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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20대들이여! 당신들은 크리넥스 휴지가 아니다.

by 썬도그 2009.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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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의 청년이었다가  좌파 사회운동가로 변신한 일본 사회운동가인 아마미야 카린 가 한국에서  노동운동 현장을 다니면서 쓴  성난서울의 책을 읽다가  한숨이 나오면서 이 늦은 밤에 싸늘해진 노트북을 다시 켰습니다.

노동인구의 50퍼센트가 비정규직인 한국, OECD중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나라.
20대의 60퍼센트가 비정규직인 한국, 이런 암울한 시대에  한국의 20대는  이런 암울한 현실을 도서실에서 해결 하고 있습니다.

내 능력이 내 스펙이 딸리기 때문에  정규직이 되지 못한다고  그 10%의 정규직이 될려면 사회가 어떻게 돌아거건 말건 상관없이 오늘도  토익,토플책을 대면하면서  사는 한국의 20대들을 떠올리니  한숨만 나옵니다.

왜 한국의 20대들은 등록금 천만원시대,  졸업하자마자 백수 혹은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생이 되는 현실을 깨트릴려고 하지 않는지요. 적어도 우리는 이만큼 불만이 있다라고 나서지 않는지요. 몇몇 대학생들이 삭발투쟁을 하지만 그건 소수의 움직임 밖으로 비춰지지 않고  대다수 국민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정작 당사자들인 20대들조차 이런 사회개혁운동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에  책한장 더 보라는  쓴소리나 하고 있죠.

이 20대들 저변에 깔려 있는 의식은  내가 능력이 부족하니까  내가 선착순게임에서 탈락했으니까 다음 선착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왜 이런 선착순게임이라는  무지막지하고 무식한 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의견제시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까라면 까고 돌라면 도는 모습이죠.


2008년 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반값 등록금에 대한 언급이 없자  대학생들이 처음으로 모였습니다. 지방에서 관광버스까지  동원하여 대규모 평화시위를 했지만  정부는  폭력시위로 변질될까봐  경찰특공대와  살수차까지 동원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위는 이것으로 끝나고 아무런 정부의 변화도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속았다는 소리는 공허할 뿐이였습니다.

성난서울의 저자 아마미야 카린는  이런 모습이 비단 한국의 문제뿐 아니라 일본도 10년전에 똑같은 문제를 겪었다고 말합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지금도  취직이 안되는것이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무능하기 때문이라는 자학속에서 지내면서  프리타라는 새로운 계층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정말  우리 20대들이 무능력하기 때문에 취직을 못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사회적인 구조 즉  IMF이후  노동의 유연성을 위해 외국자본이 강요로 인해  언제든지 사용하고 쉽게 버릴수 있는 크리넥스 티슈같은 비정규직을 만들었고 그런 사회적 틀의 희생양이 바로 지금의 20대가 된것입니다.
당신들 20대는 결코 무능력하지 않습니다. 

단지 당신들 20대가 무능력한것은  사회구조를 꿰뚤어보는 통찰력과 사회변화를 이끄는 연대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뭐 연대운동과 사회운동을 할 돈도 없기 때문에 집에서 혹은 도서실에서  싸구려 커피를 마시면서 루저문화에 쩌들어 지내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평생 살것입니까?

3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이 챙겨달라구요?  네 맞아요 저와 같은 30대 이상분들이 20대라는 희망을 챙겨줘야죠.
그러나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은 지금의 20대들 잘 살고 있는줄 압니다. 가끔 신문에서 등록금 때문에 자살한다는 기사가 있긴해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소리로 밖에 안들입니다.  몇몇 진보 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챙기지만 정작 20대들이 뭉치질 않는데  그 챙김은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2006년 프랑스에서는 최초고용계약제(CPE)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비정규직 법안같은 것을 을 통과시킨다고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이 최초고용계약제(CPE)는  26세 미만의 청년을 2년동안 고용하되  2년안에는 자유롭게 해고할수 있는 법안입니다. 다만  2년동안 고용과 해고는 자유롭되 2년이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정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안이죠.
어쩜 우리 비정규직 법안과 똑같은지요.

물론 취지는 좋습니다. 이 비정규직 법안은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었고 제가 사는 지역의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이목희 의원이 주축이 되서 통과시킨 법안인데  취지는 좋지만 악용의 소지가 있었습니다.  2년동안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2년이 다될쯤에  기업들이  대량 해고 시키고 새로운  비정규직을 받으면  정규직 전환의 금전적인 부담이 없기 때문이죠.  이런 지적이 있었지만 당시 열린우리당은 그냥 밀어붙이고 말죠.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됩니다.
이랜드 사태와 기륭전자 사태가 그 증거입니다. 그리고 조만간 2년이 도래하는 비정규직의 대량해고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우리의 비정규직과 비슷한 최초고용계약제(CPE)가 언급되었을때 어땠는줄 아시나요?
이 최초고용계약제(CPE)가 2006년 1월에 도입된후  2월 7일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40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그 주축은  당사자들인 대학생들이었습니다.
프랑스 전국학생연합(UNEF)가 주축이 되어서 68개의 대학이 동맹휴업을 하고  노동조합과 연계하여  노동자와 대학생이 연합하여  3월에 100만명이 시위를 하고 4월에 3백만명이 시위를 합니다. 거기에는 고등학생도 참여합니다.

결국 프랑스 정부는  두손을 들고 물러납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의 20대는 어떤가요.  비정규직법 통과할때 도서실에서 토익,토플책 보고 있었고 지금도  토익,토플책 보고 있습니다. 난 10%의 정규직이 될수 있다는 허황된 희망을 가지고 싸구려 자판기 커피를 친구삼아 도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죠.  네 싸구려 커피 마시고 다 정규직 되면 저도 할말 없습니다. 그러나 수년동안 도서실이라는 곳을 다녀도 그중 태반은 비정규직이 되는게 현실이고  정규직으로 취직했다고  야호!! 를 외쳐도   취직된 부서자체가 아웃소싱되어 하루아침에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는 모습으로 바뀔지 모릅니다.


당신들 20대는 능력이 없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크리넥스 휴지가 아닙니다.
뭉치고 외치고  주장해도 들어줄까 말까 한데  지금 20대들 뭐하고 있습니까.  편의점에서 알바하고  졸업을 연기하고
어른들이 만든 세상이나 탓하고 있지 않나요.


프랑스에서 최초고용계약제(CPE)을 반대하면서 외쳤던 구호가   우리는 크리넥스가 아니다였습니다.
한국의 20대분들 참 고달픕니다. 뭐 30대,40대도 고달프죠. 그래도  후배들이고  안쓰러운 마음이 많이들어 쓴소리를 해봅니다.  이런 쓴소리 하면  당신들 30대 이상 기성세대들은 잘했냐라고 하는 분들 꼭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잘한것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면  비명이라도 좀 크게 질러서  더 큰 어른들, 힘있고 정책을 이끄는 어른들이 20대들이 죽기직전에 비명까지 지르는 단계에 왔구나 하는  위기의 신호를 볼수 있게  20대들이 움직였으면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누가 도와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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