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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착한아이의 비극, 착한아이 컴플렉스

by 썬도그 200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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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착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심지어는  착하게 생겼다 까지 들어봤습니다. 외모를 형용하는 단어중에 착하다가 있는게 맞나요?
착하게 생겼다라는 말을 뜯어보면   성격이 부드럽다.  너그러울것 같다라는 좋은 의미도 있지만 
순종적일듯 하다.  하자는 대로 쉽게 따를것 같다 라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어머니가  항상 착하게 크라고 말했습니다.
저뿐 아니고  세상 모든 어머니는 아들이나 딸에게 착하게 크라고 합니다.
이 착함은 부모님에게 대들지 않고 속썩이지 말라는 의미도 있을 것 입니다.


착한아이 컴플렉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의 희망에 따라서 행동하는 아이들,  그렇지 않으면 부모님에게 혼남을 넘어서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밑바닥에 깔려 있고  엄마가 던져주는 칭찬속에서 아이는 길들여지기 시작합니다.   밖에 나가서 때쓰지 않기. 엄마가 먼저 물어보기전에는   뭐 사달라고 하지 않기.  나쁜짓 절대로 하지 않기. 아이가  이런 행동들 즉 엄마가 하지 말라는 행동규범을 잘 지켰을때  아이에게  엄마는 사랑과 칭찬을 줍니다.

그리고  스스로 착한아이라는 행동규범에 아이는 삶을 맞추어 갑니다.
문제는 이런 아이가 우리가  생각하는 착한아이로 클지는 몰라도   스스로의 공간에 갖히는  아이로 키울수 있습니다.
이런  착한아이들이 잘 걸리는  병아닌 병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의견을 숨기길 잘하고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욕망이 뭔지도 모르게 됩니다.
이런 착한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삶 자체가 수동적이게 됩니다. 엄마의 지시를 받는 마마보이처럼 변하기도 하죠.

거기에  자신의 장래에 대한 고민도 없어집니다.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크게 없습니다.
그저 남들에게 모나지 않고  튀지 않고 사는게  정답인줄 압니다.

물론  극단적인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지 이런 느낌을 가지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저였습니다. 과거형을 쓴것은  제가 20대 후반까지 그렇게 살았던것 같습니다.

착하다라는 단어를  이름보다 많이 듣고 살다보니  세상에 틀에 맞춰서 사는게 정석인줄 알았습니다. 최대한 둥글둥글하게 모나지 않게 살았죠.  거기에  내 의견은 없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게 있어도  단체를 위해 희생을 했습니다.  이게 나쁜행동은 아닙니다.  대를 위해 소(자신)을 희생하는것은 한국사회에서는 미덕입니다. 문제는  삶 전체가 그래 버리면 문제입니다.

모든  남을 위하고  우리를 위해버리면서 자신의 이익마져 가볍게  남에게 줘버립니다. 이건 건강한 삶이 아닙니다.
대학동아리 활동떄   수많은 희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희생들이  지금생각해보면  너무 과했구나 생각이 듭니다.
남들에게  걔는 참 착해! 라는 말 한마디 듣기위해서   수업빼먹으면서  M.T장소 사전답사하기도 했죠.

그런 삶을 살다가 지겨워졌습니다. 착하다라는 말좀 안들으면 어때.  내것도 챙겨야겠다라는 생각이 몸속에서 자라나더군요.
지금은 어느 누구보다 까칠합니다. 까칠해졌다고  제가 이기주의자가 되었다는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제 주장을 할줄 알고  그 주장에 힘을 실을줄 알게 되었습니다. 급작스럽게 변했다기 보다는 서서히 변했죠.  아이들에게 착하게 크라는 말은 잘못된것이 아닙니다.  부모님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말입니다. 문제는  무슨 행동을 금할때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줘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할때 다 가르쳐주지 말고 실패하더라도 지켜보는 모습으로 아이를 지켜봐야 할것입니다. 실패에서 배우는게 사실 더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실패하면  못난놈! 이라고 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할것입니다. 

착하게 키우데 왜 착해야 하는지  이유의 설명과  아이에게 무슨 일을 할 수 있게  동기부여를 잘 해줘야 할것입니다.
아이가 못한다고  이리 내봐! 아빠가 해줄꼐 하는 모습은  당장은 좋아도  나중에 큰 문제로 돌아올수 있습니다.

착하다라는 말은  많은것을 쉽게 포기할수 있다는 말일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혹 뭐 사달라고 하지도  아무런  욕망도 없어 보인다면  한번 살펴보십시요. 혹 아이가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아닌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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