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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TV비평

건강한 사진을 소재로 한 예능 <빅픽처패밀리>의 좋은 점, 바라는 점

by 썬도그 2018.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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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송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장르는 드라마와 예능입니다. 이 2개의 엔진이 한국 방송사들을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예능은 그 인기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예능들은 자기 복제는 기본, 타 방송사의 콘셉을 그대로 베낀 예능들이 참 많습니다. 베끼지 않았다고 해도 한국 예능의 3대 키워드는 관찰, 먹방, 여행입니다. 이 3개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주 전에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사진을 소재로 한 예능이 나올 것이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 블로그가 사진을 소재로 한 글이 많다 보니 황송하게도 사진을 업으로 하거나 취미로 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사진 예능이 나온다는 소식이 방송 전에 미리 전파가 되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어떤 예능일까? 무슨 이야기가 담길까 궁금했습니다. 


사진을 소재로 한 건강한 예능 <빅피처패밀리>

지난 추석 연휴 1,2회를 방영한 사진 예능 이름은 <빅픽처 사진관>으로 SBS에서 방송을 하네요. 본방을 사수하지 못하고 지상파3사와 JTBC 등의 종편의 지난 방송과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유료 방송 서비스 POOQ(푹)에서 다시보기로 봤습니다.


<빅피처패밀리>는 차인표, 박찬호, 류수영, 우효광 그리고 구구단의 세정이 함께 하는 사진 예능으로 통영에 팝업스토어 같은 사진관을 만들고 7박 8일 동안 운영하면서 사진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예능입니다.

이 출연진 중에서 전문 사진가는 1명도 없습니다만 류수영은 연예인 중에서도 사진 잘 찍는 연예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연히 이 4명의 주요 출연진 중에서 가장 사진 실력이 좋습니다. 차인표는 사진 실력이 좋다고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진을 좋아하고 잘 찍고 많이 찍는 배우로 이 <빅피처패밀리>의 아이디어를 제공했습니다. 박찬호는 사진을 많이 찍기 보다는 많이 찍혔던 '투머치토커' 전직 메이저리거입니다. 여기에 우효광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통영에 '빅피처패밀리'라는 사진관을 개설하고 손님을 받아야 하기에 4명은 각자 사진 촬영 훈련은 1달 간 받았습니다. 차인표는 증명 사진 및 피사체인 고객과의 소통법을 배웠고 박찬호는 필름 카메라를 배우고 류수영은 동료 연예인을 촬영하면서 스킬을 다듬었고 우효광은 포토샵이라는 사진 후보정을 집중적으로 교육 받았습니다. 


사진을 찍는 과정의 재미를 주는 예능 <빅피처 패밀리>

국민 취미인 사진의 재미를 논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멋진 사진 결과물에 열광을 합니다. 그러나 사진을 취미로 하면 압니다. 사진 결과물이 좋다고 칭찬받는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남들이 알아주지 못해도 못 찍어서 실망해도 그 사진을 찍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사진 출사의 재미는 말 그대로 출사의 재미가 8할입니다. 맑은 공기 마시면서 동료들과 또는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거나 사진 명소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모자른 촬영 스킬을 나누고 함께한 시간이 주는 재미가 아주 솔솔합니다. 그 촬영 과정의 재미를 아주 잘 전달하는 <빅피처 패밀리>입니다. 사실 사진 결과물만 생각한다면 사진 잘 찍기로 유명한 배우인 '이정진'이나 개그맨 '정종철' 또는 사진 실장까지 했던 '지진희'를 섭외하는 것이 더 낫죠. 그러나 사진을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 차인표와 그의 절친 '박찬호' 등을 섭외해서 사진을 찍는 과정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1회에서는 통영 여중생이 친구들과 엽사(엽기 사진)과 졸업을 앞두고 기념 사진을 찍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차인표는 자신의 딸과 비슷한 나이대의 여중생들의 엽기 사진을 유도하는 장면이 기가 막히게 좋았습니다. 시선을 유도하고 철제 구조물에 매달리면서 피사체인 여중생들을 빵 터지게 하는 스킬에 감탄을 했습니다.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사가 촬영을 유도하고 촬영까지 합니다. 이게 쉽지 않습니다. 사진가는 촬영만 하고 보조 사진가가 촬영을 유도해야 하는데 여건 상 혼자 다 합니다. 4명의 출연자는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서 촬영 유도를 아주 잘 합니다. 사진은 장비라고 하지만 장비 이전에 멋진 사진을 만들 여건을 만드는 스킬도 아주 중요합니다. 


