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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졸속행정의 표상인 광명역을 가다

by 썬도그 2008.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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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밤에 광명역을 가봤습니다. 너무나도 화려한 곳이라  야간에 촬영겸 어떻게 생겼나해서
자전거를 몰고 가봤습니다. 구글어스에서 보니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더군요. 자전거로 한 40분정도만 밟으면 도착할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제가 자전거로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광명역으로 가는 대중교통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지금은 1호선 시흥역과 광명역을 운행하는 지하철이 생겼지만 광명역이 처음 생기던 99년도에는 그런게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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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을 건설하던 모습을 예전에 차를 몰고 가면서 봤었는데 광명시 허허벌판에 커다란 건물이 우뚝 서있었습니다. 처음엔 뭔가 했습니다.  논밭에 무슨 저런 커다란 생뚱맞은 건물인가 했는데 그게 광명역이더군요

광명역은 4천억을 들여서 99년에 완공됩니다.  광명역은  KTX의 시발역으로써 서울서남권및 경기도 광명,의왕,안양,안산,부천등  경기도지역의 발전을 위함과 동시에  시흥역과 서울역사이의 과도한 열차 운행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지어집니다.    열차가 꼭 서울역에서 출발할 이유는 없지요.  광명역에서 내려서 서울역까지는 전철을 타고 가면 됩니다. 하지만 이건  정부의생각이고  일반 국민들은 광명역에서 열차가 출발하고 종착하면 지방에서 올라오거나 서울로 되돌아오는 사람들은   1시간가량 더 가야 서울역에 도착하는것입니다.

예를들어서  부산에 출장갔다고 돌아온 김과장은 집이 노원구라면  부산에서 광명까지  2시간 반 걸려서
광명역에 도착한뒤에 다시 전철을 갈아타고  한시간 넘거 걸리는 집에 간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너무나 비효율적이지요. 부산에서 광명까지는 2시간 30분정도인데  광명에서 전철로 노원까지 갈려면 한시간 이상을 더 가야 하니까요. 뭐 저야 광명역에서 버스로는 15분 거리이니 좋지만요

하지만 경기도 서남부 발전과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광명역이 시발역이 되는게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1호선 지상에 노출되어 있어 지역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는데  2호선처럼 지하로 언젠가는 내려가야 할것입니다.

그러나

광명역만 지을줄 알았지   어떻게 광명역에 가야하는지 사람들이 알지 못했습니다. 셔틀버스 몇대가 광명역으로
지나갈뿐  대중교통이 준비되지 않아서 광명역은 개장하자 마자 파리를 날립니다. 참 졸속행정이죠.
자전거로 30분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저는 집에서 광명역 갈려면 대중교통이 거의 없었습니다. 택시타고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지금이야  대중교통도 예전보다 많아졌구 결정적으로  광명역가는 전철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에 몇대 안됩니다. 시간맞춰서 타지 않으면 타기 힘듭니다.

이렇게  연계교통수단이 미비하니   광명역을 시발역으로 할려는 계획은 보기좋게 엉망이 됩니다
보다못한 건교부가  서울역에 900억을 쏟아부어서  새로운 고속철도 역사로 서울역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KTX의 시발역은 서울역이 되고 광명역은 정차역이나 간이역수준으로 몰락합니다.
그러길래 만들때 연계교통수단좀 잘 만들어 놓지 허허벌판에 만들어 놓을때부터 이상했습니다.
주차장은 어찌나 넓은지 무슨 KTX탈려고 사람들이 자가용몰고와서 주차시키고 지방에서 일보고 집에 가는
그런 바쁜비지니스맨이 많은줄 알았나 보네요

그리고 이제는 영등포역도 정차시킬려는 노력에 경기도 서남부시장들이 모여서 궐기대회도 하더군요.
영등포에 KTX가 정차되면 광명역은 그 입지가 더 줄어들것입니다. 

원래 광명역은  주변에 대형유통센터, 호텔, 국제회의장, 그리고  음반유통센터를 주변에 건립할려고 했었습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개발전에  설계조감도를 보여주면서 3D그래픽으로 사람들이 웃으면서 지나가고
엄청나게 화려하고 꽃과 새가 우는 곳으로 묘사하잖아요. 하지만 실제는 그런 풍경이 아니고  잡풀이 자라고
새는 물런 사람의 숨결도 많이 들리지 않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하루에 1만명도 안되는 승객이 타고 내린다고 하니 문제가 심각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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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을 가지고 갔는데 메모리카드를 안넣고 왔네요.  총알없이 총만 들고 나와서 뭐하자는건지
그래서 권총인 핸드폰 디카로 찍었습니다.  광명역 주변은  잡풀이 자라고 있었구  자동차는 가끔 한 두대씩 지나갔습니다.  마을버스와 관광버스 혹은 부천에서 오는 시외버스가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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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경은 환상적입니다.  인청공항의 일부를 뚝 뜯어서 옮겨놓은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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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에는 사람 대여섯명이 왔다갔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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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도 없는데 TV는 혼자 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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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권을 끊는 사람도 별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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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찍기에는 최고의 역사인듯 합니다. 정말 화려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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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각장애인분들을 위한 안내센터의 LCD화면은  에러가 난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고장나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  신경도 안쓰는 듯 하네요.


이런 생각을 잠깐 해봤습니다. 군대로 치면 이런 광명역에 근무하게 되면 땡보직이라고 하는데
광명역에서 근무하는 철도청분들은 그런생각을 솔직히 하고 있지  않을까요?


광명역을 나오면서  광명역 근처에 온통 택지개발한다고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더군요.  원래 광명역 완공과 함께 다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광명역만 먼저 만들고 연계교통수단미비와 부대시설 미비로   썰렁한 간이역수준이 되어버렸네요.   연계교통도 원래 더 많았는데 사람들이 광명역에 가질 않으니  적자운행하다가 몇몇 대중교통은 노선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언젠가는  제대로 활용될 날이 있을거라고 희망을 가지지만  커다란 누에고치 같은  광명역의  불빛을 어두운 밤에 바라보면서  왜 우리나라 행정은 이렇게 손발이 안맞나.  개발전에  다 수요조사를 했을텐데
졸속으로 한건가??? 답답하기만 하네요




또한  국토 균형발전의 모습도 입김이 쎈 서울주민들에 의해 힘들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대전으로 정부기관 옮긴다니까  천도하냐면서 길길이 날뛰던게 서울시민들이니까요.

을씨년스런 광명역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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