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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80년대 꺼벙이의 만화가 길창덕 화백을 기억하며

by 썬도그 201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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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어린이 잡지들이 참 많았습니다.
또한 80년대는 잡지들의 전성기였죠.  어린이 잡지의 3대 산맥인 어깨동무. 새소년. 소년중앙은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였습니다
저는 삼촌의 강요로 어깨동무를 매달 사 봤습니다.  삼촌이  돈은 없고  어린 나에게 압박을 해서  아부지에게  돈을 받아서 어깨동무를 사보게 했죠.  삼촌이 강요한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바로  어깨동무에서 연재하는 주먹대장을 보기 위해서죠

당시 어린이 잡지들은 빵빵한  별책부록을 선물 했습니다. 얼마나 빵빵한지  어린이 잡지책 보다 비싼 별책부록을 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매달  어린이 잡지가 나오면 별책부록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별자리를 쉽게 볼수 있는 별자리 나침판도 기억나고
집에서 놀수 있는  핀볼게임을 별책부록으로 받았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다고 어린이 잡지가 재미없었던것은 아닙니다.

재미있는 만화들이 많았죠. 아직도 기억나는  이상무의 독고탁. 주먹대장.  신문선 화백의 로봇찌빠 그리고 길창덕 화백의 꺼벙이가 기억납니다.   


사실 정확하게 꺼벙이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당시  만화의 주류였던 명랑 만화의  한축을 담당했죠.
명랑만화. 이런 단어 이제 쓰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80년대는 명랑만화가 참 인기가 많았죠. 쉽게 풀이하면 코믹만화라고 볼수 있습니다.
둘리류의 가벼운 코믹물이 대세였는데 꺼벙이는   참 우리를 많이 웃겼습니다.

꺼벙이는  반즙 감은눈에 어뚱한 소리를 하는 악동이었죠. 기계충으로 한움큼 빠진 머리는  어수룩해 보이고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참 어설픈 악동인  꺼벙이. 그러나 인간미가 참 많았던 캐릭터였습니다.  그렇다고 찌질이나  그런 모습은 아니였구요.  요즘으로 보면 짱구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런 캐릭터였죠.

여성중앙에 연재되었던 순악질 여사를 모티브로 한  80년대 인기 코메디 프로그램이었던   쓰리랑부부. 이 코너로 김미화라는 여성 개그우먼은 인기스타가 됩니다. 이 순악질 여사의 일자눈썹을 하고 방망이를 휘두르던 개그우먼 김미화의 모습은 지금도 어제일처럼 기억됩니다.

이 길창덕 화백이 오늘 타계했습니다.  참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2년전에 파주 헤이리 20세기 소년관에서 본 옛날 잡지입니다. 저 잡지 한권이면 1주일이 즐거웠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잡지를 사도  반나절 이상의 즐거움은 없네요.  어린이 잡지책  문방구에서 사서 집에 올때까지  계속 넘겨보던 그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 지네요

이 어린이 잡지시대를 지나서 보물섬과 같은  만화로 꽉찬 만화전문 잡지가  나오기 시작하고  새로운 만화가들의 만화가 연재됩니다.  신문선. 길창덕같은  작가들의 작품은 실리지 않게 되고  이현세. 황미나. 고행석의 만화가들이  뜨기 시작하고  명량만화는 서서히 사라집니다



꺼벙이.  정말 엉뚱한 짓(?)을 많이 해서 항상  우리를 웃겼던 꺼벙이.  정확하게 어떤  캐릭터였는지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 없지만
어렴풋한 기억을  머리속에서 찾아보면 미소부터 지어지네요.  

지금은 일본 애니들에 점령된 한국 만화계.  명랑만화가 사라진  시대.
가끔은 80년대 초 꺼벙이와 독고탁과 로봇 찌빠가 뛰어놀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길화백님 부디 저 하늘에서도  웃고 있는  꺼벙이의 미소를 그리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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