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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대학에서 나이차이가 나는 동기생끼리 호칭문제

by 썬도그 2008.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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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큰 변화가 90년대 초 대학에서 있었습니다. 별것은 아닌것 같지만 큰 변화는 큰 변화였죠
뭐냐하면  나이차이나는 동기생에게 호칭문제였습니다.

91학번과 92학번의 차이가 있더군요
91학번들은 나이차이가나도 (재수를 했건 삼수를했건 사수를 했건) 같은 학번이면 말을 놓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92학번에서 변했습니다.  재수를 하면  반말반 존대반  삼수면 깍뜻하게  형,
92학번의 과도기를 거쳐 93학번에서는 그런 시스템이 정착되더군요. 학과에서는 재수생이면 형,언니를
현역(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입학한)에게  존대를 받고 있더군요. 대학마다 약간씩 다를것입니다.

왜 대학에서 나이보단 학번이 우선시되던  시스템에서 갑자기 나이를 따지는 시스템으로 변했냐 하면
한 학과에 현역이 대부분이고 재수생과 삼수생이 부분적으로 있던 모습에서 재수,삼수생이 학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버리는 현상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요즘은 어떻게 부르나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런 풍경도 많았죠.   현역중에 재수를 하고 들어온 나에게 반말을 하던 동기생이  같이 재수를 하고
들어온  동기생에게 형이라고 깍뜩하게 하더군요.   이 세명이 한자리에서 말하는데 서로 어색해 하더군요.
뭐 그 이후엔 그 현역동기생이 그런자리가 생기면 먼저 피하더군요.

학과에서 시작된 이런 나이우선시스템의 변화는 동아리까지 미치지 못했습니다.
동아리는 무조건 학번우선시되는 시스템이었죠. 왜냐면 나이따지는 시스템으로 변하면 선배보다 나이많은
후배가 생기게 되고  선배를 멸시하고 깔보는 모습까지 보이기 떄문이죠.
그래서  매일 같이 다니는 여자동기생둘이 있었는데  학과에서는 언니 언니 하다가  동아리오면
야! 야! 하는 모습으로 변했죠.  무슨 헐크도 아니고 ...

제가 이 얘기를 왜 꺼냈냐 하면  예전의 후배가 고민이 있다고  저에게 말했던것이 생각나서 입니다.
00학번 후배인데 삼수를 하고 대학에 들어왔더군요.  근데 이놈이  사진동아리에 들어왔는데  자기랑 동갑
이거나 자기보다 어린 동기들하고 말놓고 지내기도 힘들고   특히나 자기보다 나이어린 선배에게
선배! 선배라고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한마디했죠.

세상을 나이 하나로 밀고 나갈려는 너의 모습이 우둔해보인다.  나이라는것은 니가 노력해서 얻어진것도
아니고  가장 못난사람들이 선천적인거 (외모,나이등등)를 내세워 자기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지
너! 지금 하는 행동이 딱 그꼴이다.  선배라는것이 너보다 나이 많다고 선배가 아니고 너보다 사진을 먼저
배워서 선배인것이다! 

그 후배녀석은 자기 생각이 짧았다면서 인사를 굽신굽신하더군요.

제가 동아리 1학년때도 이런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동기녀석들과 얘기하다보면  저 선배 우리랑 동갑이야
저 선배 우리보다 어려..  그런말 들을떄마다  그게 뭐 어쩄다구~~ 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동갑이면 한대 칠려나? 왜 우리보다 어리면 선배라고 말도 안하고 건성으로  말끝을 흐리게?

xx선배(님이라고 안붙이는게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워주나 꼭 님을 안붙임)! 이것좀 해줘~~
라는 식의 이상한 화법으로 말하죠.  선배라고 불러주고  말은 반말인.. 그게 자신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보호막인줄 아나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풍경들이 있죠.  자동차 접촉사고 나서 언성이 높아지면~~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너 몇살이야~~~.  내가 너만한 동생이 있구 아들이 있어 어쩌고 하고 떠들죠.  왜 나이를 들먹거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주장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고 논리가 없고  근거가 떨어지는지 스스로  까발리는것입니다.  내세울 근거도 부족하고 말도 잘 못하겠구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그래도 먹어주는  나이를 꺼내는
것입니다.  몇살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그리고 자기가 나이가 많은걸  알게되면  말하는 태도도 바뀝니다.
마치 선생님이 훈화하듯 어린 사람을 대하죠.   또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나이 많은 사람이 얘기하면
무조건 예~~ 예. 그렇죠. 역시~~  라고 추임새까지 넣어줍니다.  꼭 그럴필요는 없습니다.  그런게 예의
라고 하지만 정말 예의 있는 사람은  나이가 자기보다 많건 적건 모두 공손하게 대합니다.

하지만 나이로 먹고 살려는 사람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걸 알고  바로 나보다 어리니 말 놓을께~~~ 하는
사람들이죠.  이런 모습은 사회 곳곳에 있습니다.  나이는 노력해서 얻어지는게 아닙니다. 그러니 그걸
거들먹 거리며  인정해달라는 모습은 나~  능력이 하나도 없어서 나이로라도 인정받고 싶다는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대학은 어떤가요? 오늘  네이버 지식인에서 대학에서의 호칭문제로 고민중인 글을 보고 몇자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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