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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유지태가 연출한 사진으로 만들어진 단편영화 초대

by 썬도그 2009.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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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하우스에서 ‘애니 레보비츠: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이란 다큐영화를 봤습니다.
스펀지하우스는 처음 찾아가는데 전철역에서 한참을 걸어가야 하더군요. 로데오거리속에 꼭꼭 숨겨져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면서  이곳이 극장이 맞나? 할정도로 지하로 내려가다 사무실문같은것을 여니 극장입니다.
예술영화 전용관인 스폰지하우스는 직원혼자  영화관을 관리하더군요. 티케팅에서 부터 매점까지 혼자 다 하시더군요. 고생이 많으신것 같습니다.  극장은 정말 작은  극장입니다. 극장 많이 다녀봤지만 그렇게 작은 극장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천정을 보니  필름영사기 대신에  빔프로젝트가  있더군요. 설마 저걸로 영화를 상영하나?
그 설마는 정답으로 바뀌었습니다.  뭐 영화스크린의 크기가 중요한게 아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인지라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데   초대라는 자막이 흐르고 유지태,  엄지원이라는 타이틀이 나옵니다.
어~~ 다큐해설을 유지태와 엄지원이 하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엄지원이 사진과 함께 나옵니다.
그때 알았죠. 이거 영화구나~~   유지태는 배우이지만  단편영화 감독이기도 합니다.  몇년전에  지금은 사라진
KBS 독립영화관에서  유지태가 연출한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납니다.

영화는 상당히 난해한  표현주의  영화였는데  당대 유명한 조연급 스타들이 나오더군요.  오달수씨가  장님역을 한 기억이 나는데 영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단편영화 초대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10여분이 되는 짧은 영화이지만   영화 전체가 사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몇년전에 최초로  사진을 이용한  뮤직비디오가 나온것을 봤는데  영화를 사진으로 만든 영화더군요. 실험정신이 많이 녹여든 작품입니다.

한장의 사진이 나오고 엄지원이 거울을 보면서  시니컬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라다폰에  한통의 메세지가 도착합니다. 당신을  새로운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라는 메세지

28살의  사무직 여성인 여자주인공은  시니컬한  말을 내뱉습니다.  가식과 위선을 조롱하면서 능멸합니다
그리고 이 여자와 비슷한 주파수를 가진 남자(유지태)가 나옵니다.   카페에 앉아서  세상을 능멸하고  조롱하는 글을 적습니다.   이 두 염세주의자는 똑같은 메세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방으로 초대되죠.   여자는   약 30초에서 1분동안 상대편의 남자와  소통을 할수 있습니다.
두세명의 남자를 만나고 남자들은 사라집니다.  마치  온라인 대화방에서  로그오프하듯이

그리고 유지태가 여자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영화 최초로  동영상이 흐릅니다.


영화는  단절된 세상을  사진으로 담은듯 합니다.  사진은 참 이상합니다.  살의 피크일때  절정일때 그 순간을 담으면 묘하게 감동을 이끌어냅니다. 그러나 오해와 단절의 예술장르이기도 합니다.   사진이 진실을 담는것 같지만  사실 오해의 요소가 많습니다.  하루종일  울고 있다가  딱 한번 어이없이 웃는 모습을 누군가가 사진을 담고   다른이에게 보여주면 
아 이 사람은  행복한 사람인가보다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사진의  단점이죠. 삶은  동영상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사진과 같습니다. 단절과  타자의  부분적 이미지를 보고 그 사람을 동영상으로 꾸며서  기억의 창고속에 저장합니다.

당신이  하루종일 옆에서 웃고 떠드는 회사동료나 학교친구들을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다 알지 못합니다.
사람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고 삽니다.  거리두기 이게  현대인의 삶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거리두기와  편린같은  부분적 이미지를  모아서  전체의 이미지를 맞춰가는 직소퍼즐과 같습니다

감독인 유지태의 의도가 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이 단편영화를 보면서  희미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유지태라는 배우를 좋아합니다.  그의 연기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가 가진 지적인 이미지가 좋습니다.
이 단편영화 해외에서도  상영한다고 하는데 크게 성공하여  장편영화로 만났으면 합니다.

뜻하지 않게 좋은 영화를 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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