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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전교조 교사 많으면 수능성적 하락? 교총 많으면 학원비리 증가는 모르나?

by 썬도그 2010.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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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80년대 후반 전교조가 처음 만들어지던 시기의 전교조라면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전교조.  너무 독단적이고 계몽주의적이고 정치적인 전교조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전교조가 만들어졌던  80년대를 생생히 기억합니다.
한국은  교직원 노동조합인 교총이 유일한  노동단체였습니다.  교총은 교직원 노동조합이지만 노동조합이라기 보다는 그냥 정부기관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 정도로 교총은  노동단체라기 보다는  그냥 공사나  정부소속 위원회 정도의 단체입니다.

교총의 전신은  대한교육연합회였습니다.  이 대교련은  어용단체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의식있는 교사들이  전국 교직원 노동종합이라는  불법 단체를 만듭니다. 그게 89년 입니다.

제가 이 89년을 잊을 수 없는게  바로 이 영화때문입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와 전교조

저는 사립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친일파 육군 장군이 만든  고등학교였죠. 그래서 매주 월요일 애국조회를 할때  그 설립자의 이름이 들어간 교가를 부르며  설립자 두분과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했습니다.  의식있는 아이들은 욕을 했죠. 친일파 설립자에게 묵념하는 학교가 과연 좋은 학교인가  라는 물음을 던졌지만  그건 소수의견이었습니다.

그런것 보다 더 가치있고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죠. 네 맞습니다. 89년도의 고등학생이나  2010년의 고등학생이나  추구할 가치는 단 하나 입니다. 대학입학.  더 좋은 대학입학입니다.  어느 선생님도  이런 불편부당한 모습에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사랍학교다 보니 학교 이사장이나 교장 눈밖에 나면  짤리기 쉽상이고  반대로  돈 몇천만원만 찔러주면 쉽게 교사가 되는 게 사립학교였습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듯 하네요.  고2때  국어선생님이  부임했습니다. 그런데 이 선생님 능력이 형편없습니다.  자기가 가르치면서 자기가 틀립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듣던말던 기계적으로 혼자 떠들다가 그냥 나갑니다.  이 선생님 덕에 국어에 대한 흥미를 다 잃었습니다.  저렇게 못가르치기도 힘든데   정말  참혹스럽게 못가르칩니다.   그렇다고   인간미가 있냐?
성격도 개차반입니다.  그냥 자기가 화나면 몽둥이 들고 학생들을 팹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아이들 사이에서는  수천만원 돈을 찔러서 교사가 되었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 선생님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고  반에서 1등하는 급우조차  국어시간에  영어책을 펴놓고 공부를 하더군요,

이런 선생님은 정말 많았습니다.  조금만  교사의 능력이 의심받으면 바로  아이들 사이에서는  수천만원 찔러주고  학교에 부임했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공립학교는 이런 소문 없습니다. 하지만 사립은  공립과 달리 재단 이사장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보니  비리가 참 많습니다.  능력이 딸려도   뒷돈만 잘 찔러주면  교사로 부임받는게 사립학교의  과거 모습입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아 보이네요


