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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외국사진작가

마틴 파의 사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마틴 파 회고 사진전

by 썬도그 202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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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성시대가 지나가고 있네요. 10년 전에는 전국에서 사진전이 펼쳐지고 지자체의 사진 축제도 꽤 많았습니다. 그러나 전국 사진학과가 계속 줄어들 정도로 사진의 인기는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의 인기는 계속 더 내려가겠지만 사진은 인류의 역사와 영원히 함께 할 겁니다. 왜냐하면 사진은 동영상보다 보편적인 매체이고 간편함과 기록성이 뛰어나서 동영상보다 사진을 더 많이 촬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진작가나 사진전의 인기는 계속 하락 추세네요. 이런 흐름 속에서 아주 좋은 사진전이 있어서 지난 주말 다녀왔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마틴파 회고전 

도봉구 창동역은 오랜 시간 공사 중인 역사가 최근 완공이 되었나 보네요. 아직은 빈 공간이 더 많지만 많이 채워질 듯하네요. 창동역에서 나와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있습니다.

창동역 근처에는 독특한 건물이 꽤 많네요. 

저 검은 건물이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고 옆에 둥근 건물이 로봇인공지능 과학관입니다. 들어가 봤는데 전체적인 전시 및 체험 수준은 낮은 편입니다. 지금 로봇들이 달리기를 하고 무술을 하는 시대인데 제대로 된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도 없더라고요. 로봇 기술력이 낮은 나라가 아니라고 하지만 요즘 미국과 중국 로봇 기술력을 보면 한국은 너무 초라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2만 5천 석 규모의 서울 아레나라는 K팝 콘서트 장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저것도 진작에 완공했어야 하는데 코로나다 뭐다 해서 차일피일 미루어지다 최근 다시 빠르게 짓고 있네요. 요즘 88 올림픽 운동장이 야구장으로 개조하느라 서울에 대형 콘서트장이 사라졌습니다. 고척돔은 너무 작고 일산 운동장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네요. 

오랜만에 찾았는데 1층에 있던 카페가 사라졌네요. 여기 사진책도 있고 카페로 운영하던 곳인데 카페가 사라졌어요. 큰 휴게실처럼 해 놓았는데 이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풍자냐 조롱이냐 논란이 있었지만 중요한 건 사진가의 태도

마틴 파는 다큐 사진작가입니다. 그러나 여느 다큐작가와 다른 점이 꽤 많습니다. 가장 독특한 점은 80년대부터 다큐 사진에 컬러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예술과 다큐는 흑백, 패션 상업은 컬러 사진이라는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컬러 사진 그것도 엄청나게 강렬한 색상의 사진은 패션 사진, 상업 광고 사진의 전유물이었죠. 

 

그런데 마틴 파는 강렬한 색을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전쟁, 기아, 테러, 정치, 사회 같은 흔한 보도 다큐의 소재도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일상 속 사람들을 촬영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인 다큐 보도 사진 에이전시인 매그넘에서는 그의 회원 등록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거세개 반대하던 매그넘도 마틴 파를 인정하고 나중엔 회장까지 시켜줍니다. 

마틴 파의 대표적인 사진 시리즈인 '스몰 월드'입니다. 유명 관광지에 찾아온 관광객들을 촬영한 사진으로 정형화되고 왜곡된 관광지라는 공간만 향유하고 떠나는 깃발 관광 즉 단체 관광의 모습을 풍자했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관광이 단체 관광으로 모였다 흩어졌다하는 관광지화된 공간은 가공된 이미지라서 싫어합니다. 관광이 아닌 여행이 좋죠. 이런 단체 관광, 오버 투어리즘을 꾸준히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은 세상' 시리즈 중에 1991년 촬영한 이 사진 속 인물들이 참 눈길을 끕니다. 딱 봐도 뽀글 파마에 효도 관광인지 효(孝)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참고로 마틴 파는 한국에서 사진전 하기 전까지 이 분들이 일본 관광객인 줄 알았다고 하네요. 일본은 효 문화가 없습니다. 한국이 유교 문화라서 효 문화가 발달했죠. 

 

마틴 파는 중산층을 참 많이 찍었습니다. 그래서 중산층을 비난하는 거냐는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의 또 하나의 대표작인 '마지막 휴양지'는 1980년대 영국의 철의 여인인 대처로 인해 경제가 붕괴되면서 많은 산업이 삭제됩니다. 영국병을 고치겠다면서 많은 서비스를 민영화하죠. 그 결과 많은 실업민이 발생합니다. 위 사진은 공업도시 리버풀 근처의 한 해안가에서 휴가나 휴식을 취하는 영국 중산층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정말 더럽고 냄새도 많이 날 것 같은 더러운 공간입니다. 

캐터필러 앞에서 일광욕을 하는 모습이 처참해던 당시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왜 중산층의 모습을 이렇게 불쌍하게 담고 불편하게 담냐고 지적합니다. 옹호하는 쪽에서는 이게 실제 우리들의 모습이지 않냐고 말하고 있죠. 그래서 사회를 풍자하는 사진이냐 아니면 조롱이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사진가의 태도이자 마음입니다. 

 

 

위 사진은 마틴 파의 초상 사진입니다. 마틴 파는 자신은 누굴 조롱하고자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니고 조롱의 대상은 사회 시스템이지 사진 속 사람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제가 봐도 저 사람들을 조롱한 것 보다는 민영화, 경제 합리화 속에서 쓰러져가는 영국 중산층의 고통을 담은 사진으로 느껴집니다. 

