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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서울시 고등학교에 공부방설립을 반대한다.

by 썬도그 2008.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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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도 넘었군요.  가끔 그 시절을 떠 올릴때면  활기찬 모습보단
어둠이 내린 교정에서 환하게 켜진 교실불빛을 보면서 친구랑 땅거미가 진 얼굴를 바라보면서
살며서 웃고 있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하루종일 학교란 곳에 붙들려 지내던 시절이었죠.  아침 8반 수업이지만 7시30분터 시작하는 0교시 보충수업에
늦을까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뛰기 시작하여  땀에 절은 교복을 입고 하악거리면서 0교시 수업을 마치고
점심도시락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점심시간에는 저녁도시락을 먹었던 시절. 그리고 저녁은  매점에서
3백원짜리 사발면으로 대신했던 그 시절이 떠 오르네요.

지금도 야간자율학습이 있는지 모르곘지만 제가 다니던 떄는 무조건 해야 했습니다.
1학년떄는 무조건 10시까지 붙잡아 두었죠.  말이 자율학습이지 실상은 타율학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학원자율화가 생겼어요.  대학생 과외가 합법화 되고  노량진 학원가가  재수생만이
다니는게 아닌 고1.2.3에 개방을 하면서  자율학습이 없어졌습니다.  신기하죠. 
학원다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구 그 학원때문에 학교에서도 강제로 자율학습을 강제로
하게 하진 못하더군요

자율학습이 있을때는  수업이 끝나도  자기반에서 밤 10시까지  하고 싶은 공부를 할수 있었는데
자율학습이 없어지면서  학생들이  학원을 가기도 하고  아니면 남아서 빈교실에서 공부를
하기도 하구요. 말 그대로 자율학습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2학년이 되던떄에  학교에 없던 도서실이 하나 생겼습니다.
3백석 규모였는데 칸막이 시설도 있구  아주 꺠끗한 환경이었습니다.  거기에 에어콘까지 있더군요.
푹푹 찌는 여름에 공부할려면 정말 죽겠던데 에어콘에 다들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도나도 그곳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싶은데  자리가 너무 적었습니다. 한학년 전체만해도
600명 가까이 되는데 반밖에 들어갈수 없는  도서실. 

학교에서는  1등부터 3백등까지 짤라서 들어갈수 있다고 하더군요.  친구들은 그럼 그렇지  이노무 학교는
공부잘해야만 학생으로 보인다면서  한참을 욕을 했습니다. 

오늘 이런 기사를 봤습니다.

서울 ‘1校 1공부방’ 만든다…2010년까지 전 고등학교에  기사보기


위의 기사를 보면서 옛생각이 나더군요. 말이 공부방이지 위에서 제가 거론한 도서실이랑 다르지 않을것 같아
보이네요. 서울시에서는 사립도서실을 대체하겠다고 하는데  그 취지는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공부방의 좌석수보다  많을텐데    공부방에서 공부할수 있는
학생을 어떻게 선발할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할것입니다.

만약 건물만 짓게하고  어떤식으로 학생들을 공부방에 합리적으로 모두가 수긍이 가게 선발할것이지에 대한
내용이 없게 되면 제 고등학교 시절처럼  성적순으로 할 학교가 대부분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그럴것 같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고등학교는  공립보단 사립고등학교가 많습니다. 공립이야  여론에 따라
교육청 지시에 따라 바로바로 시정이 가능한 학교입니다만   이 사립학교는  거의 치외법권지역이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이사장이 만든 하나의 왕국이죠.

이런식으로 사교육비 절감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보단  세금을 퍼다가 건물만 짓게 하면 되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일을 진행한다면   자라라는 청소년드에게 큰 상처만 줄수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부방에서 공부할수 있는  자격요건을 성적순으로 하는 학교에게는  강력한 제재를
할수 있는 조례를 만들길 바랍니다.


그리고  일제고사로  전국의 중학생들 서열화 시키는데 일조한 서울시 산하 각 지역교육청이  사교육절감을
고민하는게  참 아이러니 하네요.  서열화 시켜놓으면  공부못하는 학생들은 사교육에 대한 필요를 느끼고
사교육에 매달릴텐데  그러면서 공부방으로 사교육 절감 시켜 놓는다?

참 일관성 없는 행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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