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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개성은 사라지고 대중성만 키운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by 썬도그 2018.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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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투수 놀음이고 영화는 감독 놀음이라고 하는 말이 떠오르는 영화가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입니다. 전작의 음습한 공기 속에서 피어나는 스릴과 공포감은 사라지고 놀이 동산에서 파는 막대 사탕을 먹는 느낌의 영화로 변질 되었습니다. 영화의 분위기나 외모는 비슷하나 그 맛은 너무 달라졌습니다. 대중성 높은 맛이였지만 저에게는 시카리오 만의 개성 넘치는 맛이 사라져서 눈살이 지푸려지네요. 


짐승들의 숨소리가 가득한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드 초반 

2015년 개봉한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현존하는 감독 중 가장 뛰어난 감독 중 1명인 '드니 빌뇌브'감독의 연출한 영화로 상당히 많은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개봉관이 적어서 많은 분들이 보기 어려웠던 것을 감안해도 꽤 많은 분들이 봤고 저도 봤습니다. 1편인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영화 내내 동굴 속을 걷는 느낌을 들게 하는 놀라운 영화였습니다. 

이 시리즈의 2편인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드>는 이 1편을 보고 보면 더 좋고 내용이 이어지기에 꼭 보셨으면 하네요. 게다가 1편이 2편보다 훨씬 좋아서 더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멕시코 국경입니다. 멕시코는 치안이 아주 안 좋은 나라입니다. 여기에 미국으로 마약을 공급하는 카르텔이 경찰들을 쥐락펴락하고 있고 부정부패가 만연해서 한 도시를 지배하고 관리하는 마약상들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마약상들의 연합체인 카르텔을 분쇄하기 위해서 FBI 요원과 CIA 소속의 총 책임자 맷(조슈 브롤린 분)과 의뭉스러운 작전의 컨설턴트인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르 분)이 함께 공동작전을 펼칩니다. 1편인 암살자의 도시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터와 같은 멕시코 후아레즈에서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 분)이 겪는 음습한 동굴에서 맡는 피 냄새를 담았습니다. 같이 작전을 펼치지만 의뭉스러운 존재인 알레한드로와 1대 1로 대면하는 마지막 장면은 명장면 중에 명장면입니다. 

1편에서 알레한드로를 연기한 베니치오 델 토르의 연기는 어마무시했습니다. 축구로 말하면 쉐도우 스트라이크라고 할까요? 아군인지 적군인지 알 수 없는 존재가 어둠 속에 숨어 있다가 쓰윽 나오는 표범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알레한드로의 짐승미는 2편인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에도 폭발합니다. 2편 데이 오브 솔다도는 FBI 요원을 지우고 CIA 요원인 맷과 맷의 멕시코 협력자인 알레한드로가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알레한드로의 정체를 모르고 봐도 알고 봐도 2편의 재미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에 자연스럽게 소개를 하면서 2편 스토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멕시코 국경을 넘어서 미국으로 진입하려는 불법 이민자들을 미국 경찰이 잡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극렬 이슬람 교도가 자폭을 합니다. 이후 미국 한 대형 마트에서 ISIS 테러범들이 자폭을 해서 큰 사회 문제가 됩니다. ISIS 테러범들은 위조 여권으로 미국으로 입국이 어려워지자 배를 타고 멕시코에 입국한 후 멕시코 국경에서 미국 국경으로 넘겨주는 이민 브로커를 통해서 미국으로 잠입합니다. 이렇게 멕시코 국경으로 ISIS 테러범들이 입국을 하자 미국 정부는 CIA 요원인 맷을 불러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법이라도 좋으니 멕시코 카르텔 세력을 약화 시켜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작전을 성공하기 위한다면 불법과 위법을 가볍게 무시하는 맷은 멕시코 카르텔을 분쇄하기 위해서 이전에도 사용했던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 방법은 납치입니다. 멕시코의 거대한 카르텔 집단의 두목의 딸을 납치하면서 경쟁 카르텔이 납치한 행동으로 위장을 합니다. 


계획 대로만 된다면 카르텔 끼리 대규모 전투가 일어나고 많은 시카리오들이 사망하고 양대 카르텔 조직 세력은 약해질 겁니다. 저를 포함 많은 분들이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라는 제목만 보고 시카리오가 멕시코의 도시 이름처럼 느껴지지만 시카리오는 멕시코어로 히트맨 즉 암살자라는 뜻입니다. 

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 맷은 1편에 나온 알레한드로와 접촉합니다. 알레한드로는 멕시코 카르텔에게 가족이 학살 당한 전직 검사로 맷과 함께 멕시코 카트텔을 제거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영화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의 초반은 폭탄 자살과 같은 잔혹하고 자극적인 장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꽤 흥미롭습니다. 


