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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고래잡으러..(영화 바보들의 행진 감상평)

by 썬도그 2007.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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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학교에서 담배핀다고  따귀를 맞는다
머리가 길다고 경찰에 잡혀서 머리를 깍인다.
 
이런것이 상상이나 갈까요? 상상이 아닌 실제 우리나라에서 70년대에 있었던 풍경이었습니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을 봤습니다.  요절한 하길종 감독이 왜  죽은지 30년이 되어 가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그리워 하는지 알겠더군요.   79년 바보들의 행진 속편인 병태와 영자를 찍은후 그는
뇌출혈로 죽습니다. 그의 죽음에 여러가지 말들이 많지만  시대가 그를 죽었다는 소리가 가장 와닿네요

영화 바보들의 행진은  청춘영화입니다. 마치 70년대 청춘을 박제시킨 모습
그 70년대 청춘들이 겪어야 했을 울분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금 봐서는 검열당할것이  거의 없을것 같은데  30분이나 삭제되고 짤려나가고  이 영화 상영후 대학생들이
시위현장에서 송창식의 ‘고래사냥’, ‘왜 불러’, 김상배의 ‘날이 갈수록’이 불리우니 박정희 정권은
그 노래를 다 금지곡으로 만들고  이 영화를 만든 하길종을 감금구타 하였습니다.

정말 암울한 시대였죠.  어디서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면 훈계하는 경찰들과 교수 그리고 기성세대들
그런 답답한 기성세대들을 이해못하고  세상을 향해 한국식 스트리킹(옷입고 뛰는것)을 하며 고래를
잡으러 간다는 영철  저 어렸을때나 학창시절  그리고 형들이 하는 시위현장에서 고래사냥이 나올때면
왜 고래잡으러간다는 노래를 부르나 했는데  다  이영화 때문이더군요.

처음엔  안성기, 김수철, 이미숙 주연의 고래사냥에 감명해서 부르는줄 알았더니 쩝

영화는 초반에 낭만을 다룹니다.
과미팅에서 만난 병태와 영자 그리고 병태친구 영철 
이 셋이 그리는 70년대 캠퍼스는 낭만이 있더군요. 지금같이 토익공부, 취업공부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에게
없는 객기들이 있었습니다.  영자 캐릭터는 새침떼기입니다.  이영옥씨가 분한 영자는 80년대 대 히트한
철수와 미미의 청춘스케치의 미미와 너무 흡사합니다.  왈패같고 새침하고 꾀많고 현실적인 여자대학생
영자   그 청춘스케치를 쓴 이규형감독이 이 바보들의 행진의 영자와 병태 케릭터를 그대로 차용한게
아닐까 할 정도로 비슷한 구석이 많습니다.

30점 나온 학점을 올리기 위해 대학교수집을 찾아가서 갖은 애교로 학점을 올리고 리포트는 병태에게
쓰게하는 새침한 대학생 영자  꺼벙해 보이고 순진한 병태    미팅에서 만난 순자에게 채이고 아버지와의
갈등과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고래잡으러 간다고 떠들도 다니는 영철
이 세 사람의 청춘은 싱그럽기도 하며 우울합니다.  결국 영철은 고래를 잡으러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자살합니다.

영자는 병태와 친구사이를 절교해버리고 여자는 비쌀때 팔려가야 한다며  일방적인 절교선언을 합니다.
그러나 병태가 머리깍고 입영열차를 타는 순간 영자가 병태를 찾습니다.   이미 기차는 출발했구
한국 영화사상 가장 아름다운 키스씬이 나오죠.  서로 얼굴이 닿지 않자  열차 통제하던 군인이 도와줍니다.

참 별것 아닐수 없는 장면일수도 있지만 한국만이 가진 풍경이기도 하죠.  그 풍경 지금도 여전합니다.
3년에서 2년으로 줄었을뿐


영화는  70년대 작품이지만 2천년 지금의 청춘들이 가지고 있는 군입대, 미래에 대한 어두움 그리고 주체할수
없는 젊음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20대 초반은 정말 고민을 싸가지고 다니던 시절인걸로 기억되는데
지금 20대 초반인 남자분들도 그렇겠죠?



영화는 대 히트했구 청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속편인 병태와 영자도 개봉하게 되는데
하길종 감독의 유작이기도 합니다.

그가 죽은후에 속 병태와 영자도 나왔다고 하는데 병태와 영자씨리즈의 인기를 얻고 만든 졸작이라고 하네요
이 영화후에 한국영화 제목에 바보란 접두어가 나타납니다.

바보사냥, 바보선언등등  80년대에 영화를 만드는것은 어찌보면 바보짓이였을지도 모릅니다.
좀만 이상하면 가위로 다 삭제해버리고 

이 바보들의 행진이 연소자 관람불가였다는게  참 신기하면서도 씁슬하면서도 그 시대가 그정도였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키스씬 하나나오고 샤워씬 하나 나오고 영화초반에 군대 신체검사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70년대 바보들의 행진
80년대 철수와 미미의 청춘 스케치
90년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2천년대 ???

2천년대에 나온 청춘물이 뭐가 있을까요?  대학생을 두 주인공으로 다룬 영화가??
대학생이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자체가 흥미가 없는 시대가 된것일수도 있겠네요.  요즘은 대학생이 아닌
20대초반을 찾는게 더 힘든시대인것 같습니다.

70년대 학번이면 지금 50대분들 이시겠네요.   그시절의 이야기가 갑자기 듣고 싶어지네요.


혹시 이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은 공짜로 볼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http://www.kmdb.or.kr/vod/  에 가시면 예전 한국영화들을 볼수 있습니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는
70년대가 아니였나 생각이 되네요.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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