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한 때 좀비물만 만들더니 이제는 좀 차분해져서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와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예전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내는 영화나 드라마는 많이 사라졌네요. 그럼에도 올해 눈여겨볼 넷플릭스 드라마 중에 하나가 <자백의 대가>입니다.
여러 배우들의 출연 무마로 인해 출발이 늦었던 드라마 <자백의 대가>

드라마 속 배경은 2022년으로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제작이 꽤 오래전에 마무리 된 드라마 같더라고요. 실제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드라마가 여러 여배우의 손을 거치는 과정에서 배우와 감독 모두 교체가 되었더라고요. 애초에는 송혜교와 한소희에게 갔다가 두 배우가 출연이 무산이 되자 전도연에게 출연 제안이 갑니다.
전도연이 출연을 한다고 하자 김고은은 대본도 안 읽어보고 출연했다고 합니다. 이는 김고은에게는 대단한 행운입니다. 솔직히 요즘 김고은 나이대의 여배우 중에 김고은만큼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하고 작품 선택력 좋은 배우가 없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느꼈지만 앞으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 통틀어서 한 20년은 김고은이 이끄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11화에서 덜컹거리지만 모든 화가 좋았던 드라마 <자백의 대가>

시나리오가 아주 좋습니다. 너무 좋아요. 소재는 너무 흔하디 흔한 범죄 스릴러인데 그 내용은 너무나도 신선하고 매혹적입니다. 시나리오는 감독이자 작가인 권종관이 썼습니다.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라는 작품으로 입봉을 했지만 후속 작품이 없는 걸 봐서는 연출 쪽으로 불러주지 않나 봅니다.
앞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계속 활동하시는 게 어떨까 할 정도로 시나리오가 너무 좋네요.
이야기는 미술교사인 안윤수(전도연 분)이 작업실에서 칼에 찔려 죽은 남편을 붙잡고 울부짖으면서 119에 전화를 거는 장면부터 나옵니다. 경찰은 남편이 죽었는데 너무나도 태연한 안윤수를 의심하고 경찰 출신 검사 백동훈(박해수 분)에게 사건을 넘깁니다. 백동훈 검사는 안윤수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모든 초점을 안윤수에 맞춰서 조사를 하고 감옥에 넣어 버립니다.
그렇게 백동훈의 언론플레이 까지 곁들여지면서 안윤수는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범인이 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치과 의사 부부를 독살한 후에 교도소에 들어온 모은(김고은 분)이 둘 다 독방에 갇혀 있는 기회를 틈타서 자신은 이미 사형을 받을 것이기에 한 명 더 죽인다고 형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안윤수에게 제안을 합니다.
"내가 언니 남편 죽였다고 할테니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그 부탁이란 누군가를 죽여달라는 부탁이었죠.
어린 딸이 걱정이 되는 안윤수는 이 부탁을 받아들이고 모윤의 자백으로 안윤수는 풀려나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이야기가 초반에는 그냥 흔한 범죄스릴러인 줄 알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여성 버디 장르로 변하는 모습이 너무 매끄럽네요.
두 여성이 서로를 이용하다가 서로에게 공감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파장은 확장되고 묵직하게 됩니다. 물론 단점도 많은 드라마입니다.
몇몇 캐릭터는 좀 단순해 보이고 11화의 범인 등장은 끔찍스럽다

드라마와 영화나 감독이나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변화하는 캐릭터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백동훈 검사 캐릭터는 그런대로 좋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검찰들이 보라고 만든 캐릭터 같다고 느껴질 정도이고 이름도 동훈입니다.
반면 몇몇 캐릭터는 좀 단순합니다. 또한 개연성에 의문이 드는 부분도 좀 보입니다. 보호관찰 공무원은 안윤수에게 너무 너그럽게 대하고 교도소 여자 간수는 모은에게 엄마처럼 대합니다. 이런 건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힘이 좋아서 10화까지 쭉쭉 나갑니다. 그 힘은 그럼 실제로 안윤수의 남편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궁금증이죠.
그런데 11화에 범인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범인이 너무 뜬금없다는 점이 용두사미라는 느낌까지 들고 결국은 보다 말았습니다.
연출 좋고, 시나리오 좋고 두 여자 배우의 연기 오지게 좋고 모든 것이 좋았다가 11화에서 흥이 다 깨집니다. 그러나 다시 11화를 보다 보니 뜬금없는 범인 등장이 아쉽지만 이야기가 그런대로 좋고 12화는 아주 아름다운 마무리로 이어지네요.
12화가 진국이더라고요. 12화 안 봤으면 큰일날 뻔했어요. 두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의 힘도 아주 좋고 마무리도 좋았습니다. 전도연과 차세대 전도연이라고 느껴지는 김고은의 연기 차력쇼가 너무 좋네요.
하반기에 본 넷플 드라마 중 가장 좋았던 <자백의 대가>

2025년 전반가는 <폭싹 속았수다>가 지배했다고 할 정도로 넷플릭스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이렇다 할 드라마가 없었어요. <은중과 상연>도 참 좋은 드라마였죠. 그런데 이 드라마도 좋네요. 두 드라마 모두 김고은이 등장한다는 것이 이채롭네요. 작품 보는 눈도 좋아요.
물론 이 드라마는 전도연 출연 때문에 무조건 한다고 하는데 두 배우가 높은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서로 공진화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볼만한 드라마이자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아서 넷플릭스 드라마 전 세계 순위 4위까지 오른 드라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