그러다  독일어 선생님이 부임했습니다. 대우자동차에서 일하다가 오셨다는데  89년 당시 대우자동차는  세계경영을 표방하여  해외에서 삼성과 LG보다 더 유명한 기업이었습니다.  지금도  대우를 기억하는 유럽인들이 많습니다.  새로오신 독일어 선생님은 기존의 선생님과 무척 달랐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른한 5교시 독일어 선생님은  5교시 시작 종이  울렸는데도, 교탁에서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들을 
보시더니  반장에게 앉으라고 하고  시계를 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15분 후에 수업시작이다~~~ 라고 했습니다.  저는  멀뚱히 쳐다보다가  응? 저런 선생님도 있나?     저렇게  학생을 생각해 주는 선생님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15분간의 즐거운 오침을 했습니다.  15분 늦게 시작한 수업은    독일어 교과서를 덮어두고  선생님의  예전이야기를 하더군요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부터  여러가지  세상사는 이야기. 그리고   20대 중반까지 살아본 경험자로써 인생선배로써의  이야기들과 함께   감동깊게 읽었던 수레바퀴 밑에서와   데미안 등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정말  듣기 힘든  내용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 독일어 선생님은  이후에도  사회비판적인 이야기와 학교의 불합리적이고 부조리를  학생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위에서도 지적했지만  학교의 뻔한 비리들 눈에 보이는 비리를 학생들 사이에 파다하게 퍼진 소문들을 이 선생님은 직설적으로  수업시간에  공유를 했고   그 모습은  교장선생님의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에 교장선생님은  수업종이 울리면  이 젊은 독일어 선생님의 수업시간마다 복도에서 쥐처럼  그 수업내용을 엿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 독일어 선생님은 1년 6개월후에 학교에서 짤리게 됩니다.
그 퇴임소식을 듣고서   본 영화가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입니다.  89년   친구와 함께 피카디리 극장 옆 피카소 극장에서 본  죽은시인의 사회는  권위적인 학교. 좋은 대학을 목표로하는 공부머신으로 변한 학생들에게  희망의 나비를 띄웁니다.

첫강의 때  교과서 첫장을 찢어버리라는 파격적인 언행을 한 키팅선생님.  대입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만 하는 키팅선생님
그런 키팅선생님을  싫어하는 공부머신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키팅선생님을 따릅니다.  호기심 많고 하고픈 것이 정말 많은 나이에 공부만 하라는 모습은  학생들에게는  하나의 감옥이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들이나  교장이나 또한 몇몇 공부머신들은 그런 키틴선생님을 제거할려고 하죠. 그리고  결국 제거됩니다.

앳된  에단호크가 .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고 부르는  내가 본 영화중에서 인상깊은 시퀀스중  가장 감동깊었던  시퀀스중 하나인  오 캡틴 마이캡틴! 은 지금도  감동으로  흘러 내립니다.  키팅선생님을 고발한 사람이  교장도 학부모도 아닌  제자였다는 사실이 참으로 충격적이였죠.  그리고   키팅선생님을 보면서 독일어 선생님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피카소 극장은  중간고사를 마친 수많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있었고 마지막 장면에서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요즈믄 좀처럼 극장에서  울음소리나  기립박수를 볼 수 없지만 80년대는 영화 록키를 보고 기립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서양의 문화를 어설프게 받아들인 모습 같아보이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순수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정말  아이처럼 순진했거든요. 좋으면 영화 다 보고 기립박수를 치고  슬프면 펑펑 울고  그랬습니다.



이 키팅선생님은  나에게는 독일어 선생님이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어 선생님은  전교조가 아니였습니다. 89년 당시 전교조 문제는 큰 사회문제로 거론되었습니다. 


수 많은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짤리게 되었고   학생들은  스승이 떠나는 모습에 눈물로  흐느꼈습니다. 저는   친일파 설립자가 만든  사립고등학교에 전교조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우리학교는 전교조가 없다고 하더군요.

전교조는  이웃학교의 모습이었는데   제가 전교조가 이닌 독일어 선생님에게 느낀 감정과   전교조 선생님 밑에서  대입에 나오지 않는 인생이야기를 듣고 감동받았던  학생들의 감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전교조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죠. 
중요한것은 착하게 살라고 하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와 학교와 교육부가  썩어 문들어졌다는게 중요하죠. 학교비리는 비일비재했습니다. 학교는 비리집단 취급을 받았죠.  전교조라는  단체는   그런 모습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학원비리와  전인교육을  앞세운 전교조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끕니다.  그러나 89년 당시 노태우 정권은  그 전교조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법단체라고  명명하고 모두 잡아들이고  학교에서 내칩니다.

전교조가 그릴려고 했던 이상향은  저 멀리 사라져 버립니다.  이런  모습에  대교련은  교총으로 이름을 바꾸고 쇄신을 한다는 흉내를 냅니다. 마치  신한국당이 경제 거덜내고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새출발 하는 모습처럼요.

