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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국내사진작가

70,80년대 골목길의 시인 사진작가 김기찬

by 썬도그 2008.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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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이가 강아지를 안고 갑니다.  저 아이는 인형을 안고 다닐 나이에 인형대신 강아지를 인형인양
가고 있네요. 어느 문인은 자신을 키운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지만 사진작가 김기찬은  그 10할이 모두
골목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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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에 별세한 사진작가 김기찬은  올곧게 골목길 풍경만 찍은 사진작가입니다.
뉴욕의 뒷골목을 찍은 헬렌 레빗과 비교할만하죠.

2008/02/10 - [외국사진작가] - 천진난만함이 묻어나오는 뉴욕의 뒷골목을 담은 헬렌레빗(Helen Levitt)

또 최민식 사진작가와도 비슷한 고집이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가 최민식작가와 다른것은  여러주제를 다루기 보단  한가지 소재를 통해  이웃과의 정이
끈적끈적한 지난 70년대 80년대를 소박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사진작가 김기찬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도움으로 사진에 특별한 재능을 보입니다.
보통 필름을 현상탱크에서 현상을 하던것을 국민학교 6학년때 바트에 현상을 합니다.  저도 바트현상을
하는 선배를 본적이 딱 한번 있는데요. 그 내공에 놀라워 한적이 있습니다.

그런 그가 골목길을 탐험하기 시작합니다. 70년대 80년대 골목길에는 웃음과 따스함이 있습니다.
저 또한 어렸을적 동네를 생각하면 사람보단 그 골목길의 따스한햇살이 기억이 납니다.
구슬치기, 망까기,말뚝받기, 땅따먹기 하던 그 골목  하지만 더이상 골목에서 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학교에 갔다 온후 보니 골목길의 흙대신 시멘트가 발라져 있더군요.  비만오면 질퍽하던
그 골목길에 시멘트가 발라진후 어른들은  좋아했지만  아이들은 더 이상 골목에서 놀지
않게 되었습니다.  놀이의 대부분이 흙을 바탕으로 이루어 졌는데 시멘트위에서는 구슬치기나
망까기  땅따먹기를 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진작가 김기찬은 카메라를 들고  몰래찍기나 줌렌즈로 멀리서 도둑촬영을 하지 않습니다.
그건 거짓을 담는것으로 믿고 있었던것이죠.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줌렌즈를 거부하고 인간의
시야를 닮은 55mm표준렌즈를 쓰는 이유도 그러한거이죠. 그가 골목길을 촬영할때  사람들은 그를
의심했고 간첩으로 신고하기도 하여 파출소와 경찰에 수차례 끌려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행촌동과 중림동, 도화동을 다니면서 골목길의 사람들과 안면을 익힙니다.
그리고 3년쯤 지나자  그곳의 사람들이 그를 자신의 삶속으로 인도합니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이었기
떄문에 누추한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죠.  그렇다고 도둑촬영을 하기도 싫어했던
그는 그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의 진정성을 알리고 그 진정서을 알아본 주민들은 그를
골목길의 시인으로 받아들입니다.
그후 그는 70년대 80년대의 서울의 골목길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그의 사진들에는 남자들이 없습니다. 골목길에는 아이들과 아낙들이 주인입니다.  남자들은 골목길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합니다. 차라리 집에 있는게 낫다고 생각하죠.  일하지 않는 남자는
잉여인간으로 비추어지던 그시대(뭐 지금도 그렇지만) 그 이유중에는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늦게 돌아와
휴일에는 하루종일 잠을 자거나 이웃집에서 고스톱이나 쳤죠.

저도 생각해보면 어렸을떄 우리집에 이웃집 아저씨들이 담배를 피면서 고스톱을 치던 생각이 나네요.
가끔 나를 불러서 담배심부름일 시키고 얼마의 수고비를 주던 모습  그 수고비로  깐돌이 같은 아이스크림
사먹으면서 좋아했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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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골목길에 순악질 5형제가 나타났네요. 행국이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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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기찬도 더 이상 골목길을 찍을수 없게 되었습니다.  골목길은 재개발되고 평탄화되어 길쭉한
아파트가 들어섭니다.  이제 몇 남지 않는 골목길들  김기찬 작가대신에 제가 좀 돌아 다녀야 겠습니다.

삼청동과 해방촌 그리고 명륜동과 이화동을 다녀봤는데  더 열씨미 다녀야 겠습니다. 
하지만 김기찬작가님처럼  3년이상을 을 계속 다녀야 그곳의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을수 있을텐데  흠..
골목길이 키워낸 아이들은 모두 무얼 하고 살고 있을까요?  어렸을적 그 골목길을 그리워 할까요?
저는 그리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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