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목격자>가 재미 없었던 이유는 주인공이 참 밉상이었습니다. 몇몇 분들은 살인마가 날 봤고 그게 무서워서 신고를 안 할 수 있다고 동조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신고하지 않아서 사람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식적으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것도 2번이나 살인장면을 목격하고도 신고하지 않음을 넘어서 다른 목격자의 입막음을 할 때는 주인공인지 악당인지 구분도 안 갔습니다. 게다가 살인마도 참 멍청하고 이해가 안갑니다. 이런 밉상 캐릭터가 가득한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지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시나리오 검사도 안 하나요?

그런데 이 <목격자> 못지 않게 밉상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가 또 있습니다. 바로 <상류사회>입니다


미술계와 상류사회의 추악함을 접목한 <상류사회>

대한민국 상류사회는 졸부들의 세상입니다. 유럽의 귀족들은 놀고 먹어도 국가의 위기 시에는 솔선수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 문화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졸부들이 많은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상류사회 문화가 없습니다. 있다면 자기들끼리 다 해 먹는 '이너서클 문화' 또는 '졸부 문화'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탁한 건 상류층 또는 사회지도층이 사회의 모범이 아닌 자신의 가정만 이롭게 하는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상류층에게 흐르는 공통적인 정신이 있다면 갑질입니다. 물론 싸잡아서 말하는 것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정신적 기조가 정립이 되면 상류층이라는 이너서클들은 쉽게 그 문화에 물들고 배포합니다. 한국 상류층 중에 본 받을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요?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상류층 또는 권력층을 비판한 영화들이 요즘 꽤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갑보단 을로 많이 사는 서민 또는 시민들은 상류층을 조롱하고 비판하는 영화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내부자들>입니다. 내부자들은 영화가 개봉 된 후 영화가 현실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가 터져서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언론, 기업, 정치의 3각 부패의 고리를 고발한 <내부자들>은 아주 잘 만든 영화이자 상류층 비판 또는 권력층 비판 영화였습니다. 

영화 <상류사회>는 상류사회로 올라가고 싶지만 오르지 못한 여주인공을 통해서 상류사회라는 이너서클을 비판한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참 못 만들었습니다. 특히 영화 <목격자> 주인공 만큼의 밉상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오수연(수애 분)은 미술관 부관장으로 관장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그러나 관장이 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공립 미술관도 줄을 잘 서야 하고 정치적 행동을 해야 하는데 하물며 사립미술관은 권력자를 잘 구슬려야 합니다. 이 미술관 관장 자리는 한용석(윤제문 분)이라는 거물급 원로 미술가가 쥐락펴락 합니다. 

미술관 관장인 이화란(라미란 분)은 전형적인 상류층 인사로 갑질이 지문처럼 붙어 있는 저열한 인간입니다. 이화란은 관장 자리른 노리는 오수연의 욕망을 꽤 뚫어보고 있습니다. 순리대로라면 부관장이 관장이 되는 것이 맞지만 이 생태계가 순리대로 돌아가는 생태계가 아닙니다. 오수연은 이런 숨막히는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버티고 일어나는 캔디는 아닙니다. 자신이 당한 갑질을 아랫사람에게 뱉습니다. 오수연 자체도 갑질이 몸에 밴 사람입니다. 

그러나 상류층이 되고 싶어서  출세의 지름길이라면 미술품을 이용한 돈세탁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친구인 예술가 신지호(이진욱 분)과 바람까지 핍니다. 참으로 정이 안 가는 주인공입니다. 개처럼 살아도 성격이 드러워도 상류사회를 가야 하는 이유가 타당하거나 납득이 가거나 최소한 공감이 가면 정은 안 가더라도 이해라도 하는데 이해할 구석이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주인공이 밉상인데 누가 주인공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이는 남편 장태준(박해일 분)도 비슷합니다. 교수인 장태준은 서민들을 위하는 정책을 주장하는 서민 친화적인 교수입니다. 그렇다고 서민의 주장에 완전히 동조하기 보다는 건물주의 입장도 이해한다면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비해서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기 위해서 저금리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시민 펀드를 만들자고 제안을 합니다. 

