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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비애라고 아시나요?
어제 서울 에어쇼에서 그 비애를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사진가들은 멋진 장면을 카메라로 담기위해 전국의 행사장을 쫒아 다닙니다. 또한 사진기자들은 화제의 현장과 뉴스현장속으로 뛰어들죠.
저도 뉴스의 현장을 뛰어든적이 있는데 그 생동감과 파딱거리는 생생함은 피부를 뚫고 전달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사진가들은 비애가 있습니다. 결정적인 사진을 찍기 위해서 현장의 생생함을 느끼기보다는 그 생생함을 파인더라는 하나의 필터를 통해서 전달 받습니다. 그게 크게 나쁘다고 할수는 없지만 즐기러 간 곳에서 즐기는 못하고 노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느낄수 있죠.
어제 제가 그랬습니다. 제 군시절 기지이기도 했던 서울공항에서 미공군 곡예비행팀인 썬더버드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습니다.
정말 순신각에 지나가기에 긴장을 좀 하고 카메라는 200미리 줌렌즈를 장착하고 마구 찍었습니다. 연사로 마구 날리다가 문뜩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거 사진찍으러 온거야 에어쇼 보러 온거야?
생생하게 맨눈으로 봐야 더 재미있는데 카메라 액정이나 파인더만 쳐다보고 있으니 유튜브 동영상 보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런 생각은 최근들어 많이 듭니다. 정작 행사 현장을 즐기지 못하고 결정적 장면을 눈으로 보지 못하고 기계의 눈으로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까지 사진으로 찍어야 하나 하는 회의감도 듭니다. 그러나 사진은 영원히 남는다는 생각에 쉽게 카메라를 내려놓지는
못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진을 찍는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는 남들을 위한 봉사자입니다. 현장에 가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간접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제 고민은 앞으로 더 심해질듯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즐기러 다니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조수(?)를 키워야 하는데 사진 배우겠다는 친구 있다면 데리고 다니면서 사진찍는 기법 다 전수해주고 전 즐겨야 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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