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여름 김기덕 감독이 베를린영화제어서 빈집으로 감독상을 받고 돌아온지 얼마 안돼
KBS독립영화관에서는 김기덕 감독특선집을 방영해주고 있었다
그동안 못본 데뷰작 악어와 봤지만 제대로 음미를 못했던 파란대문 등등을 보며
감독과 평론가 사회자가 대담을 하고 있었는데 영화평론가 조XX씨가 김기덕 감독의
악어 촬영때의 일화를 소개해주었다.
영화 악어는 신인감독 답지 않게 이상하고 기괴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현실 어딘가엔 분명이
있을법한 이야기와 배우 전무송이 자판기안에서 커피를 직접 타서 주는 설정은
아주 홀딱 깨었다.
어느날 악어 촬영을 어렵게 제작자를 만나 진행중이었구 모든 미술제작을 김기덕
감독이 직접 했었다. 김감독은 프랑스에서 미술을 독학으로 배웠던 사람이다.
●조재현(배우)
... 한번은 제작자, 스태프 모두 아침 8시부터 촬영할 거라고 기다리고 있는데 김기덕 감독이 낮 12시 지나서 현장에 도착한 일이 있었다. 화가 난 제작자가 스태프들 보는 데서 감독을 때렸다. 김기덕 감독이 울고 있었는데 점심시간 때라 다들 김밥을 하나씩 들고 바닥에 앉아 먹고 있었다. 김기덕 감독이 김밥 하나를 들고 내 옆에 와서 김밥을 먹었다. 눈물을 흘리면서 김밥을 먹는데 그걸 다 먹더라. 그거 보고 이 사람, 어디서도 살아남을 인간이다, 싶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 때 김기덕 감독은 수중 촬영 장소로 쓸 수영장에 갔다 오느라 늦었다는데... 아마 늦게 일어나서 어차피 늦은 거 헌팅이나 갔다 가자, 했을 거 같다.
최근에 <악어>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봤던 거랑 상당히 달라서 놀랐다. 예전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완전히 감독의 영화더라. 나는 안 보이고 김기덕 감독만 보이는 거 같았다.
책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 중에서
김기덕 감독 스타일이 <악어> 찍을 때는 <야생동물보호구역>얘기하고 <야생동물보호구역>찍을 때는 <파란대문> 이야기하는 식이다.
< 나쁜남자>... 솔직히 내가 연기했지만 난 한기라는 인물, 이해 못한다. 그리고 어차피 내가 이해 못할 나쁜 놈이라면 엔딩도 이해 못할 나쁜 놈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쁜 놈이었는데 개과천선한다든지 나쁜 놈인데 죽는다든지 하는 건 다른 영화에서 다 하는 거 아닌가. 내가 알 수 있는, 짐작할 수 있는 나쁜 짓만 하는 놈이라면 뻔한 영화가 되는 거다. 그 나쁜 짓이 도저히 이해 못할 행동이 됐을 때 거기에 새로운 차원이 생기는 거라고 봤다.
이 괴짜스러운 그렇지만 사랑스러운 감독을 사람들을 손가락질한다. 여자를 창녀로 묘사한다고
남자를 기둥서방이나 폭력적으로 묘사한다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그게 여자의 현 위치라면
다들 인정하시겠는가? 여자들을 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다 까발리고 보면 그렇게 보일수도
있을것이다. 다음주 월요일에 미녀들의수다에서 성추행 경험을 외국인 미녀들이 한다고한다
학원장이 강제키스를 할려고 했다는등.. 이게 한국의 현실이고 그걸 직설화법으로 보여주는것이
손가락질 받아야 할일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