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석고상 외워서 그리는 미술기능인을 뽑아오던 미대에 반기를 든 홍대

by 썬도그 2009. 3. 12.
반응형

일전에 제가 한국 미대 입시의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있었습니다

석고상 똑같이 그리는게 미술에 소질이 있는 건가?

라는 글에서  영혼 없이 석고상 그리는 것을 외워서 그리는  미술마저도  암기식 교과로 바뀐  한국 미대 입시의 개탄스러운 모습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미대생이나  많은 분들이   석고상을 그리는 것은 기본기를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시더군요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아   쉽게  한국 미대 입시가 바뀌지 않을 듯하네요.
저 로마시대 영웅들인 아리아스, 아그리파, 줄리앙 등을  줄기차게  학원에서 학교에서 그리는 모습 이게 미술이고 예비 예술인의 자세인가요?  이건 국제기능올림픽 미술 부분에 출전할 선수를 뽑는 모습입니다. 

석고상이 기본 테크닉을 그린다고 하지만  꼭 그런 테크닉을 테스트해서  아티스트가 아닌 테크니션을  미대에서 뽑아가는 모습은
결코 아름다운 모습은 아닙니다.  사물을 얼마나 더 똑같이 그리는  고전주의 미술만이 정답 일리가 없죠.


미술의 선진국들은  이런 석고상 보고 누가누가 더 똑같이 그리나 식의 테크니션을 테스트하는 방법을 쓰지 않습니다.
기능성이 아닌  학생의 가능성을  보고 선발합니다.   미켈란 젤로는  자신의 작품은  머리에 있다고 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그림과 조각을 그대로  머리 밖으로 꺼내는것이 미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머리속에 아름다운 다비드상이 없었다면
결코 머리밖으로 나올 수가 없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이름으로 된 작품들을 모두 미켈란젤로가 그리지 않습니다.

생각은 미켈란젤로가 하고  그 생각을 말로 설명하고 대충 스케치해주면  제자들이나 조수들이 거들었죠.
우리 미술계라면 그 조수들에게 어쩜 이렇게  잘 만들었니 하며 조수들에게 박수를 쳤겠죠. 하지만 그 조각과 그림은  미켈란젤로 머리로 생각한 것이기에  세상 사람들은 미켈란젤로에게 박수를 치고 존경하고 칭송하는 것입니다.   조수들이 미켈란젤로 같은 멋진 생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미술을  머리로 그린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한국 미대 입시를 보면  손으로 그리는 그림만 평가하고  달달달 석고상 그리는 거 외워서 그리는 모습에서 무슨 훌륭한 아티스트가 나오겠어요.  생각의 틀에 박힌  예술들만 나오죠.  창조력이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  석고상의 틀에 갇혀서 고등학교 시절을 지내는 모습은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석고상 외워서 그리기  이제 그만을 외친 홍대 총장

홍대 총장이 기자 간담회를 했습니다. 홍대라면 우리나라 양대 미술대의 한 축이죠.  홍대와 서울대 미대가 가장 유명한걸로 알고 있는데 홍대총장이  석고상 외워서 그리는 것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테크니션 선발대회, 기능인 선발대회가 되어버린  미대 입시에 큰 반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입시를 치를지는 자세하게 알리지는 않았지만 기존 방식을 접겠다고 합니다.
자세히 알리면 미대 입시학원들이 또 매뉴얼 만들어서 외우게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죠.

미술계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제가 느끼는 한국미술은 왠지  학연에 얽매여있고   창조성이 무척 떨어져 보입니다.
몇몇  틀을 벗어난  미술가들이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공산국가 같다고 할까요? 오히려 공산국가인 중국 미술보다 진보적이지도 못하고   세련미도 크게 없고  좀 그래요.   이건 제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한국도 중국과 일본 못지않게  존경받고 인기 있는 미술가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미대 입시  이제 좀 확 뜯어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까지  사물을 똑같이 그리는 게 미술의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 건가요.

똑같이 그리는 테크닉은 자기가 구상미술로 진로를 정하면 그때 연습하고 배워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기술입니다.  억지로 하는 것보다 자기가 원해서 하면 그 테크닉 배우는 속도는  몇 배는 더 빠르고 재미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