다음 손님인 외국인 가족 가족 사진을 촬영을 할 때 표정 변화가 전혀 없는 꼬마 숙녀가 백지장처럼 차가운 표정을 지어서 난감해 할 때 4명의 출연자가 이 어린 숙녀를 웃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다 합니다. 

그렇게 모든 가족이 웃을 때 셔터가 눌러지니 이렇게 멋진 사진이 나옵니다. 


사진은 교감이다

사진은 교감입니다. 말을 주고 받을 수 없는 풍경도 교감입니다. 풍경 속에서 나도 풍경이 되어서 풍경을 관찰하는 그 행위가 교감입니다. 풍경을 느끼고 교감하면 그 교감의 양에 비례해서 멋진 풍경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풍경은 말을 할 수 없지만 우리와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생명체와 무생물의 공통 분모인 시간을 함께 느끼면서 교감할 수 있습니다.

풍경도 교감이 필요한데 말이 통하는 또는 표정을 서로 알 수 있는 인물은 교감이 더 필요하죠. 좋은 인물 사진을 촬영하는 첫째  조건은 교감이고 그 교감의 순간을 명확하게 집어내고 담을 수 있는 카메라는 그 다음입니다. <빅피처매밀리>의 4명의 출연자는 이 교감 능력치가 아주 높습니다. 리더인 차선장(차인표)는 음식 배달을 온 짜장면 집 주인 아저씨를 무료로 촬영해 줍니다.


비록 고개가 기울어져서 아마추어의 느낌이 나지만 그 아쉬움을 뛰어 넘는 풍부한 표정을 잡아 냈습니다. 


2화에서 중국인 가족의 돌 사진을 촬영할 때 주인공인 아기 현수가 웃지 않아서 참으로 애를 먹었습니다. 특히 류수영이 얼마 전에 아기 돌사진을 촬영했는데 자신의 딸이 웃지 않아서 안타까워한 기억을 되새기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촬영에 임하는 모습에서 뭉클함이 느껴졌습니다.


웃는 사진이 최고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찍던, 풀프레임 DSLR로 찍던 표정이 살아 있는 사진이 우선입니다. 이 표정은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제공하는 것이 아닌 촬영자인 사진가의 역량입니다. 4명의 출연자는 배우와 유명인이라서 그런지 이 역량이 아주 좋습니다. 또한, 처음 만나는 사이가 많고 언어가 다른 우효광이 있어서 통역기를 통해서 대화를 하더라도 캐미가 아주 좋습니다. 


다만 남탕이라서 재미가 좀 떨어지는 건 있습니다. 개그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 예능꾼이나 검증된 예능인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에 갓세정이라고 하는 걸그룹 구구단의 세정이 2화부터 인턴으로 투입됩니다. 재미는 다른 유명 인기 예능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이 5명이 만드는 사진 촬영 풍경은 흐뭇하고 풍요롭고 건강한 웃음을 제공합니다. 


명확한 포인트가 없는 것이 아쉬웠던 <빅피처패밀리>

<빅피처패밀리>는 정말 좋은 예능, 건강한 예능입니다. 사진을 좋아 하다 보니 더 관심있게 본 것도 있지만 눈쌀을 지푸리게 하는 예능, 과한 리액션과 억지가 가득한 예능과 달리 부담스럽지 않은 웃음, 자연스러운 웃음을 주는 예능입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지향점과 목표점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SBS의 인기 예능인 <골목식당>은 골목 상권을 살리는 목표가 명확합니다. 그러나 <빅피처패밀리>는 가족 사진 및 증명 사진 등을 촬영한 후 촬영 비용을 고객들이 알맞게 내는 형식입니다. 고객들이 낸 돈은 기부를 한다는 형태라서 그런지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오는 압박이 없습니다. 장사가 안 되면 왜 안 되는 지에 대한 고민이 녹여 있지 않습니다.

