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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국내최초 주상복합건물 세운상가를 걷다

by 썬도그 2008.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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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요?
지금 30,40대 분들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포르노테잎이 가장 먼저 떠 오를것입니다.
또는 공구상가도 또오를테구요 전자제품이나 전자부품이 떠 오르기도 하구요
세운상가에 대한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낸것은  시인 유하의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이란 시가 대변합니다.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독한 마음의 열병,
나 그때 한여름날의 승냥이처럼 우우거렸네
욕정이 없었다면 생도 없었으리
수음 아니면 절망이겠지, 학교를 저주하며
모든 금지된 것들을 열망하며, 나 이곳을 서성였다네

흠집 많은 중고 제품들의 거리에서
한없이 위안받았네 나 이미, 그때
돌이킬 수 없이 목이 쉰 야외 전축이었기에
올리비아 하세와 진추하, 그 여름의 킬러 또는 별빛
포르노의 여왕 세카, 그리고 비틀즈 해적판을 찾아서
비틀거리며 그 등록 거부한 세상을 찾아서
내 가슴엔 온통 해적들만이 들끓었네
해적들의 애꾸눈이 내게 보이지 않는 길의 노래를 가르쳐주었네

교과서 갈피에 숨겨논 빨간책, 육체의 악마와
사랑에 빠졌지, 각종 공인된 진리는 발가벗은 나신
그캄캄한 허무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나 모든 선의 경전이 끝나는 곳에서 악마처럼
착해지고 싶었네, 내가 할 수 있는 짓이란 고작
이 세계의 좁은 지하실 속에서 안간힘으로 죽음을 유희하는 것,
내일을 향한 설렘이여, 우우
무덤은 너를 군것질하며 줄기차게 삶을 기다리네

내 청춘의 레지스탕스, 지상 위의 난
햇살에 의해 남김없이 저격되었지
세상의 열병이 내 몸 속에 들어와 불을 밝혔네
금지된 生의 집어등이여, 지하의 모든 나를 불러내다오
나는 사유의 야바위꾼, 구멍난 영혼, 흠집 가득한 기억의 육체들을
별빛의 찬란함으로 팡아먹는다네
내 마음의 지하상가는 여전히 승냥이 울음으로 붐비고
나 끝끝내 목이 쉰 야외 전축처럼
해적을 노래부르고 해적의 야꾸눈으로 사랑하리

세운상가의 이미지중 30대 40대의 보편적 이미지는 금지된 모든것이 있는곳이 세운상가가 아닌가 합니다.
보지말라는 포르노, 듣지 말라는 외국 해적음반들이 있는곳이 세운상가 였습니다.  그 세운상가가 2008년 말에
철거가 된다고 합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그곳에 가봤습니다


세운상가는 누가 언제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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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는 1968년에  불도저 김현욱 서울시장과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 집니다.
불도저 김현욱 서울시장은 판자촌이 즐비한 청계천을 정비한다고  청계천을 복개하고  그 위애 청계고가도로를
만듭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불조저 김현욱 서울시장은  육사 선후배 사이인데 아주 죽이 잘 맞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외형적으로 발전된 서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고  불도저 김현욱 시장은 남산에 무리하게 와우 아파트를 짓습니다.  사람들이 물었죠. 아니 평지도 아닌 남산 중턱에 아파트같은 고층빌딩 만들어 본적도
별로 없는 한국에서 그것도 비탈길에 짓는것을 이상하게 생각해 물었더니

야  짜식아!!  여기다 지어야 청와대에서 보일거 아냐~~ 라는 말을 했던 분이죠

그리고 그 와우아파트는 무너집니다. 부실공사에다가 무리하게 비탈을 깍아 만든 것이 원인이었죠

이 김현욱 박정희 개발광들은  구로공단 삼일빌딩, 청계고가도로등  이웃나라 일본에서나
볼수있는 모든것을 짓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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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리한 개발로 인해 나라의 돈은 없고 개발은 해야겠구 걱정이 많았죠. 그래서 꼼수를 낸것이 바로
민간자본을  투입하는것이었습니다. 이 세운상가는  현대건설의 자본이 투입된 최초의 민간자본으로
만든 건물이었습니다.


