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틀면 온통 여행과 먹방입니다. 남 먹는 것 쳐다 보는 것이 가장 추잡하다는 옛말은 말 그대로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남 먹는 것을 지켜보는 행동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다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지만 먹방을 보면서 군침을 흘리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 먹방을 보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HD TV 시대의 최대 수혜주, 먹방과 여행 프로그램

가끔 무한도전 재방송을 여러 매체를 통해서 봅니다. 2013년 부터 HD TV 방송 시대가 되었지만 2008년 전후의 무한도전은 SD 화질에 가로 세로 비율도 브라운관 비율인 4 : 3 이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지금까지 HD TV가 방송되면서 공중파 방송은 HD 화질에 가로 세로 비율이 16 : 9로 변했습니다. 이 16 : 9 비율은 대다수의 스마트폰 화면 비율이기도 하죠.

HD TV 시대가 되면서 크게 달라진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화질입니다. SD 화질에서는 음식을 근접 촬영을 해도 생동감과 생생함이 떨어져서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요리 프로그램도 거의 없었습니다. 끽해야 맛집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HD 화질과 함께 50인치 평판 TV가 주류가 되면서 음식이 메인 피사체가 됩니다. HD 화질이다 보니 먹음직 스러운 음식이 50인치 대형 화면으로 나오면 나도 모르게 군침이 스르르 흘러 나옵니다. 

음식 조리를 넘어서 음식을 먹는 방송도 덩달아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또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여행 프로그램입니다. SD 화질 방송 시절에는 KBS '걸어서 세상속으로' 정도만 기억나지 여행 프로그램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틀었다 하면 여행 프로그램이 넘쳐납니다.

같은 풍광도 SD 화질로 보는 것보다 HD 화질로 보니 여행의 생생함이 가득했습니다. 최근에는 드론이나 짐벌 같은 뛰어나면서도 저렴한 방송 도구가 보급되면서 때깔 좋고 화면 구도 좋은 영상을 인서트 영상으로 수시로 들어갑니다. 솔직히 여행 프로그램들이 많아지고 영상 미학이 발달하고 화려해지는 것이 마치 야구 중계처럼 직접 야구장가서 보는 것 보다 TV로 보는 것이 더 야구를 적나라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여행을 직접 가는 것 보다 다양하고 화려하고 다채로운 영상이 가득 담긴 여행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즐겨보는 여행 프로그램 KBS 배틀 트립

솔직히 먹방과 여행 프로그램이 많아진 이유가 시청자들의 요구 때문인지 아니면 방송사에서 먹방, 여행 프로그램이 많아져서 많이 보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건 확실합니다. 먹방과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시간과 돈의 여유가 없는 분들이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 분명히 대리 만족을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많은 여행 프로그램과 먹방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틀었다 하면 여행 프로그램이고 먹는 방송입니다. 이렇게 넘쳐 나는 여행 방송이지만 차별성이 없는 여행 프로그램들은 많이 폐지됩니다. 전 이중에서 차별성이 좋고 재미도 풍부한 여행 방송들만 골라서 봅니다. 제가 즐겨 보는 여행 프로그램은 토요일 오후 9시 15분에 KBS2 TV에서 방영하는 <배틀트립>입니다.

사실 제는 제 방에 TV가 없습니다. 거실에 있는데 TV 잘 안 봅니다. 가끔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보거나 PC로 봅니다. 하루는 술에 취해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무심결에 TV를 켰다가 넋 놓고 본 것이 <배틀트립>입니다. 2017년 7월 15일에 방영한 배틀트립 59회 '스톱오버 여행지' 독일 VS 폴란드편은 알딸딸한 기분에서 보니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팍팍한 현실 때문에 술을 마셨는데 잠시 동안 환상을 본 느낌이었습니다. 여유 그 자체인 유럽의 풍광에 푹 취했네요. 이후 <배틀트립>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KBS 배틀트립이 다른 여행 먹방과 다른 점 4가지

