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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의 세상살아가기, 영화 아무도 모른다

by 썬도그 200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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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09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또 한번의  쾌거를 이룩할까  국내언론들이 떠들석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올드보이에 비해 영화 박쥐는  좀 떨어져 보입니다.  박쥐도 훌륭한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 올드보이의 충격은
아직도 얼얼합니다.  당시 2004년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감독의  작품상인 황금종려상 수상과 함께 기대했던것이
최민식이라는 국가대표 배우의 남우주연상 수상에 온통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아무도 모르는  일본의 저예산 영화가  남우주연상을 가져갑니다.
아무도 모른다 - 야기라 유야 가 수상을 하게 되었을떄  왠지 모르게 분하더군요.

무슨 영화인데  최민식을 능가하는 연기를 했다고  하나?  그것도  최연소 나이로 상을 타다니
영화 아무도 모른다는 국내에서 조용히 개봉했다가 조용히 사라진 영화입니다. 개봉관수가  2,3개 밖에 안되니 흥행과는 연관이 없는 영화죠.   그리고  이 영화를  오늘 낮에 보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꼭 한번 보라는 권유가 많아서   보게 되었는데
영화가 주는 여운에 아직도  정신이 몽롱하네요


이 영화는 굉장히 슬픈 영화입니다.  영화의 소재만 던져놓아 볼꼐요.
각기 배다른 형제 4명, 집나간 엄마,  출생등록을 하지도 않아서  학교도 못가는 아이들,  하루하루 연명하는 삶
막내의 죽음, 

이 정도의 단어라면  최루성 영화 만들기 충분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우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울지 않습니다.  삶이 저 바닥밑에 꼬루라져 있어도  4명의 주인공과 한명의 친구는 울지 않습니다.   그 이유중 하나는   이들의 독특한 삶때문에 있습니다.

배다른  4명의 형제는  싱글맘 밑에서 자랍니다.  이 영화 초반부터 좀 황당한데요.   젊은 엄마가  방값을 아낄려고   아이가 한명이라고 속이고   맨션에 입주합니다.  그리고  두명의 아이는  큰 여행용 가방에  실려서  도착하죠. 그리고  둘째 여자아이는  큰 오빠가 데리러 갑니다.    아이가 많으면  집주인이 싫어하고  싼값에 방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최고의 악역은 엄마입니다.  이 엄마는 이 아이들을  처음에는 책임감있게 잘 키웁니다.
그런데 이 엄마 철이 없습니다. 장남인 아키라에게  모든것을 맡기고  돈만 주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생각도 안하고 무조건 집에서만 지내게 합니다.  그리고  어느날 엄마는  쪽지 한장과 돈을 놓고   한달간 집에 안옵니다.
그리고 한달후 엄마는 잠깐 옵니다. 장남이자 가장역활을 하는 아키라는 엄마에게 학교를 보내달라고 합니다.
엄마는 학교안나와도 훌륭한 사람될수 있다면서 어줍잖은 변명을  하고  크리스마스떄 오겠다고  하며  또 떠나갑니다.

이때부터 이 4명의 남매의 불행은 시작됩니다. 엄마는 크리스마스가 되도 오지 않습니다.  장남인 아키라는  동생들에게 케익을 사들고 작은 파티를 엽니다. 아키라는  친부에게 가서 돈을 가끔 받아오긴 하지만 친부마져  아키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귀찮은 존재로 여깁니다.    이 4명의 남매는 생활고를 겪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안와도   이들은 자신들만의 규범인  집밖으로 나가지 않기를 지키고 삽니다.  유일하게 밖으로 나갈수 있는 사람 즉 
세상에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존재는 아키라입니다. 그러나 아키라도 서류상에는 존재하는 아이가 아니죠.
영화중간에  세째  시게루가 장난감을 가지고 무료하게 놀다가 장난감 부품하나가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베란다에 나가면 안된다는 가족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실에서 손을 내밀다가 손이 닿지 않자 포기합니다.

엄마에게서 돈은 오지 않고   돈은 다 써버렸고   아키라는  아르바이트를  할려고 하지만 16살이 되어야 할수 있는 아르바이트이기에 그것도 하지 못합니다.  거기에  전기와 수도도 끊깁니다.  이 4명의 남매는 드디어  맨션에서 탈출을 합니다.
전기는 촛불로 대신하고 수도는 근처 공원에서 물을 길어옵니다.   그러나 이런 삶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견디기 힘듭니다.


공원에서  씯고  먹고 지내던 이 남매들은 친구한명을 알게 됩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한 여고생을 알게 되고 그를  집으로 초대합니다.  그리고  돼지우리같은  방을 보고 놀랍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 어떤 표정도 대사로도  놀람의 몸짓을 담지 않습니다. 알고 있었든듯 대수롭지 않은듯 담담하게 그립니다.  이 영화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울보불고 질질 짜는 영화가 아닌  그냥  관객에서  이 남매들을  관찰자의 시선으로만 담습니다.  

