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영화가 웃기지 않는다면 그 영화는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영화 <부라더>는 좋은 영화는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예상 밖의 후반 드라마가 그나마 나락으로 떨어지는 영화를 끌어 올려주네요.


아버지 재산을 노리는 형과 땅을 팔아 먹으려는 동생이 펼치는 막장 드라마

석봉(마동석 분)은 역사를 가르치는 학원 강사입니다만 독립군 자금으로 사용하려던 2개의 금불상을 추적하는 '인디아나 존스' 같은 인물입니다. 석봉의 동생 주봉(이동휘 분)은 건설 회사에 다니다가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큰 실수로 실직 위기에 처합니다. 이 형제에게 안동에 계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형제는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습니다. 3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연락도 하지 않고 장례를 치르려는 아버지와의 인연을 끊어서 아버지에 대한 슬픔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석봉은 자신이 진 빚을 갚기 위해서 아버지 재산 중에 돈이 될 만한 것만 찾습니다. 


동생인 주봉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봉은 자신의 컨설팅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안동 지역 친척들을 현혹해서 개발동의서에 싸인을 받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아버지에 대한 죽음에 대한 슬픔 보다는 두 형제는 아버지 재산 또는 자신의 안위를 위한 활동만 열심히 합니다. 이런 후안무치하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형제를 친척들이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석봉 주봉 형제는 종가짓 며느리로 평생 고생만하다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복수의 심정을 안고 이 집안과 인연을 끊을 생각으로 마음대로 행동을 합니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모습에서 웃음이 터져야 하는데 좀처럼 웃음이 터지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이 집안을 얼마나 미워하는지에 대한 분노의 깊이를 깊게 보여주지 않고 스치듯 보여줘서 그런지 형제의 막장 행동에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그냥 무례한 행동으로만 비추어집니다. 


그러다 독립군 자금으로 사용하려던 2개의 불상이 이 집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석봉과 안동을 관통하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친척들에게 개발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주봉이 갑자기 상복을 잘 차려 입고 살갑게 상을 치루는 반전도 웃음을 유발하지 못합니다. 3일 동안의 아버지 장례식을 치루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담은 영화인데 좀처럼 웃음이 나오지 않습니다. 상황이 주는 웃음 보다는 가벼운 말장난으로 가끔 미소 짓게 하지만 휘발성이 강해서 3초 이상 웃게 하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광녀 같은 오로라(이하늬 분) 캐릭터는 영화를 더 혼란스럽게 합니다. 형제가 차를 타고 상가집에 도착했을 때 차에 치어서 함께 하게 된 오로라는 문화재청 소속의 공무원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말만 계속하고 느닷없이 나타나는 등 영화의 초점을 더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 오로라는 영화 후반에는 아주 큰 역할을 하지만 전반부의 광녀 같은 모습은 영화의 재미를 크게 떨어트립니다. 기저 효과를 노린 것일까요? 후반의 감동을 위한 전반부의 재미를 헝클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오해가 풀리면서 코미디가 감동 드라마로 변하다

좀 한심스러웠습니다. 코미디 영화가 웃기지를 않고 웃기는 것도 마동석과 이동휘의 애드립성 개그가 가끔 미소를 짓게 할 뿐 스토리나 상황이 주는 재미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냥 그런 못 만든 한국 코미디 영화처럼 느껴지다가 후반에 반전이 일어납니다. 코미디로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지만 드라마로는 그런대로 볼만한 후반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아주 좋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예상 가능한 스토리 또는 흔한 한국 영화의 후반 반전 드라마가 담깁니다. 특히 오로라라는 광녀의 정체가 알려지면서 감동 드라마의 깊이도 깊어집니다. 


워낙 전반부가 흥미가 없다 보니 후반의 감동 드라마가 좀 더 빛을 발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후반부는 그런대로 볼만은 합니다. 그러나 영화 전체적으로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이 <부라더>는 2008년에 초연한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영화로 각색한 영화입니다. 뮤지컬은 스토리가 단순해도 춤과 노래가 화려하고 찰지면 크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영화로 만들면서 춤과 노래를 제거했습니다. 가장 큰 재미의 요소인 춤과 노래이 빠지면서 생긴 구멍을 스토리로 보강을 합니다. 문제는 이 스토리가 그렇게 흥미롭지도 재미있지도 큰 의미를 도출하지도 못합니다.


후반 드라마가 그나마 감동을 전해주긴 하지만 흔하디 흔한 감동 스토리라서 좀 식상합니다. 여기에 마동석과 이동휘의 캐미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동휘는 코믹 연기를 무척 잘 하는 배우임에도 이 영화에서 크게 웃기지 못합니다. 


여기에 상가집을 배경으로 해서 스토리의 규모나 장소의 규모도 작디 작습니다. 마치 연극 무대라고 느껴질 정도로 등장 인물이나 활동 반경도 크지 않아서 소박하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 <부라더>의 좋은 점은 전체적으로 가벼우면서도 밝습니다. 상가집이라는 슬픔이 가득한 공간을 비록 막장 드라마로 덮긴 하지만 형제의 우애와 숨겨진 스토리가 발굴되면서 서서히 재미의 궤도에 오릅니다. 

전반부와 코믹을 슬랩스틱이나 애드립에 의존하지 않고 스토리를 더 보강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가볍게 볼만한 영화입니다. 다만 추천하긴 어렵네요. 3명의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특히 이하늬는 조연이나 단역으로 출연해도 자신의 역할을 아주 잘 하네요. 다만 전체적으로 웃음 유발 포인트가 많이 부족한 것이 아쉽네요. 

별점 : ★★☆
40자 평 :  웃음을 잃어서 수렁에 빠진 코미디를 후반 감동 드라마가 건져내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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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8.01.22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스킵한 영화였는데 언제 한번 찾아 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