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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우연히 본 2018 서울예술대학교 사진전공 졸업전시회에서 눈여겨 본 사진들

by 썬도그 2018.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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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끝나가는 서울 도심을 카메라를 들고 걷고 걸었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인사동을 지나갔습니다. 인사동에 전시회 보러 자주 가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매주 수요일은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는 날이자 개막식을 하는 날입니다. 오후 5시 전후에 인사동의 많은 갤러리에서 각종 개막식과 축하식이 열립니다. 

수요일 오후 6시 30분. 불이 꺼진 갤러리가 대부분이었지만 토포하우스 딱 한 곳만 불이 켜졌습니다. 전시회를 잠시 볼까하고 들어가 보니 
2018 서울예술대학교 사진전공 졸업전시회를 하고 있네요. 


토포하우스는 졸업전시회를 많이 개최합니다. 특히 가을에는 매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지난 주에는 서울의 한 미술학과가 졸업전시회를 하던데 이번 주는 서울예대 사진학과 학생들 졸업전시회를 하네요. 지하 1층, 1층, 2층 총 3개 층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학과 학생 중에는 상업 사진과 순수 예술 사진으로 구분해서 진로를 선택합니다. 지하와 1층은 상업 사진을 전시하는 듯 하고 2층은 순수 예술 사진을 전시하는 듯 하네요.


상업 사진은 관심이 없어서 2층 순수 예술 사진 중에 흥미로운 사진만 소개하겠습니다. 2층 테이블에는 학생들의 작품을 담은 팜플렛이 있네요. 단체전이다 보니 자신의 사진 세계를 1~2장의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습니다. 특히 시리즈를 촬영하는 학생 작품은 더더욱 전시회의 좁은 공간에 담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팜플렛을 포트폴리오 삼아서 전시를 하네요. 이런 점은 무척 좋네요. 

작품들의 제목은 없고 출품한 학생 이름만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간 작품은 다가구 주택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다세대는 아파트의 작은 크기 버전인 연립주택이고 다가구는 건물 전체가 1사람이 주인이고 층마다 다른 가구가 사는 가구가 다가구입니다. 다가구 주택에 사는 분들 참 많습니다. 

다가구 주택은 대문을 공유하고 있어서 집 주인이 같은 건물에 살고 있기에 서로 인사를 하고 지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다가구 주택을 유형학적으로 담았네요. 


이런 사진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세상에 모든 건 존재 이유가 있고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릅니다. 또한, 이렇게 같은 피사체를 뭉쳐 놓으면 작은 의미가 모여서 큰 의미가 됩니다. 물론 그 의미는 각자 다를 것입니다. 

제가 느낀 의미라기 보다는 특이한 점은 다가구 주택들 중에서 외부로 노출된 부분인 계단 부분을 투명 방풍창을 달아 놓았네요. 

다가구 주택들의 이런 외부 개조는 계단 공간을 실내처럼 활용하려는 모습 같네요.


나방의 날개 또는 나비의 날개를 오리처럼 표현한 사진도 흥미롭네요., 


시골의 집을 배경으로 한 가족이 단체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시골집 벽을 스크린 삼아서 빔프로젝트로 쏜 영상이네요. 이런 기법은 이미 많은 사진가들이 선보였습니다. 기술이 똑같다고 해서 비판 받을 일은 아닙니다. 좀 더 기술을 발전시키거나 내 주제를 가장 적절한 기술로 구현하는 것이 예술이니까요. 예술 표현에 저작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참신하다는 평가는 높게 받을 수 없습니다. 

전 이 작품 꽤 좋게 봤스니다. 낮에 촬영한 가족의 따뜻한 풍경을 밤이 내린 마당과 벽에 투영한 모습이 좋네요. 자세히 보시면 같은 집 풍경이네요. 싱크를 좀 맞춰서 촬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모를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도심의 빌딩을 촘촘하게 엮었네요. 

확대하면 이런 사진입니다. 이런 사진은 어떻게 만드는 지 참 궁금해요. 실크스크린 같기도하고요. 


흥미로운 사진은 또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얼핏 보면 저녁 노을이 지는 카페나 레스토랑 창가를 촬영한 듯 합니다. 그런데 노을 빛이 상당히 자연스럽습니다.


옆에서 보니 백라이트를 사용한 디스플레이네요. 이런 방식도 요즘 유행하는 사진 디스플레이 중 하나입니다만 가장 자연스럽고 적절하게 이용한 방식입니다. 노을 빛이 살아 있는 줄 알았네요. 

졸업 잘 마치고 앞으로도 좋은 활동했으면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네요. 요즘 사진계를 주름잡는 사진작가들은 대부분 30~40대 분들입니다. 문제는 신진 사진작가가 잘 나오지 않고 10년 전부터 인기 있던 사진작가가 그 인기를 그대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10년 전 공공예술 부흥기 이후 계속 축소되는 느낌입니다. 

예술 사진가로 살아남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독특한 아이디어, 독특한 시선, 또는 통찰력 높은 시선을 적절한 기술로 표현하면 세상이 알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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