카트텔 보스의 딸을 납치하는 작전의 이유와 작전 전체에 대한 그림도 잘 그립니다. 또한 알레한드로의 쩌는 포스가 화면을 꽉 채웁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스토리도 이해가 안 가고 액션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재미도 특색도 없습니다. 


중반부터 이해 안 가는 스토리와 알레한드로의 캐릭터 변화로 

재미가 뚝 떨어지다

카트텔 보스의 딸을 멕시코에서 납치한 후 텍사스로 데리고 온 맷과 알레한드로는 딸을 다시 멕시코 카트텔에 넘기기 위해서 다 멕시코로 넘어갑니다. 이 국경을 넘는 과정에는 멕시코 경찰이 앞 뒤로 호위를 합니다. 그렇게 국경을 넘다가 선두에 있던 멕시코 경찰 차량이 돌변해서 맷과 알레한드르가 탄 차량을 공격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멕시코 경찰이 사망하게 되고 딸은 도망가게 됩니다. 맷과 일행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도망간 카르텔 보스의 딸을 찾은 알레한드로는 멕시코에 남겨지게 됩니다.

국경에서 대규모 총격전이 일어나서 많은 멕시코 경찰이 사망하게 되자 미국 정부는 이 작전을 일방적으로 종료하게 되고 이 사건을 목격한 알레한드로와 카르텔 보스이 딸까지 모두 제거하라고 맷에게 지시합니다. 


알레한드로는 자신의 가족을 몰살 시킨 카트텔 보스의 딸과 함께 국경 지대를 걷게 됩니다. 이후 영화는 스릴 넘치는 액션 영화가 사라지고 갑자기 딸 바보 아빠 모드가 됩니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는 듯한 알레한드로는 사라지고 공포에 떨고 있는 인질인 보스의 딸을 자신의 딸처럼 알뜰살뜰 잘 대해줍니다. 

알레한드로가 냉혈 동물 같지만 그 안에는 장애를 앓고 있던 죽은 딸에 대한 그리움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런 느닷없는 따뜻함에 손발이 좀 오글거렸습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날카로움과 어두움이 자박자박 깔리는 스릴과 액션의 혼합체인데 갑자기 아버지의 온정이라는 꿀이 콸콸 쏟아지니 좀 당혹스럽더군요. 그렇다고 이 따뜻한 온기가 재미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나름 흥미롭긴 한데 이 영화에서는 이런 흔한 신파가 없길 바랬습니다. 


원수의 딸과 함께 다시 미국으로 가기 위해 국경을 넘는 엘레한드로를 보면서 전작의 개성 가득한 영화는 사라지고 할리우드 패치가 제대로 된 꿀 떨어지는 시카리오 시리즈가 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스토리도 후반으로 갈수록 이해도 잘 안되고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이 영화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는 2개의 이야기가 출발합니다. 맷과 알레한드로의 작전이 하나고 또 하나는 느닷없이 등장한 미국에 사는 멕시코 계 청년입니다. 이 청년은 동네 양아치 형의 꼬임에 넘어가서 멕시코 국경에서 미국 국경으로 사람들을 넘겨주면 돈을 버는 일에 빠집니다. 예전엔 마약을 넘겼지만 지금은 불법 이민자들을 도와주는 것이 더 큰 돈을 벌 수 있어서 불법 이민자 브로커가 장사가 잘 됩니다. 이 청년은 그렇게 멕시코 카르텔 집단 소속원이 되어갑니다. 이 2개의 이야기는 접점없이 달리다가 후반에 만나게 됩니다. 

2개의 이야기가 만나지만 특별하고 놀라운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 장면도 다소 황당하게 끝이 납니다. 3편을 염두한 듯한데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면 그냥 흔하디 흔한 갱 영화로 전락할 것 같네요. 


그냥 흔한 갱 영화입니다. 전작의 개성은 사라지고 개성 없지만 맛 좋은 대중성 높은 맛을 담았습니다. 그렇다고 액션이 많으냐? 많지도 않습니다. 헬기가 차량을 막는 장면이 그나마 눈길이 가지만 전체적으로 액션 규모도 크기 않고 화려함도 높지 않습니다. 

핏빛 분노가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시카리오 시리즈 

시카리오는 베니치오 델 토르가 하드캐리하는 영화입니다. 얼굴 자체가 영화와 닮았습니다. 냉혹함이 뚝뚝 떨어지는 베니치오 텔 토르. 그러나 갑자기 온기가 넘치는 모습은 이 시카리오 시리즈의 정체성과 닮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대중적인 재미를 위해서 온기를 집어 넣은 건 이해합니다만 대중성을 위한다면 액션을 더 투입하거나 알레한드로라는 캐릭터의 무시무시함을 더 많이 보여줬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모습이 많이 담겨서 영화 후반도 깔끔하지 못합니다. 영화관에서 보려고 했다가 평이 별로 안 좋아서 안 봤는데 안 보길 다행이네요. 

별점 : ★★

40자평 : 뜬금 없는 온기에 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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