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열폭주로 인한 인천 한 아파트의 어마어마한 피해를 보고서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기차의 열폭주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초창기부터 전기차 화재 위험이 컸죠. 다만 요즘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들이 1번 충전으로 500km 달리고 급속 충전 기능을 넣다 보니 폭발 위험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일수록 전기차는 멀리 가지만 대신 폭발 위험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바꾼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열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가 나온다고 해도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장거리 운행을 하는 자동차보다는 셔틀 차량이나 시티카에 먼저 사용할 듯합니다.
배터리 폭발 위험은 스마트폰에도 있죠. 그러나 스마트폰은 크기가 작고 전기 배터리 폭주 가능성만 보여도 차단하는 시스템이 있어서 자주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로 피해 봤다는 소리 요즘 거의 뜸해졌죠. 갤럭시 노트 7 배터리 폭발로 삼성전자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이런 위험성을 줄이려는 노력은 스마트폰 제조사나 자동차 회사도 하지만 배터리 회사도 참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폭발 위험을 줄이는 소재를 LG 엔솔이 개발하다
LG 에너지 솔루션은 아이폰에 배터리를 납품합니다. 애플은 다양한 회사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는데 그중 하나가 LG 엔솔입니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공급업체로도 유명하죠. 이 LG 엔솔이 인간 머리카락의 100분의 1에 해당되는 1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배터리 음극과 집전체 사이에 SRL를 넣어서 배터리 내의 퓨즈 역할을 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정상 온도에서는 전기가 자유롭게 흐르지만 배터리 온도가 안전한 범위를 넘어선 90도에서 130도 이상 과열되면 SRL은 열에 반응해서 분자 구조를 변화시켜서 전류 흐름을 끊어 버립니다. 쉽게 말해서 퓨즈가 끊어지는 것처럼 배터리의 전기 공급을 차단합니다.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배터리 퓨즈 SRL
SRL 퓨즈는 온도 1도가 상승할 때마다 전기 저항이 5000Ω이 증가합니다. 이 SRL의 최대 저항은 상온의 1000배 이상입니다. 그럼 과열을 감지해서 SRL이 엄청난 전기저항으로 전기를 못 흐르는 건 좋은데 한번 쓰고 버려야 하는 것이라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합니다. 그러나 SRL은 온도가 내려가면 저항값도 내려가서 배터리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SRL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서 LG엔솔은 코발트 리튬 전지에 못을 받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보통 배터리에 구멍을 내면 연기가 나고 열폭주가 일어납니다. 그 비율의 약 16%로 100번 박으면 16번은 열 폭주가 일어납니다. 그러나 SRL을 탑재한 코발트가 들어간 리튬 이온 배터리는 못을 박아도 발화하지 않았습니다. 위 이미지, A, B, C에서 잘 보여줍니다.
이어서 전기 자동차에서 많이 사용하는 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에 약 10kg 무게를 떨구는 실험을 했습니다. 표준 배터리들은 10kg 무게의 공을 맞으니 모두 배터리가 열폭주를 했습니다. 그러나 SRL은 발화하는 것이 30% 정도였습니다. 누르는 힘에는 발화가 되긴 하네요. 0%가 아닌 것이 아쉽지만 30%도 어디예요. 그리고 30% 배터리에서 열폭주가 일어났지만 금방 연소가 끝이 났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D,E,F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터리 열폭주를 막아주는 SRL 퓨즈 실증 테스트 중
이렇게 좋은 기술도 실증을 거쳐야 합니다. 또한 대량 생산이 안되면 적용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에 LG 엔솔은 단시간에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실험을 통과했습니다. 따라서 조만간 전기차 배터리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