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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월간조선 보라고 강매했던 고등학교 선배

by 썬도그 2008.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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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이 언론사 '봉'인가요?

라는 글을 읽어보다가 어렴풋한  옛 기억 하나가 떠 오르네요.
저도 언론사의 강매아닌 강매를 받아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9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대학에 떨어져 매일 우울하게 지내던때  고등학교 졸업식을
치루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대입시험 전에 치루워야 한다고 지금도 주장하게 만든 이유가 바로
그 쓸쓸한 풍경때문이었죠.  대학에 붙은 친구들이야 신나고 즐거운 졸업식이지만 대학에 못간 친구들은
풀에 죽어 있었습니다. 기분이 좋을리가 없죠.  그나마 오늘이 고등학교 친구를 볼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졸업식에 참석들을 했을것입니다.


그날 술 진탕 먹었습니다.  처음 술을 먹은날  필름이 끊겼습니다. 집에 오는 택시안에서
어머니에게 죽을죄를 지었다고 수차례 말했던것이 생각나네요.  죽을죄를 지었긴 지었죠.  남들 다 못가는
대학에 뚝하고 떨어졌으니..  못난놈이죠.

재수생으로써의 첫날은 아주 소주냄새 가득한 내 방안이었구   위가  태어나서 처음 들어온 알콜에 의해
무너진후  속을 달래야 했습니다. 그리고 밀려오는 두통 그렇게 헤롱헤롱 하던 오후에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누구세요? 라는 말과 함께  XX고등학교 선배라면서 친근감있게 말하더군요. 아 네 그러세요?
졸업축하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선배가 조선일보 다니는데 월간조선 구독좀 해달라고
하더군요.  한 20분 동안 통화하다가 정중히 끊었습니다.

다음날  친구들을 만나서  이 조선일보 다닌다는 선배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친구들 모두 그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다들  구독안한다고 끊었다고 하더군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잊을만하면 전화가 계속 오더군요.  이 선배라는 사람은  나중에 강압적으로
나오더군요.  반말 찍찍하면서   XX고등학교  위상 어쩌고   혼자 흥분해서 떠들더군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저도 폭발했습니다.

당신이 내 선배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구  선배라도 당신같은 사람 몰라도 잘 살수 있으니까  월간조선인지
뭔지 당신이나 보고 전화하지마시라구 하고 했더니  입에 거품을 물었는지  별 욕이 다 나오더군요.
그냥 수화기 내려놓았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갓졸업한 나이에  선배라는것은 어쩌면 하늘과도 같은것입니다.
세상좁다고  고등학교 어디나왔냐고 물어봐서  같은 고등학교면 떡하나 더 집어주는게 한국의 인지상정이죠
솔직히 제가 과격하게 대답했지만 수화기 놓으면서 약간은 걱정은 되더군요.
잘못한건가?  뭐 그래도  저렇게  신문사 잡지 강매하는 선배 알아봐야  뭐하겠냐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얼마나 못났으면 신문사 외판원이야  치이`~) 

그런후에 그 일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친구와 대학을 합격하고 이런저런 지난 재수생시절 얘기를 하다가
그 조선일보 선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를 친구에게 해주었죠.
그런데 친구가 내 이야기를 듣더니.. 너 대단하다. 어떻게 선배한테 그렇게 말할수 있냐 라고 하면서 약간은
흥분된 얼굴로 저를 대하더군요.  저는 이 자식이 왜저러나 했습니다. 그래서 살짝 물어봤죠.
너 샀냐?   그럼 선배가 부탁하는데  안사냐. 그것도 수차례 전화하는데 

ㅠ.ㅠ  그랬던 것이더군요.
제가 좀 이상한 놈인가 봅니다.

그리고 몇일전에 경향신문구독을 신청하면서  서비스 한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이리저리 알아봤습니다. 본사에서 직접인터넷으로 1년 구독신청하면  2개월 무료에 영화표 한장
전화로하면 2개월 무료,  그래서 신문보급소에 직접 전화하면 더 많이 받을수 있지 않을까 해서
본사에 전화해서 신문보급소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전화를 했습니다

필자 : 경향신문 1년구독하면 서비스 어디가지 해주실수 있나요?
보급소 사장 :2개월 무료입니다. 
필자 : 더는 없나요?
 보급소사장:  저희는 경품으로 장사 안합니다.
필자 : 아 네 감사합니다


뻘쭘했습니다.  내가 다 창피해 지더군요.  그 보급소사장의 파워풀한 모습에 다시 전화해서 내일부터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좋은 언론이면  독자가 알아서 찾아온다는 신념 그게 보이더군요. 
학연동원해서  신문구독 잡지구독하는 모습은 없어져야 할것입니다.

90년대초에도 조선일보가 저랬는데  어찌 하는 행동은 달라진게 없어 보입니다.
지금도 강매하고 있을까요? 위에 링크한 기사를 보면 기자들이 교장실에 전화하나 보던데
흠  기자가 깡패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선생님이 있는가하면 기자놈도 있는게 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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