1. 대결 구도로 흥미를 돋구다

온통 경쟁입니다. 음악 취향이 다 다르고 좋아하는 가수가 다 다름에도 음악까지 경쟁 구도를 도입한 배틀로얄식 예능이 가득합니다. 경쟁이 메인이 되는 예능은 안 봅니다. <배틀 트립>은 제목만 보면 거북스러운 제목입니다. 배틀이라니 여행도 배틀을 한다? 그러나 이 방송을 보면 이 배틀이 심각하거나 승자를 가리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배틀 트립은 2팀으로 나누어서 2곳의 여행지를 소개한 후 전반과 후반으로 나눠서 방청객의 투표를 통해서 승리팀을 가립니다. 전반전의 점수는 승리에 영향을 주지 않고 후반전의 점수로만 승리팀을 가립니다.

대결 구도를 통해서 승리팀을 가리지만 승리팀에게 어떤 상품을 주거나 이익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패배한 팀이 다시 출연을 하는 등 승리 결과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결 구도를 도입한 이유는 방청객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함과 흥미를 돋구기 위한 장치일 뿐입니다. 


2. 출연 연예인이 직접 여행 설계를 한다

여행 프로그램들 중 대부분은 전문가(EBS 세계테마기행)나 PD(KBS 걸어서 세계속으로)나 연예인이 여행을 합니다. 특히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여행을 하는 컨셉의 여행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죠. 이러다 보니 연예인 + 여행 + 먹방의 조합으로 탄생하는 여행프로그램들이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 보니 점점 식상해집니다. 

특히나 연예인들은 그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없고 주어진 대본대로 말하고 움직이는 수동적 모습입니다. 방송국에서 연예인들 공짜 여행 시켜준다는 비판도 많죠. 그런 범주에서 보면 <배틀트립>도 그런 비판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출연하는 연예인과 유명인들이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직접 자신이 여행을 설계합니다. 사전 조사를 연예인들이 하고 그 스케쥴에 따라서 방송이 제작되기 때문에 여행지의 정보를 잘 알고 있고 여행객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중간중간 잘 설명을 해줍니다. 


비록 연예인이라는 MSG가 있긴 하지만 일반인들이 하는 여행과 동일한 체험을 정보를 제공하고 연예인이라고 특별하게 대우해주는 건 아니라서 연예인들의 특권을 볼 수 없어서 좋습니다. 일반인이 아니라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방송을 알기에 좀 더 다채로운 모습이나 행동이나 흥미를 유발하는 말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3. 다른 출연진과 다양한 액티비티와 먹방, 여행 정보의 조화

여행 프로그램들을 채우는 내용은 비슷비슷합니다. 다만 콘셉트가 다를 뿐이죠. 여행지의 풍광과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담고 소개하는 <EBS 세계테마기행>이 있고 단체 여행인 패키지 투어의 콘셉트로 방영하는 <JTBC의 뭉쳐야 뜬다>가 있습니다. <KBS 배틀트립>은 자유 여행이 콘셉입니다. 출연자가 직접 설계한 여행을 따라 다니기 때문에 덜 유명한 곳, 덜 체험하는 곳도 자유롭게 다닙니다. 

여행은 떠나기 전에 여행 설계를 할 때 부터 시작이라고 하죠. 여행 설계의 재미와 체험을 하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여행을 설계하고 갖다 온 느낌입니다. 여기에 현지의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을 잘 담고 있습니다. <배틀트립>의 주요 내용은 그 여행지의 유명한 액티비티와 관광 명소를 소개합니다. 그렇다고 관광 명소를 자세히 소개하지 않습니다. 딱 관광객이 아는 간단한 정보만 소개하고 주로 그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탈 것, 즐길 거리를 많이 소개합니다. 

