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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독전. 독한 캐릭터만 가득한 예측 가능한 이야기

by 썬도그 201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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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영화 최초로 500만 관객 돌파를 한 영화가 <독전>입니다. 분명 예전보다 한국 영화의 인기가 높지 않습니다. 한국 영화에 대한 실망도가 높아지면서 예전 같은 높은 인기가 다시 찾아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관객 500만 돌파는 꽤 의미 있어 보입니다. 


마약범을 잡기 위한 잠입수사를 다룬 <독전>

영화 <독전>은 감독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 <품행제로>,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라는 유쾌한 영화의 각본가였고 <천하장사 마돈나>로 감독 데뷰한 이해영 감독은 꽤 잘 알려진 영화 감독입니다. 흥행작이 많지도 많은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각종 매체에서 활약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익숙한 감독입니다. 당연히 그의 새로운 영화에 대한 기대와 응원을 같이 했습니다.

영화 <독전>은 독한 전쟁의 압축어로 들립니다. 각본가이기도 한 이해영 감독이 이번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낼 줄 알았지만 흥미롭게도 홍콩 영화 <마약전쟁>을 리메이크한 영화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다른 영화들과 달리 홍콩 영화 리메이크작이라는 홍보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만큼 리메이크 영화라는 사실이 도움이 안된다는 소리로 들리네요. 사실 원작인 영화 두기봉 감독의 2013년 작 <마약전쟁>은 국내에서 많이 알려진 영화가 아닙니다. 이러다보니 원작의 후광을 받기 어려워서인지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소리를 줄였네요.


영화 <독전>은 원작 제목의 <마약전쟁>처럼 마약 사범을 검거하기 위한 형사들의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강력계 마약팀 반장을 맡고 있는 원호(조진웅 분)는 마약 생산 먹이사슬의 가장 위에 자리잡고 있는 이 선생을 잡기 위해 수년 째 이 선생만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선생은 그 진짜 이름도 생김새를 모릅니다. 비대면 접촉으로 마약 거래를 하기 때문에 같은 조직내에서도 이 선생을 본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이름만 있고 실채가 드러나지 않지만 명성은 드높은 이 선생을 잡기 위해서 형사 원호는 팀을 이끌고 이 선생 잡기에 나섭니다.

마침 이 선생이 운영하는 마약 공장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고 공급책인 오연옥(김성령 분)이 신변보호 요청을 하면서 이 선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수사가 활기를 띄게 됩니다. 마약 공장 폭발은 이 선생의 주특기로 수가 틀리면 아예 마약 공급팀 전체를 폭발로 날려 버리는 잔인무도한 방식입니다. 이 폭발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은 생존자가 대리 서영락(류준열 분)입니다. 서영락은 폭발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이 선생에 대한 복수심을 키웁니다. 

형사 원호는 이 서영락을 이용해서 이 선생을 찾기 위해서 직접 잠입수사를 펼칩니다. 


이 선생을 잡기 위해서는 마약 원료 공급책을 만나야 합니다. 이 원료로 고품질의 마약을 제조할 수 있고 마지막 거래에 이 선생이 직접 나온다는 서영략의 이야기에 형사 원호는 직접 거래에 뛰어듭니다. 이 선생은 무시무시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중국 마약 원료 공급책 진하림(김주혁 분)에게 자신의 샘플을 보내서 도발을 합니다. 이에 진하림은 한국에 직접와서 거래에 나섭니다.

이렇게 이 선생을 잡고 싶다는 집념이 가득한 형사 원호와 부모님에 대한 복수심이 가득한 서영락이 한 팀이 되어서 이 선생을 잡기 위한 이야기가 영화 <독전>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강한 캐릭터가 가득한 영화 <독전>

범죄 영화들은 강한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죠. 그럼에도 이 영화 <독전>은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독한 캐릭터들이 가득합니다. 유머를 장착한 캐릭터가 하나도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 영화 특유의 모든 장르에 들어가는 유머가 없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건조하고 강하고 비린맛이 많이 납니다. 특히 진하림을 연기한 김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보령을 연기한 진서연의 미친 커플 연기는 이 영화의 무시무시함을 잘 드러냅니다. 

캐릭터들 살아있고 강합니다. 다만 너무 강한면만 가득 보여주다 보니 영화 자체가 기름칠이 잘 된 느낌은 아닙니다. 그냥 기계의 묵직한 느낌만 가득합니다. 영화 <독전>의 좋은 점과 문제점은 모두 이 캐릭터들에 있습니다. 캐릭터 영화라고 할 정도로 각 캐릭터들의 구축은 잘 되어 있지만 캐릭터들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야기에 대한 흥미나 재미가 좀 떨어져 보입니다.


이 영화는 이 선생이 도대체 누구야? 라는 의문을 계속 품게 해야 영화적 재미가 더 높습니다. 이런 수법은 많은 영화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죠. 영화 후반에 이 선생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그 장면에서 깜짝 놀랄 관객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영화들을 많이 본 사람들은 영화 초중반에 대충 눈치를 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영화가 수시로 힌트를 많이 제공해 줍니다. 스토리 자체는 특별할 것도 새로운 것도 없습니다. 이런 빈틈을 알아서인지 영화는 캐릭터들의 강한 모습이 상대적으로 참 많이 담깁니다. 


제가 놀란 것은 강한 캐릭터들의 야생 같은 이미지는 좋은데 생각보다 표현 수위가 높습니다. 폭력의 표현 수위도 높고 마약 묘사력도 꽤 높습니다. 또한 노출도 살짝 있습니다. 이런 영화는 최소 미성년자 관람불가가 아닐까 했지만 15세 청소년 관람가입니다. 이런 영화를 15세 관람가로 매기다니 좀 놀랐네요. 심의를 담당한 분들의 변론 같은 글들이 있긴 하지만 좀 심하다는 느낌이 강하네요. 따라서 청소년들이 볼 만한 영화도 추천하는 영화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성인들이 볼만한 영화냐? 글쎄요. 아주 재미없다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재미가 좋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딱 킬링타임용 정도입니다. 재미는 크지 않지만 남는 건 캐릭터들입니다. 영화관을 나서고 나서도 계속 회자되는 것은 영화 스토리가 아닌 장애인 형제와 진서연 등 카리스마 뿜뿜 캐릭터들만 살아 남네요


느슨한 스토리가 아쉬운 영화 <독전>

오로지 마약 총책인 이 선생만 보이는 영화입니다. 이 선생을 잡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잠입수사를 하는 형사들의 거룩함을 담은 영화는 아닙니다. 형사들이 딱히 영특해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이 선생을 꾸미기 위한 캐릭터들로 보입니다. 배우들의 열연은 잘 보입니다. 다만 그 열연이 열연을 위한 열연 같은 느낌도 살짝 느껴집니다. 모두 강해서 모든 캐릭터들이 기억에 남지만 모두 인상 깊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치 강한 맛만 가득한 불닭 볶음면 같은 킬링타임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맵고 독한 자극적인 맛만 가득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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