최초의 주상복합건물   세운상가



이 세운상가는 68년의 시대보다 앞서가는 미래지향적인 건물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죠. 2천년대가 넘어서면서 주상복합의 열풍이 대단한데요.
이 세운상가가 롤모델이었죠.  세운상가는  처음 만들어질때 아래층은 전자상가 백화점이 차지했구
위층은 주거시설인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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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옥상정원도 있었구요. 삭막한 도시의 건물에 숲을 만들고자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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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세운상가가 떠 받들고 있는 현대아파트입니다.
한국 건축계의 대부인 김수근건축가가 만들었죠. 88올림픽 주경기장도 그분이 만든것이구요. 국내에서
굵직굵직한 건물들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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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기 없었던 주상복합건물


지금이야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면 환장들 하죠 ^^  그러나 저 당시만해도 아파트는 인기가 없었습니다.
장독문화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마당에 장독을 파 넣어야 하는데 아파트는 마당이 없으니 김장독 문제도
있구 창고도 없고 쌀독도 없고 참 불편했던게 아파트죠. 또한 고층빌딩이 어느날 폭살 무너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구요. 아파트는 18평형하고 24평형이 있었는데 하도 주민들이 안사니까  이 건물을 지었던
건설업체 간부들이 직접 살면서 자 봐라!!! 이렇게 우리도 안전하게 잘 살고 있다라고 해서 겨우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70년대 세운상가는  상가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새로운 주거시설이었구 서울의 명물이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80년대 들면서 강남이 개발이 되고 서울 여기저기서 고층아파트가 들어서자
여기에 살던 주거민들은  아파트를 팔고 다른곳으로 이동합니다.  18평 24평은 사실 좀 좁은 편이죠.
그리고 이곳은 주거시설을 뜯어내고 오피스텔로 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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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곳은 처음 들어가 봤는데 주거시설인줄 알고 조심조심 걷다가 쭉 둘러보니 다 사무실이더군요.



80년대 세운상가는 금지된 모든것을
구할수 있는 에덴동산




아세아극장 입구가 어딘지 몰라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모르고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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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세운상가가 90년대는 도청기를 파는 불법제품을 팔기 시작하더니  90년대말 급속한 인터넷의 보급으로
점점 슬럼화 되어갑니다.  전자상가의 이미지도  80년대에 용산전자상가가
생기면서  사라져갑니다.  정부가  도심 한가운데  이미지가 좋지 않은 전자상가나 공구상가등이 있는게 좋지
않다고 판단해  시흥공구상가나 용산 전자상가를 만들어 강제이주를 합니다.   한때는 잠수함과 핵무기 탱크도
만들어 낼수 있다고 했던 세운상가 90년대 초까지 용산과 어꺠를 나란히 했던 컴퓨터상가가 있었던 세운상가는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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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곳을 찾게된 이유중에 하나는  사라져가는 한국 현대건축의 명물인 세운상가를  카메라에 담은
사진전이 한다기에 가봤습니다.

세운상가 현대아파트 7층에서 하더군요

사진전 세운상가를 걷다


사진전 세운상가를 걷다는 여러 사진기자들이 찍은 필름과  사진작가들 그리고  세운상가에 사시거나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모이셔서 개최한 사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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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현대아파트 에서 사진전을 했는데   아파트 하나를 갤러리로 꾸며 놓았더군요.
복도에는 세운상가의 흥망성쇠를 연대기별로 잘 적어 놓았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글과 사진들이
많더군요


사진전은 무료관람이었습니다. 이렇게 벽면에 프린팅한 작은 사진들을 깨알같이 붙여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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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분들의 인터뷰 동영상이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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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는 정품보다 해적판이 정말 많이 유통되었는데 저 게임기가 유통되던 80년대만 해도
세운상가는  국내 최고의 전자유통단지였죠. 지금으 노래방기기들을 주로 취급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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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이병진씨와 조민기씨도 이 사진전에  함께 했습니다. 이렇게 그 흔적을 남겨 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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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떄는 서울도심에거 가장 높은 스카이라인을 두축했던 세운상가.. 그 창문에서 서울을
열어 봤습니다.

나오면서 그냥 나오기 뭐해서  포스터와 뱃지를 하나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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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날 손님도 없는 한적한 풍경이 내려다 보이더군요.
집에와서 포스터를 꺼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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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 독특한게  점선대로 잘라서  풀로 붙이면 세운상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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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설계도를 이해하지 못해 부실공사로 만들어 버렸네요



80년대의 화려한 명성을 뒤로하고  슬럼화에 견디지 못한 세운상가는 조용히 올해말 역사속으로 사라질듯 합니다. 이곳에 오세훈 시장은 녹지공간을 만든다고 하는것 같은데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네요

또 하나의 고성장한 한국 현대사를 기념하는 건물이 사라지네요.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건물은 아니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수 없네요. 그 철거되는날  카메라 메고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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