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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느림의 미학이 있는 영화들

by 썬도그 2009.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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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낭소리가 빅히트를 치고 있습니다. 독립영화사상 기록적인 100만명 관객 동원을 넘어섰습니다.
워낭소리가 인기가 있는 이유중 하나는 기존 영화들이 간과하던  느림의 미학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빠르고 쉽게 살수 있는데  지금은 이름도 생소해진  소에게 사료를 먹이지 않고 꼴을 배서 먹이는 느림을 소에게 주었고 소는 보답으로 느리게 오래 살다 죽었습니다.

이 모습에 우리들이 간과하고 살았던 느림과 그 느림속에 스며든 정성에 대한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꽃보다 남자 같은 드라마가 돈으로   정성마져도 살수 있다는  논리를 전파하고 있는 반대점에  워낭소리가 있습니다. 

이 느림의 미학은  빠름이 미학에서는 느낄수 없는 사소한것에 대한 가치,  세상 모든것에 대한 가치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저그런 소와 할아버지지만  그 둘의 관계를 3년동안 느리게 지켜본 카메라가 없었다면 우린 결코 그 감동을 발견할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느림의 미학을 담은 영화들을  담아봤습니다.

나무의 자라는 속도만큼 감동이 깊은  나무를 심는 사람



이 애니메이션을 처음본게 90년도 초였는데 그 놀라운 화면에 눈을 뗄수가 없습니다.  파스텔풍의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프로방스의 벌거숭이 산을  한 남자가  씨를 뿌리고 가꾸어서  푸른 산으로 만드는 과정을 담았는데요.  노인이 될때까지 나무를 심는 남자의 모습의 참 무던하고 우직스럽다라고 느껴졌지만 이 애니를 제작한  감독 프레드릭 백의  우직함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모든 그림을 혼자 그렸고  기존의 셀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배경과 주인공을 한장한장 혼자 그렸다고 합니다.  애니를 만들다가 실명이 되어 한눈으로 애니메이션을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이 애니를 보고 감명을 받지 않는다면  마음이 탁한분이 맞을듯 합니다. 




형을 찾아가는 느린 걸음 스트레이트 스토리


73살의 앨빈 스트레이트(Alvin Straight: 리차드 판스워스 분)은 언어장애가 있는 딸고 함께 살다가 쓰려지게 됩니다.
보행기를 필요로 하는 이 노인은 옹고집으로 버팁니다. 그런 그에게 형이 중풍으로 쓰려졌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오해로 인해 연락을 안하던 사이게 된 형제,  동생은  형이 죽기전에 만나보기 위해 형의 집으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차도 없고 운전면허증도 없습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자신이 몰고다니는 잔디깍이차량을  개조한 트랙터를 몰고 시속 5마일로  6주간의 긴 여행을 떠납니다.

무식해 보일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이트의 행동이 무식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마라톤을 하는 사람도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는 사람도 깊은 심해를 잠수하는 사람들도 다 무식해 보일것 입니다.  이 기나긴 여행을 느리게 한 스트레이트 형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이 영화는 실화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느리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 행복의 가치를 깨닫는   제 8요일



아리는 너무나 바쁜 사람입니다.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모자랄 사람이죠. 이런 일 중독자같은 남편을 증오한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별거에 들어갑니다. 갑자기 삶이 엉망이 된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 아리, 부인을 찾아가는 길에  재수없는 사건하나에 휘말리게 됩니다.  다운증후군의 아리의 개를 차로 친것입니다.    처음에는 모른척 하고 도망칠려다가 조지를 태우고  조지가 있는 요양원에 가게 됩니다. 사실 조지는 요양원에서 막 탈출했습니다.  

이렇게 아리는 조지를 만나게 됩니다. 아리는 이 만남이 원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그냥 길가다가 누군가 뱉어놓은 껌을 밟은 느낌이었죠.  하지만 조지는 아리를 친구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를 무척 따르죠.   조지는 틈만나면 환상을 자주 꿉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있구요.   초콜렛 알레르기가 있어서 초콜렛을 먹지 못합니다. 조지와 헤어진 아리는 다시 홀로 삶을 이끌어 가지만 뭔가가 자꾸 빠진듯 주저주저 하게 됩니다. 그러다 조지가 요양원 친구들과 함께 습격을 했습니다.  아리의 강의장에 와서 한바탕 야단법석을 떠들고  아리와 조지는  아리의 딸의 생일에 맞추어서  해변가에서 폭축놀이를 합니다.
그 모습에 아내는 마음을 다시 엽니다.   그리고 조지는  어머니를 만난다면서  먹으면 안되는 독약같은 달콤한 초콜렛을 먹고 자살을 합니다. 하지만 조지의 얼굴은 환한 미소가 펼쳐집니다.