이 시민 펀드 제안은 큰 이슈가 되고 정치권에서도 좋게 봐서 장태준 교수를 영입합니다. 그렇게 장태준 교수는 정치에 입문을 하고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 준비를 합니다. 장태준 교수는 높은 임대료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시위에 나갔다가 분신을 한 어르신의 불을 꺼주면서 시민 영웅이 됩니다. 이 이미지를 활용해서 서민층을 공략합니다. 

그러나 장태준 교수도 올곧은 교수는 아닙니다. 여비서와 바람을 피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 중에 가장 제 정신을 가진 유일한 캐릭터입니다. 모두가 욕망에 미치고 권력을 휘두르는 데 유일하게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고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입니다. 유일하게 정이 가고 마음을 붙일 수 있는 캐릭터가 장태준 교수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졸작입니다

영화 <상류사회>는 상류사회의 추악함을 상류층이 되고 싶은 교수와 미술관 부관장 부부를 통해서 상류층의 추악함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지만 상류층의 추악함을 제대로 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추악하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장태준 교수가 기준점을 만들어 주지만 이 주인공도 적당히 타락한 인간입니다. 다만 덜 타락했을 뿐이죠.


마치 똥 묻은 개를 겨 묻은 개가 지적하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여기에 정치인을 만들어주는 조폭 세력까지 끼어들면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또는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계속 진행됩니다. 이런 이야기는 이미 <돈의 맛>, <내부자들>에서 더 간결하고 강력하게 담았습니다. 그 이야기보다 더 흥미롭거다 더 강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습니다. 

여기에 허술한 스토리텔링은 헛웃음을 자아냅니다. 오수연이 바람을 핀 동영상 때문에 오수연이 곤란을 겪게 되고 그걸 역으로 이용하는 모습은 신선하긴 하지만 어리둥정하고 황당하기 까지 합니다. 오수연의 돌발 행동으로 권력자들이 똥 씹은 표정을 할 이유도 없건만 뭔가 당했다는 태도도 이해가 안갑니다. 상류층에 대한 비판력은 스토리는 이해 안 가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스토리나 보여줄 거리가 많지 않은 영화들이 선택하는 것이 과격한 이미지입니다.

영화 <상류사회>는 과격한 이미지가 분출합니다. 항간에는 수애의 노출 장면이 있다고 소리가 있었습니다만 없습니다. 그냥 지상파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대신 일본 배우를 섭외해서 필요 이상으로 과한 영상을 담습니다. 


저질 스토리에 저질 연출이 만든 망작 <상류사회>

주인공에게 공감갈 구석도 전혀 주지 않고 엉뚱한 행동에 헛웃음만 나오게 한 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을 찾아보니 '변혁'입니다. 그리고 연출도 '변혁'입니다. 2000년 영화 <인터뷰>로 인기를 끌었고 2004년 <주홍글씨>를 연출한 변혁, 변혁 감독은 1990년 <호모 비디오쿠스> 졸업작품으로 촉망 받는 감독이었고 영화 <인터뷰>나 <주홍글씨>는 나름대로 나쁜 평가는 안 받았습니다. 

중견 감독인 '변혁'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좀 놀랐습니다. 뭐 중견 감독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영화 만드는 법은 없습니다. 김지운 감독도 영화 <인랑>으로 폭망했는데요. 그럼에도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는데 그 기대치는 차지하고라도 이런 수준 낮은 영화를 만든 것이 좀 놀랐네요. 

영화 <상류사회>는 상류사회의 신랄하게 비판한 영화가 되고 싶었지만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향해 짓다보니 다 개소리로 들립니다. 게다가 스토리 전개도 너무 익숙한 이미지들의 연속입니다. 과격한 이미지만 나열하고 후반의 막판 뒤집기도 뒤집다가 엎어져서 실소가 나옵니다. 수애의 연기도 참 건조합니다. 시종일관 변하지 않는 톤이나 연기는 지루함을 더 짙게 합니다.

그나마 박해일이라는 캐릭터와 연기가 숨통을 튀어줍니다만 윤제문이나 라미란 그리고 조검사로 나온 장소연까지 캐릭터와 배우 이미지가 잘 매칭되지도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보지 말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자체가 안타깝네요. 영화 <목격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목격자>는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영화 <상류사회>는 한참 모자른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상류사회를 정조준 하고 싶었으나 오발탄만 쏘다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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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8.11.16 1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예 볼 생각을 않았습니다만..
    가질수록 더 양양된다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