이후 다양한 먹을 거리를 소개합니다. 이 조화가 좋습니다. 따분하게 관광 해설 설명을 듣기 보다는 흥미를 유발하는 다양한 체험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여행을 출연자가 직접 설계하다 보니 보고 느끼고 감상하기 보다는 먹고 타고 즐기는 요소를 많이 넣습니다. 

출연진도 2~3주에 한번 씩 바뀝니다. 이는 <배틀트립>의 장점이자 위험 요소이기도 합니다. 매주 출연진이 바뀌기에 어떤 주는 상당히 재미있지만 어떤 주는 흥미가 떨어집니다. 그러나 편집도 좋고 자막 처리도 좋아서 항상 평균 이상의 재미를 주네요. 개인적으로는 김소은, 조보아가 함께한 폴란드, 헝가리 여행기를 담은 59회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여행 정보도 중간 중간 잘 소개를 합니다. 대략적인 장소의 위치 소개는 물론 출연진이 먹은 음식과 체험 비용까지 소개합니다. 이 <배틀트립>은 마지막 부분에서 여행 동안 사용한 경비를 공개하기에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항상 놀라는 건 저렇게 재미있게 놀고 체험하고 먹고 마시는데 교통비를 빼고도 체험하고 즐기는 비용이 생각보다 저렴해서 깜짝 놀랍니다. 볼 때 마다 물건 하나 덜 사고 여행 가는 게 더 이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아보면 어떤 물건이 주는 즐거움은 잠시지만 여행 가서 느낀 감흥과 재미는 평생을 가더라고요. 


4. 관찰 + 방청객 참여 여행 프로그램 <배틀트립>

여행, 먹방과 함께 한국 예능의 또 하나의 키워드는 관찰입니다. 유명인들을 관찰하는 관찰 콘셉트 예능 참 많죠. 관찰 예능은 자연스러운 웃음과 평소 무대 위에서 짜여진 안무 같은 모습만 보여주던 연예인들의 무대 뒤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많은 예능이 관찰 예능을 추구합니다.

<배틀트립>도 관찰 예능의 기법을 사용합니다. 2팀으로 나눠서 여행을 가고 그 여행기를 진행자와 여행을 갔다온 연예인 그리고 방청객이 함께 봅니다. 여행기를 보면서 3명의 고정 진행자인 성시경, 김숙, 이휘재의 추임새가 참 맛깔납니다. 이 진행자도 <배틀트립>의 재미에 큰 역할을 합니다. 방청객은 단순 방송 시청이 아닌 2팀의 여행기를 보고 투표를 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프로그램 전체가 생동감이 넘칩니다. 


연예인이 주는 재미와 대결의 흥미 그리고 다양한 체험과 함께 이 멋진 여행기를 맛깔스럽게 편집하고 담는 스텝들의 노력도 무시 못합니다. 요즘 여행 프로그램들은 드론과 짐벌은 기본 셀카봉을 들고 출연진이 스스로를 촬영하는 다양한 방송 도구를 이용해서 우리가 직접 보는 것 이상으로 예쁘고 화려하고 다양하고 흥미롭게 담습니다.

대부분의 여행 프로그램들이 풍광 담는 기술이 뛰어나지만 <배틀트립>은 유난히 더 아름답게 담습니다.

먹방 담는 스킬도 아주 좋고요. 여기에 편집이 아주 좋습니다. 생기 넘치는 여행 프로그램 <배틀트립>은 이런 차별성 때문에 즐겨 보는 여행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출연자와 여행지 장소에 따라서 기복이 있고 호오가 있다는 점만 인지하시고 POOQ 서비스에서 골라보면 좋은 여행 프로그램입니다.


추천하는 배틀트립 방송분

2017년 7월 15일 방송 59회 <스톱오버 여행지! 폴란드로 떠난 소은 & 보아>

2017년 7월 22일 방송 60회 <스톱오버 여행지 덴마크로 떠난 케이윌 & 이현>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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