나중에 전교조는 합법적인 단체로 인정 받습니다.  그러나  전교조는 현실과 동떨어진 급진적인 모습과 정치에 너무 관여하는 모습등  안좋은 모습들으 국민들에게 보입니다. 저에게는 크게 문제가 될것은 아니였지만   보통의 국민들에게는 전교조의 일제고사 거부나 여러가지 시국사안에 대한  참석등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고  전교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냅니다

저 또한 전교조의 80년대 초창기때 모습이 아닌 너무나 정치적인 모습으로 변질된모습에   눈쌀이 찌뿌려지고  보수라는 교총보다 더 소통이 힘들고   내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편협적인 시간을 보고  전교조에 대한 좋은 시선을 모두 거두었습니다

그렇다고 전교조의 반댓말인 교총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교조도 싫지만   교총은 더 싫습니다.   교총은  여전히  비리가 많은 집단이고  학원비리의 대부분이 권력자인 교장 교감과 행정실장에서 나오는데 그 사람 대부분이 교총소속입니다. 

오늘 정말 눈쌀이 찌뿌려지는 기사가 하나 나왔습니다.
전교조 교사가 많은 학교일수록  학생들의 수능성적이 떨어진다는  기사가 나왔죠.  한국노동연구원은  전교조 가입교사 비율이  10% 증가할 경우 수능 언어영역 표준점수는 0.5에서 0.6. 정도 줄고  백분위로는 1.1에서 1.3점도 감소한다는 상관관계를 발표 했습니다.

조사를 떠나서 참으로 악의적인 조사입니다.  어떤 특정 단체를 목표로 삼고   헐뜯을 작정으로 조사한 내용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조사 내용도 참 황당하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2004년 단 한해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조사한 결과라서 조사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는 아주 저조합니다.   또한  수능점수를  우리가 추구해야 아니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추구해야 할 절대적 목표로 삼고 그 점수를 방해하는 모든 집단을 악으로 규정하는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시선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라는 단체는  한국반공연구위원회라고  이름을 바꿔도 될듯한 어용단체적인 조사를 한 것 입니다.
누구의 사주를 받은건가요?  정말   엉뚱하고 황당한  조사에 한번 놀랐고  그걸 연결하는 상상력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의 전교조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함이 많은 단체가 전교조이고  너무나 정치적인 색체가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악의적인 조사로  악으로 취급하는 모습은  더 졸렬해 보입니다.  전교조 때문에  성적이 하락했다고 인정한다고 치죠.  하지만 교총의  학원비리는  왜 지적하지 않는걸까요?   오늘 뉴스를 보니 전교조는  너무 정치적이라서 싫고   교총은  학원비리때문에 싫다고 하는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

전교조는 젊은 선생님들 위주고   교총은 교장을 비롯한 나이든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죠.
이 모습을 보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반목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이 포스트에 제목이 자극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노동연구원의 오늘 발표에 화가나서 찌질하게 똑같이 대응해 봤습니다.
제가 성인이 아니라서요. ㅠ.ㅠ

89년 그 뜨거웠던  여름.  그리고  수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눈물속에 전교조 소속 선생님을 떠나 보내야 했던  그 뜨거운 여름의 초심을  전교조는 찾길 바라며   교총은  참된 교육 바른 교육 깨끗한 교육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고백아닌 고백을 하자면 제가 사회와 세상에 대한 까칠함을 발동하게 한것은  고등학교 선생님들 덕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세상의 드러움을  철저하게 학습했으니까요. 스승의 날때  반장에게 통장 던져주면서  할당금액 채워오라고 했던 모습 그걸 반장이 까발렸던 그 89년 평생 잊지 못할 것 입니다.  

착하고 정말 스승같은 선생님들 많습니다. 그러나  미꾸라지 한마리가  개울물을 분탕질을 하듯  100명중 1명의 선생님이 분탕질을 하면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는 지하로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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