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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카페거리로 변한 익선동 한옥마을

by 썬도그 2017.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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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을 지나서 낙원상가 옆을 지나다 우연히 본 마을이 익선동 한옥마을입니다. 익선동 한옥마을은 종로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입니다. 마을 전체가 1층짜리 한옥으로 되어 있는데 오래된 한옥이 많다 보니 낡은 집들이 가득했습니다. 이 익선동 한목마을은 골목이 많고 한옥이 풍기는 고즈넉함과 함께 주민분들이 처마 밑에 화분을 내놓아서 걷기 좋은 거리였습니다. 물론, 낡고 누추한 이미지가 많아서 감성 사진이다 아날로그 감성 사진 촬영하기에는 좋지만 거기서 사는 분들은 여러가지로 불편해 보였습니다.

솔직히 한옥이 현대의 삶을 살기에 좋은 가옥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한옥이 주는 느낌이 좋은 동네였죠. 
인사동에서 촬영을 마치고 우연히 익선동 한옥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어 뭐지? 익선동 한옥 마을은 주거지입니다. 그런데 상업시설이 들어와 있습니다. 


1920년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한옥 마을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 마을이라고 하네요. 다른 한옥 마을은 지자체에서 보수공사 비용을 지원해서 보존하려고 했지만 익선동 한옥마을은 북촌과 달리 서울시에서 건물을 보수하라고 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관리가 전혀 안되는 한옥들이 많았고 그 보수가 안된 한옥이 아주 썩 보기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월세 20만원에 기거하는 쪽방과 같은 곳에서 기거하는 노인 분들이 많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쪽방촌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20대가 지나갑니다. 이 동네에서 20대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20대들을 4분 봤습니다. 


헐~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방송 촬영하나? 드라마 촬영지가 있었나? 너무 많은 20,30대 분들의 모습에 뭔 일이 일어났구나 생각했습니다. 방송에 한 번 타면 그 지역이 크게 뜨는 미디어 효과라고 생각하고 페이스북에 물어보니 작년에 KBS 다큐3일에서 촬영했다고 하네요

그 때문인가요? 이 낡고 누추한 한옥마을이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놀랬습니다. 이 한옥마을이 상업 마을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신이 솔직히 혼란스럽습니다. 상업지구로 지정이 되면 기존에 살던 세입자들은 쫒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변화에 대한 비판은 다른 글에 하고 여기서는 변한 모습을 소개하겠습니다. 

한옥이 아파트 보다 좋은 점은 거의 없습니다. 살기 참 불편한 구조입니다. 특히 현대인의 삶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날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툇마루, 마당입니다. 우리가 여유 없이 사는 것은 마당이 없기 때문 아닐까요? 마당 역할을 하는 아파트 거실, 주택의 거실의 주인은 내가 아닌 TV입니다. 

마당은 다릅니다. 총천연색 슬로우 TV인 하늘을 볼 수 있고 비가 오면 그 빗물을 눈으로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익선동 한옥마을의 카페들은 이 마당이라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익선동이 카페 거리, 또는 음식점 거리로 변한 것은 도시공간 기획자인 박한아, 박지현씨가 2014년 익선다다 프로젝트팀을 구성하면서 변했습니다. 

익선다다는 이 익선동 한옥마을을 매입해서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 그리고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이 익선동을 카페 거리로 변신시켰습니다. 클라우드 펀딩도 받는 것을 봐서는 부동산 개발업자는 아닌 것 같네요. 뭐 이 두 분의 노력으로 익선동 한옥 마을의 변신이 때문인지, 덕분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1920 경양식은 이 익선동 한옥마을이 생긴게 1920년이라서 그걸 기념하기 위해서 지은 네이밍 같네요. 


솔직히 좀 놀란 공간도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슈퍼 옆 가게인데 한옥 반을 허물고 그 안에 철제와 유리로 된 공간을 넣었네요. 석가래와 H빔의 조합?