초고속으로 살던 아리가  다른 사람의 시계보다 느리게 사는 조지를 만나 천천히 사는 법을 깨닫는 이 영화,  잊지 못할 영화입니다.
신은 제8요일에 조지를 만들었다.   이 마지막 멘트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입니다. 아 그 엘마리아치가 부르는 마마!! 로 시작되는 노래도 최고죠.




전쟁도 멈춰버린 공간 지중해



영화 지중해는 참 재미 있고 웃음이 나오는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코메디 영화는 아닙니다.  그냥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인데요.
2차대전시 이탈리아 해군소속의 8명의 병사는 그리스의 조그만 섬에 배치받습니다. 처음에는  외국군대가 들어온 모습을 탐탁치 않게 보던 마을주민들과 알력싸움도 하지만  이 마을의 순박함과 평화로움 그리고 지중해에 떨어지는 햇살에  동화되어 군인 신분을 잊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지내게 어울려 지내게 됩니다.  위의 장면이 압권인데요.  마을주민들과 축구를 차던 8명의 병사위로 한대의 경비행기가 착륙합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전쟁이 끝났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이 병사들의 존재를 까맣게 잊었던 것이죠. 몇몇은 마을을 떠나 고향으로 가고 몇몇은 이 섬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나이가 들어서 다시 만나게 되죠.  이 영화에는  지중해의 느린 햇살이 살아 숨쉽니다. 그냥  스크린속으로 들어가서 축구를 같이 하고픈 생각이 들게 하네요



패스트푸드가 아닌 정성들인 밥상의 거룩함을 느끼게 하는 카모메 식당


카메모 카모메식당은  북유럽의 도시인 헬싱키의 거리에 세워진 일본인 사치에가 경영하는 식당입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이 식당을 찾지 않습니다.
그냥 주인은 멍하니 하루를 지내다가 문을 닫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일본 애니를 좋아하는 청년이 찾아옵니다. 이후에  일본인 관광객과 그냥 아무생각없이  지구본을 찍어서 온곳이 헬싱키라는 미도리를 알게되죠.   미도리는 사치에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남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지 않고  주먹밥을 주메뉴로 삼는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이 영화는 참 소박하고 기다림을 뭔지 알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그 진득함이 행운을 불러일으킨다는 내용입니다.
이 2명의 주연배우와 오기가미 나오코감독이 다시 모여서 안경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는데요. 국내에서는 언제 개봉하는지 (개봉했는지) 궁금하네요.




  느리게 영화보기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노스텔지어



세계적인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노스텔지어는  영화 내용이 느림을 주제로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제목 그대로 향수에 관한 이야기인데 영화자체는 느립니다. 2시간짜리 영화에  영화컷이 100컷이 약간 넘습니다.
한컷이 보통 2,3분짜리라서  보고 있으면 좀이 쑤십니다. 허리우드 영화처럼  1초에도 수장의 화면을 보여주는 것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중간에 뛰쳐나갈만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그림보듯히 한장 한장  고전명화를 보듯 느리게 보는 재미를 알게 해주는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꼭 빠른것만이 정답이고 재미있다는 편견을 버리게 해주는 영화이죠


살다보면 정말 멀미날 정도로 빠른 세상에  구역질이 나올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지구에서 뛰어내리고 싶을때가 있죠.
항상 누군가보다 빠르게 빠르게 달려야 한다고만 배워온 우리로써는 그 해법을 잘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에게 정답을 귀에 대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만 그 낮은 목소리를 들을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듣지 못합니다.
조금만 삶의 속도를 늦춰보세요. 그러면  그 목소리가 들릴것 입니다.

이외에도 영화 제작하는데 20년이 넘게 걸렸다는  더 폴이라는 영화도 기억에 많이 남네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느림의 미학이 있는 영화가 있나요?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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