 

원효 대사 해골물이라고 엄청나게 비난하는 분도 있는데 다 일심유심조겠죠. 

 

초상권 개념이 없던 시절의 호기로운 마틴 파의 촬영법

위 사진 속 여성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게 자연스러운 표정입니다. 마틴 파는 플래시를 강제로 발광하고 근거리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낮에 플래시를 터트리면 사진 속 색상이 더 강렬하게 담깁니다. 

 

노순택 사진작가가 흑백사진으로 강렬한 플래시를 사용하는 것도 비슷한 방식이죠. 그리고 초상권 무시하고 촬영했습니다. 초상권 개념이 크게 부각된 건 몇 십년 안 됩니다. 그것도 법으로 확실하게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판사마다 판단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군중을 촬영한 사진은 초상권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처럼 주 피사체가 확실한 사진은 초상권이 있죠.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마틴 파는 그냥 막 찍었습니다. 그것도 근거리에서 플래시 터트리면서요. 지금은 카메라 박살 났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경찰 불렀겠죠. 그러나 영국인들은 좀 더 사진에 대한 태도가 너그러운 편인지 마틴 파 다큐를 보면 바로 앞에서 촬영해도 불쾌해하지 않더라고요. 

 

초상권 개념이 없거나 잘 알지 못했던 호시절에 활동한 다큐 사진가들이 참 많았습니다. 지금은 저렇게 찍지 못합니다. 앙리 브레송, 로버트 카파, 로베르 두아노 등등 우리가 사랑하는 클래식 사진가들의 사진은 거의 대부분 초상권 허락 없이 촬영했습니다. 

 

그러기에 오히려 그 시절을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잘 담았습니다. 

 

자본주의 세상을 비판한 상식 시리즈

마틴 파의 또 다른 유명 사진 시리즈는 상식 시리즈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1999년까지 세계적인 소비주의를 비판한 사진입니다. 링 플래시와 접사 렌즈를 끼고 강제로 발광을 하면 공산품과 음식의 강렬한 원초적인 색이 더 도드라집니다. 80,90년대는 아니 지금도 자본주의 세상을 대변하는 것이 플라스틱과 패스트푸드가 아닐까 합니다.

 

대량으로 생산해서 대량으로 소비하는 몰취향의 시대, 대량 생산을 하니 가격이 싸고 싼 가격에 과잉 소비를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이 상식 시리즈는 한장의 사진이 아닌 위 사진처럼 모자이크처럼 붙여 놓고 봐야 의미가 잘 보입니다. 독일 사진작가 '안드레이 거스키'가 공간 전체를 큰 카메라로 담아서 자본주의를 담은 주제는 같지만 마틴 파는 접사 렌즈로 찍고 저렇게 붙여서 자신의 사진 시리즈를 완성해 갔습니다. 

 

마틴 파는 사진집 문화를 발전시킨 분이고 수익금도 전시회가 아닌 사진집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사진미술관은 총 90권의 마틴 파 사진집을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배치했습니다. 영리한 아이디어입니다. 

 

한국과 북한을 담은 마틴 파

마틴 파는 2004년, 2007년 한국에도 방문합니다. 그때 한국을 담은 사진들입니다. 뭐 흔한 기록 사진으로 그 이상의 느낌은 없습니다. 한국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닌 채 방문한 것이 아닌 그냥 흔한 서양 관광객의 시선이네요. 물론 대형마트나 우리들의 풍경, 패스트푸드처럼 색이 강렬한 공간을 참 많이 담았습니다. 

 

마틴 파가 색채 감각이 꽤 뛰어난 사진가입니다. 그래서 그 강렬한 색 때문에 세계적인 다큐 사진가가 되었죠. 

다큐 사진가들이 참 가고 싶어 하는 나라 북한 사진도 있습니다. 

 

죽음의 셀피 

죽음의 셀피는 시리즈 제목이 좀 과합니다. 이게 무슨 죽음의 셀피겠어요. 그냥 셀피죠. 

이게 죽음의 셀피죠. 최근에도 셀피 찍으려다 사망한 사고가 들일 정도로 사진 찍다가 죽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사진 욕심 때문이죠. 남들이 사진을 보고 부러워하고 감탄해 주길 바라는 그 욕심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진을 보고 '죽음의 셀피'를 느끼긴 쉽지 않네요. 차라리 셀피 시대를 담죠. 셀피는 생각보다 사진 역사에서 큰 시선의 변화였습니다. 

 

셀피가 없던 시절에는 나를 촬영하려면 누군가가 나를 찍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남이 나 찍으면 마음에 들게 찍나요? 아니죠. 이상하게 찍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평상시 내 모습을 담죠.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찍은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를 며칠 후에 알았습니다. 

 

그러나 디카 시대가 되면서 촬영한 사진을 바로 확인이 가능하게 되었고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 등장으로 셀피가 등장합니다. 내 모습을 내가 찍는데 마음에 들 때까지 찍고 마음에 안 드는 사진은 삭제했습니다. 나의 객관적 모습이 아닌 잔뜩 꾸미고 연출한 사진이 나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합니다.

 

셀피도 중독이라서 셀피 오지게 찍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도슨트가 있고 목,금,토,일은 오후 2시에 1시간짜리 마틴 파 다큐도 상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와 소비주의 사회를 풍자한 사진, 한국과 북한을 기록한 사진을 볼 수 있는 좋은 사진전입니다. 

 

주말에 들려보실걸 권합니다. 마틴 파 사진전은 10월 중순까지 합니다. 무료 전시회입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서울 도봉구 마들로13길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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