여고생은  노래방에서 성인과 같이 노래 불러주는 댓가로 받은 돈을 아키라에게 주지만 아키라는 그 돈을 거부합니다.
여기서 우린 이런 질문을 하죠.  아니 이런 상태면  호적도 없고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아이들이지만   사정을 말해주면  일본이라는  선진국의 복지정책에 의해  행복하지 않더라도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을것 아니냐고  말할것입니다.

문제는  이 4형제가 모두 배다른 형제라서  복지원이나 보육원에 맡겨지면 모두가 뿔뿔히 흩어지게 됩니다. 장남 아키라는 이 문제때문에 어떻게든 살아갈려고 합니다.  영화속에서 아이들이 가장 행복하게 그려질때가 있는데  4명의 아이가 편의점에서 먹을것을 잔득 사고서 공원에서 노는 장면인데요. 여자막내아이인  유키가  언니인 교코랑  재미있게 노는 장면이 나옵니다.
유키가 놀이터 돌맹이 위에 올라가서  교코언니랑 키가 똑같다고 즐거워하고 돌에서 내려옵니다.  그 유키때문에 돌위에 묻은 
흙을 교코가  손으로 털더군요.

바깥에 나와보지 못한  교코는 사회성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에서 하는것처럼   털지 않아도 될 그 돌맹이 위의 흙을 치우는 모습에서  이 영화의  감독이 얼마나  세심하게 이 가족을 그리는가 알수 있었고  그런 하챦은 장면에서  영화의 흡입력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이렇게  지지리 궁상떨듯 사는 모습에서  첫쨰 아키라와  둘쨰 교코가  싸울만도 한데 둘은 크게 싸우지 않습니다.
딱 한번  대립구도가 있지만  크지 않습니다.  왜 이들은  불평불만을 말하지 않을까요?  아마  그들의 삶이 누구와 비교될수 없는 4명만이 사는 세상이 전부인줄 알고 살기에 자신들의 삶이  불행한지 행복한지 알지를 못하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 후반에   3쨰인  시게루가  배고프다면서  종이를 씹는 모습에 형이 돈을 탈탈털어서  컵라면을 사왔더니 시게루가 안보이는것입니다. 시게루는  길거리에서 장난감을 친구들과 가지고 놀고 있었죠.  형은 분노하게 되고  장난감을 발로 차버립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막내 유키가  의자에서 떨어져 죽습니다.  그러나  화장할수도  장례를 치룰수도 없습니다.   이들은 태어날때부터  아무도 모르는 존재였으니까요.     아키라는  이사올때처럼 커다란 여행용 가방에 죽은 유키를 넣고  유키하고 약속했던 공항근처에 유키를 묻습니다. 그 걸음은  친구인 여고생과 함께 합니다.   둘은  유키를 묻고 지하철을 타고 돌아옵니다.

항상 교복을 입고 있어서 깔끔했던 여고생이  유키를 묻으면서  처음으로  아키라와 똑같이 지저분해진 모습을 보면서
많은 느낌을 가지게 하네요.   영화속에서는  한번의 눈물도 나오지 않지만  정작 자신들은 울지않고 많은 관객들을 울리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더 슬픈이유는  이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이기 떄문입니다.

실화내용을 읽어보니  아주 끔찍한 사건이네요.   지난달인가  현장다큐 동행에서 이 아키라와 같은 아이가 나오더군요.  아버지는  술주정뱅이에다가 어머니는 가출했습니다.  어른  장남이 4명의 아이들이  고시텔에서 사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아버지는 술값이 없다면서  장남을 틈나면 찾아와 행패를 부립니다.

아이들이 뭔 죄가 있나요?  
이 영화도 그렇고  동행에서의 막장부모도 그렇고   부모자격증을 따야 부모가 될수 있게 하는  법이라도 만들었으면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모질고 무서운 사람들이 자기자식 버리는 인간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속에서 어머니도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 떠났습니다.  자신만 행복하면 자신때문에 불행해지는 삶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한 일말의 책임감도 없는 부모님들 제발 세상에서 사라져주었으면 합니다. 


영화속 장남역을 한  야기라 유야는  이 영화 이후에  일본에서 스타대접을 받다가 이후 출연한 영화의 흥행실패로 인해서 많은 스트래스를 받고  자살기도 까지 했다는 기사를 봤었는데요.   어린 나이에 너무 기대감을  가진 주변 여론이 그를 힘들게 한것은 아닌가 합니다.   마치 강수연이  베니스에서 씨받이로 상받고  매번 월드스타라고 호칭을 수십년째 달고 있지만 정작  강수연이 출연한 영화중 성공한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아이들의  이야기,  우리주변에도 아무도 모른다에서 나오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이 아무도 모르는 아이들을 세상이 알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들의 관심일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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