 카라반 행렬의 고단함을 느낄수 있습니다.  길은 소련군이 다 막고 있고   야밤에 말과 나귀에 짐을 싣고 돌로된 고산을 넘는 모습은 한편의 실크로드가 따로없죠.  말과 나귀의 10분의 1이 탈진해서 죽는다는 고생끝에   아프카니스탄 마을에 도착합니다.

책은  국경없는 의사회의 활동을 한 사진가의 시선으로 덤덤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아~~ 이 아름다운 의사선생님들을 보세요.  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들의 모습을 담고  아프카니스탄을 담고  아프카니스탄의  황량함을 저주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소리를 칩니다.

우리는 아프카니스탄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나요?
탈레반? AK총을 들고다니는 탈레반?  가장 못사는 나라?
이 책은  아프칸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덤덤히 스케치 하고 있는데   그들이  어려서부터 AK소총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국경없는 의사회의 대장은 줄리에르라는 여장부입니다. 카블에서  자라서  페르시아어를 잘하는 이 서양여자는 책에서 발군의 활약을 하며  디디에에게  잘게잘게 아프칸에서의 주의해야 할 행동과 사고방식을 말해줍니다.

아프칸사람들은  태어나자마자 무슬림으로 자랍니다. 그렇다고 기독교인을 배타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디디에가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면  다른 천국으로 가겠다면서 안타까워할 뿐이죠.  우리나라 모 교회가  이슬람교를 기독교로 개종할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으면  저세상에서 만날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할 뿐이죠. 

책 평화의 사진가 부록 CD동영상중 한장면 캡쳐

이 책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이 꼬마 아이가 소련군의 폭격을 맞아서 사경을 해메는 모습입니다.
아이는 입으로 아구그..라고 말을 하고  그 모습에  디디에는 무슨 말을 하냐고 묻습니다.   목이 마르다는 아이의 말.
피범벅이 된 얼굴에서 깊은 슬픔이 느껴집니다.

이 아이와 함께 폭격맞은 어린소녀가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둘러보던 디디에. 척추에 쌀알만한 크기의 구멍이 생겼는데 그게 공교롭게도 척수를 지나가서 마비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에 디디에는 구석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대장 줄리에르는 말합니다.
인도적인 의료지원을 하고 학교를 세워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지원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구요.
아이들이  롤모델이 없다보니 크면 으레  AK소총을 잡고  무자헤딘이 되는것이 유일한 이 아프카니스탄에서  건강한 미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총을 쏘지 않고도  잘 먹고 잘살고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어른들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대부분 커서  무자헤딘이 되거나 탈레반이 됩니다.   한세대 적인 80년대가 이랬는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아프칸

생각해보면 아프칸은  소련군과 싸웠고 소련군이 물러가자  자기들끼지 내전을 했고 이제는 미군과 싸우고 있습니다.
전사가 되는것이 유일한 미래인 아프칸.  참 암울한 모습입니다.  왜 이런 암울한곳에 목숨걸고  국경을 넘어  의료봉사를 할까요?

그 물음에  국경없는 의사회의 한 일원인 로베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착한지 말해줄까?
사람들은 매일 우리한테 빵을 가져다 줬어.  그런데 날이 갈수록 빵은 점점 맛이 없어졌지
마지막엔 빵보다 흙이 더 많이 씹힐 정도였어

어느날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빵집에 가서 더 이상은 안먹겠다고 다 버릴 거라고 말했어
그런데 빵집주인은 부끄러워하면서 빵을 버리지 말고 자기한테 갔다달라고 하는거야.

그날 오후에야 마을 사람들이 한달 전부터 빵은 구경도 못하고 살았다는 걸 알게 됐지.
다들 독 바닥을 긁어모아서 실비와 내가 빵을 먹을 수 있도록 했던 거야.
 
첵 평화의 사진가 중 151페이지

세상엔 근본적으로 악한사람들은 없나 봅니다.  세상이 총을 들게 만들고 악하게 만들죠.
책 후반에는 디디에의 생고생기가 펼쳐집니다.  아프카니스탄에서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갈 요량이었던  디디에는  몇명의 수행원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다가  정말 죽을 고비를 몇번 넘깁니다.  고산 바위틈에서  추위에 떨다가 지나가던 카라반에 발견되어 목숨을  건진 이야기. 그 생명의 은인인 카라반이 무리하게 돈을 요궇는 이야기. 부패경찰을 만난이야기등이 담겨 있죠


참 독특한 책이였습니다.  디디에가 찍은  사진과  사진에 담겨있지 않은  부분은 판화같은 그림이 빈곳을 채워줍니다.
책이 두껍고 크지만  만화책이라서 술술 읽혀집니다

비록 30년전 아프칸의 이야기지만  아프카니스탄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을 밀착인화했습니다.  누구나 아프카니스탄을 쉽게 말하지만 그들의 삶을 자세히 말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얼마전 뉴스를 보니  한국군이 아프칸에 또 파병을 한다고 하더군요.
대의는  현지재건이라는데 과연 그런 모습이 아프칸 현지인들에게 환영받을 일인가에 대한 물음을 진중하게 했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들은  항상 누군가에게  계몽의 대상이 되었지 주체적인 모습은 아니였죠. 한국군의 파병도  한국의 주체적인 행동보다는  강대국 미국의 눈치를 보는 행동이구 그런 이유로 노무현 정권때 아프칸 파병에  많은 질타가 있었습니다.

제가 세계정세를 논할 입장은 아니지만  정말 아프칸 사람들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물어보는게 더 중요하고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행동 아닐까 합니다.  물어본다는게  강대국에 기생할려는 아프칸 고위층 말고  국경없는 의사회처럼 고산을 몇개 넘어서  산골마을들 사람들과 만나  민심을 헤아리는게 더 우선이 아닐까요?  왜 그들이  우리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두려워해서 전염병 취급하는 탈레반을  숨겨주고 도와주는지 그것부터  알아봐야죠


책이야기에서 너무 벗어났네요.  참 독특한 책이고 상상력이 좋은 책의 형태에 더 정감이 가는 책입니다.
그리고  성녀같은 줄리에르의 활약도 멋졌구요.  국경없는 의사회는  북한에서도 많은 활약을 했었죠.   국경없는 의사회의 활약상과  아프칸 사람들의 삶의 방시과 사고방식을 살짝 들여다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책에는  줄리에르의 육성이 담긴  동영상 DVD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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