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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청년인턴제로 취직했다가는 경력인정도 못받고 나이만 든다

by 썬도그 2008.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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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실업문제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10년전에 친구녀석이 뒤늦게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자리를 이리저리 구하면서 한탄하던
소리가 아직도 들립니다. 입학할때는 경제 호황기이고 이공계라서 밥굶지 않겠다고  들어간 학과, 그러나 군대를 갔다오고 정작 졸업을 앞두고는 오라는 곳은 별로 없고  간혹 있는곳도  지방근무지가 대부분이어서 마음에 내켜하지 않아 하더군요.
가고 싶은곳은  명문대 출신만 선호하니 이래저래 고민을 하더군요.  그리고 몇달후 취직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턱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녀석 표정이 별로더군요.  왜 그런가 봤는데  취직은 취직인데  정규직이 아닌 청년인턴제로
입사한것이였습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인턴으로 취직했는데  정규직도 아니고 비정규직에다가 월급도 박봉이어서 녀석 표정이
크게 좋아하지 않더군요. 그래도  돈 번다는 사실에는 희미하게 웃더군요.  교수님이 그곳이라도 가라고 소개시켜주었다고 합니다.

술자리에서 살짝 물었죠. 거기서 뭐하는데.  한자검색도 하고.   한자검색?   모르는 한자 나오면 내가 옥편찾아서 무슨 한자인지 주석달거나  자잘한  사무실 업무보조를 한다고 합니다.  한 2년을 그렇게 인턴생활을 하다가 다른곳으로 취직을 했습니다.
그때 또 넌지시 물었죠. 취직했다면서 한턱 쏴라~~ 그때는 진짜 쏘더군요.  그리고 표정이 무척 밝아졌더군요. 하고 싶은 일 하게 되었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또 살짝 물어봤습니다. 너 2년동안 인턴생활한거 경력에 포함되냐? 했더니 

미쳤냐?  오피스업무보조가 무슨 경력이냐. 내가 사장이라도 경력취급 안해주겠다. 
사실 저도 그 모습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전에 다녓던 직장에서는 해마다 겨울즈음에  인턴이라는 직원들이 회사에 옵니다. 하지만 하는일은  단순업무가 전부입니다.  4년제 나와서  복사하기, 워드편집, 서류정리, 서류편집, CD굽기등  잡다한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것이 경력쌓는것도 아니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회사입장에서는  아주 좋았습니다.  청년인턴제라고  하여  인턴으로 직원을 채용하면  채용한 한 사람당 30에서 5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회사에 지원해줍니다. 인턴월급이 80에서 100만원 사이였는데  월급 50만원정도에 고급인력을  채용하는 효과이니
회사입장에서는 아주 좋았죠. 그래서 해마다 수명을 뽑아놓고  정식채용 하기전에  대부분을 내보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인턴들을 채용하죠. 

원래 취지는  청년인턴제를 통해  실업률을 낮추고  인턴제를 통해 회사의 고용부담을 적게 하여  고용창출의 목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검증된 인재만 채용할수 있게 하는 취지였는데 이걸 악용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어떤회사는  인턴직원들 다 내보내놓고
회사 다니는걸로 위장하여  정부로부터 청년인턴제 보조금을 꼬박꼬박 타내는  회사도 있습니다.


청년인턴제를 통해 취직한 대졸실업자들은 과연 그게 좋을까요?
그냥 집에서 노는것보다 한푼이라도 버는것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1년이(1년이 지나면 퇴직금을 줘야함) 지나기전에 이런저런 이유로 회사에서 짤립니다.  인턴은 정식채용된것이 아니기에  권고사직하기도 싶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회사에 청년인턴으로 취직해서 또 1년안되서 짤리고 이렇게  이리저리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다가 나이만 듭니다. 청년인턴직을 했다고 이력서에 적어놓아봐야
면접관들은 그 경력 인정도 안해줍니다.  그냥 1년  논것과 똑같은 것이죠.

그래도 워낙 일자리가 없다보니 이런 궁여지책이 정부에서 쏟아내는군요.
이명박 정부는 청년실업대책으로   청년인턴제로 2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예산 776억원을 배정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꿈대로  인턴제를 통한 고용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비정규직의 삶을  경험해 볼 뿐이죠.
좀 격하고 박하게 말하면 경력으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정부에서 주는 용돈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모습이
청년인턴제입니다.

이런 대책말고  다른 청년실업대책은 없나요?
제 생각에는 별로 없을듯 하네요.  고학력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한 한국  대부분의 20대가 대학생인 나라에서 대졸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려고만 하니  일자리가 있겠어요. 어차피  대졸자에게 맞는 일자리는  정해져있고 늘지 않는데요. 대졸자만 늘어나니 문제인듯 합니다. 대졸자들이 눈높이를 낮추던지 아니면  대졸자 초봉을 고졸보다 약간높게 주는 수 밖에 없을것 입니다.

그리고 청년인턴제는 왜 대졸자만 혜택을 주나요. 차라리 대졸미취업자 구제인턴제라고 해야 함이 옳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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