솔직히 이미지만 보면 딱히 매력적인 공간은 아닙니다. 하늘을 가로 지르는 전깃줄, 개발된 것도 안 된 것도 아닌 어정쩡한 이미지. 게다가 상업 공간과 거주 공간이 함께 있다 보니 복잡하다는 느낌이 가득 듭니다. 


그러나 특이한 것이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분들에게는 특이하고 이색적이면 무조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익선동의 옛(?) 모습을 간직한 곳도 몇 곳 있었습니다.  원래 익선동은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1920년대 지어져서 개량식 한옥이라서 전통 한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개량 한옥들은 지붕은 한옥이지만 외벽은 타일로 붙인 곳들이 많았습니다. 




창화당은 요즘 유행하는 디자인으로 간판을 만들었네요. 



줄을 서 있는데 만두집인가 봅니다. 


익선동 한옥마을 골목길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다양한 이색 카페들이 가득합니다. 


마당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 이색 카페의 중요 요소입니다. 


이집은 다양한 행사를 하는 곳으로 이날은 돌잔치를 하네요. 마당! 이게 다양한 공간 활용을 할 수 있게 했네요. 이집은 다른 건물과 달리 최근에 지어졌는지 오래된 느낌이 없네요


어떤 곳은 이렇게 외벽을 비닐로 만들고 그 안에 앉아서 먹을 수 있게 해 놓았네요. 


플라워 카페도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보면서 행인들이 엄청나게 많음에 계속 놀랐습니다. 핫플레이스가 되었네요



일부러 건물을 허물고 유리벽으로 만들어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 공간도 많았습니다.



마당에 다양한 테이블을 놓았는데 하늘에 비닐 천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비오는 날에는 저 공간을 이용 못하겠네요. 



엉클 비디오 타운? 여기는 비디오방인가 보네요. 오래된 영화들 중에 명작들을 비디오 또는 DVD로 상영하나 봅니다. 


사람들이 꽤 호기심을 내고 안에도 사람이 많은 것을 봐서는 장사가 잘 되나 봅니다. 장사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이 지역 모든 곳이 장사가 잘 되나 봅니다. 월 매출이 1천을 훌쩍 넘어간다고 하니 아주 잘되고 있죠. 임대료가 중요한데 임대료도 비교적 싼가 봅니다. 

만화의 정석? ㅋㅋㅋ 웃음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곳도 있습니다. 만홧가게라는 곳인데 라면 먹으면서 1시간 동안 만화책 볼 수 있는 메뉴가 7,000원, 맥주 마시면서 만화책 읽을 수 있는 가격이 8.900원입니다.  


만화와 무협지를 읽을 수 있는데 만화만 보면 5천원인가 봅니다. 1시간에 5천원이겠죠? 다른 블로그 방문기를 보니 안에 공간이 무척 크고 편하게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익선동을 대충 둘러보고 왔습니다. 상당히 독특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 변화가 좋게 봐야 할지 아니면 젠트리피케이션의 또 다른 예문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가로수길처럼 몇 년 반짝 인기 있다가 폐기 처분이 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익선동 한옥마을을 나오는 곳에는 예전부터 유명했던 곱창 골목이 있습니다. 여기는 허름한 고깃집들이 많은데 처마 밑에서 이렇게 고기를 굽고 있는 풍경을 매일 봅니다.  낡고 누추한 곳을 왜 우리는 찾아갈까요? 고깃집들이야 맛과 가격 때문에 간다고 해도 한옥 마을을 개조한 공간을 왜 찾아갈까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곳과 다른. 흔하디 흔한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다른 햇빛과 햇볕이 있고 이색적인 소품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게다가 남들이 가면 나도 가봐야 하는 핫플레이스라는 제목도 무시 못할 것입니다. 다음에는 이 공간을 제대로 날 잡아서 담아봐야겠습니다.

익선동 한옥마을 찾아가는 방법은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위로 쭉 올라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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