1,2화에서는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형태로 담기지만 섭외한 듯한 고객들이 방문하는 티가 납니다. <골목식당>도 그렇고 심지어 <EBS 세계테마기행>도 길에서 우연히 만난 지역민의 집에 방문하는 것도 다 섭외와 연출의 결과입니다. 연출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예능의 9할은 연출입니다. 연출이지만 섭외지만 이걸 얼마나 잘 숨기고 자연스럽게 담느냐가 중요하죠.

그러나 <빅피처패밀리>는 이걸 잘 숨기지 못합니다. 차라리 섭외를 하지 말고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시청자의 사연을 추려서 무료로 촬영을 해주는 방식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사진 1장을 찍고 마무리 하는 방식 대신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이유를 추려서 그분들이 원하는 사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어떨까 합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빅피처패밀리>는 높은 인기에 힘입어 정식 예능으로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10월 6 부터 토요일 오후 6시 25분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을 합니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사진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네요. 3화 예고편을 보니 대형 카메라로 촬영한 필름 사진 이야기도 보이네요. 

하나 더 부탁을 하자면 사진을 소재로 한 예능인 만큼 사진팁도 살짝 살짝 넣어주면 어떨까 합니다. 사진 구도 보는 법, 인물 사진 촬영법,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하는 비법 등등 온 국민이 궁금해 하는 사진 잘 찍는 법을 작은 코너로 만들어서 넣어주면 정보가 주는 재미도 더 커질 듯 합니다. 

 

사진을 소재로 한 예능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PPL이 붙었습니다. 캐논 카메라가 이 <빅피처패밀리>의 카메라와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PPL은 눈쌀을 지푸리게 해서 요즘은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않습니다. <빅피처패밀리>도 캐논 카메라 중에 풀프레임 DSLR인 EOS 6D Mark2의 스위블 액정으로 촬영하는 모습이나 얼굴 추적 기능을 소개했지만 심하게 소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전 오히려 중간에 시청자들도 따라할 수 있는 쉬운 촬영팁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노출을 더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후 어떻게 전개 될 지는 모르겠지만 사진을 소재로 한 아이디어는 무궁무진 합니다. 카메라와 장비를 들고 시골 마을이나 섬 마을에 방문해서 영정 사진이나 마을 분들의 기록 사진이나 증명 사진을 무료로 촬영하는 아이디어도 좋은 아이디어죠. 

사진 만큼 저렴하면서도 만족도가 높은 선물도 없습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빅픽처패밀리>

좋은 점도 아쉬운 점도 있는 <빅픽처패밀리>입니다. 그러나 5명의 출연진이 보여주는 캐미가 좋고 다들 선한이미지, 건강한 이미지가 강해서 건강한 웃음을 많이 만들 것 같네요. 전문 예능인들이 아니지만 사진을 매게로 다양한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사진만큼 즉각적인 기쁨을 주는 선물도 없습니다. 인생샷을 찍겠다는 강박을 좀 줄이고 모두가 웃고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사진 이야기를 펼쳐갔으면 하네요. 

흥미로운 건 구멍일 줄 알았던 박찬호가 생각보다 사람이 참 유쾌합니다. 1회에서 교포 흉내는 빵 터지게 하네요. 류수영은 생각보다 스마트하고 말도 잘하고 건강한 이미지도 좋고요. 우효광과 차인표의 배려 높은 모습도 좋네요. 이 4명의 아재 사이에 세정이가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POOQ(푹)에서 빅픽처 패밀리 1화 다시보기 

POOQ(푹)에서 빅픽처 패밀리 2화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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