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디어 옥자를 봤습니다. 봉준호 감독 작품답게 시종일관 꽤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전작들의 몰입감에 비하면 약간 지루한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봉준호 감독이 세상에 말하고자 하는 자본주의 비판과 동물 복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는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옥자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봉 영화를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할까?"


개봉 영화를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할까?

옥자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옥자는 넷플릭스라는 세계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드라마 사이트에서 동시에 상영하기 때문입니다. 옥자를 제작한 넷플릭스가 영화관에서 먼저 상영하고 몇 주 후에 넷플릭스에서 상영을 했다면 CGV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관들은 옥자를 상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이런 제안을 거절하고 영화관과 동시에 개봉을 강행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관들이 넷플릭스에 요구한 것은 '홀드백'입니다. 영화관에서 먼저 개봉한 후에 몇 주 또는 몇 달 후에 2차 시장인 온라인 VOD 서비스나 DVD 서비스를 하는 '몇 주 또는 몇 달 후'라는 기간이 바로 '홀드백'입니다. 

그런데 이 '홀드백'이 없는 옥자는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관으로 부터 가열차게 거부 당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왜 개봉 영화는 영화관부터 개봉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뭐 이유는 간단하긴 합니다. 집에서 볼 수 있는 개봉 영화를 굳이 영화관에서 볼 필요가 있겠어?라는 영화 관람객들로 인해 영화관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를 역으로 생각해봤습니다. 
왜 우리는 개봉 영화를 영화관에서만 봐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생각해 봤습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좋은 점

대형 스크린, 시원한 에어콘, 서라운드 사운드. 영화관은 영화를 보기 가장 쾌적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싼 돈을 주고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봅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감흥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나쁜 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나쁜 점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먼저 영화관에서 조용히 영화를 보는데 반딧불 족이나 와구와구 음식 먹는 소리를 심하게 내는 등의 진상을 만나게 되면 영화관은 영화 관람하기 최적의 공간에서 최악의 공간으로 수직 낙하합니다. 여기에 영화 1편을 보기 위해서 많은 돈을 써야하고 오고 가고하는 시간도 투자해야 합니다. 

1주에 1편 이상의 영화를 보다가 요즘엔 영화관에 잘 가지 않습니다. 볼 영화가 없는 것도 있지만 오고 가고 하는 시간이 꽤 많이 듭니다. 물론 좋은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서서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그 시간이 영화의 감흥을 되새김질 질 좋은 시간임을 알지만 액션 영화처럼 휘발성이 강한 영화들은 영화관을 가고 오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나쁜 점이 생각보다 많지만 우리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대형 스크린, 서라운드 사운드가 아닌 누구보다 먼저 개봉 영화를 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요? 저 같은 경우는 대형 스크린으로 본 영화도 1년이 지나면 스마트폰으로 본 영화나 대형 스크린으로 본 영화나 영화에 대한 기억이나 감흥은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오히려 요즘 PC모니터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끊어서 본 영화에서도 좋은 느낌과 감흥이 계속 이어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영화를 본 후 한 참이 지나면 영화에 대한 이미지나 스토리만 남지 영화관에서 보나 모바일로 보나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저와 같은 대중들이 영화를 스토리 위주로 보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개봉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가장 큰 이유로 영화관에서만 개봉 영화를 상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개봉 영화를 IPTV나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VOD 서비스로 본다면 굳이 영화관가서 볼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이런 것을 누구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잘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영화관과 동시 개봉하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전 옥자를 보면서 넷플릭스가 옥자 같은 영화 또는 드라마를 매달 2편 이상씩 제공한다면 넷플릭스라는 안방 극장만 애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저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주기적으로 큰 돈을 투자한 영화(비록 옥자는 600억의 제작비를 들였어도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에 비하면 작은 제작비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헐리우드에 비하면 적은 제작비지만 이런 넷플릭스의 전략이 먹혀들어가고 가입자 수가 증가한다면 나중에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 못지 않는 제작비의 넷플릭스 영화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칸은 옥자라는 새로운 매체가 만든 영화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상영한 영화만 상을 주겠다는 하는데 이런 행동도 시대의 흐림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라는 매체가 꼭 영화관에서만 보든 시대는 지났습니다. 영화를 PC로 TV로 심지어 모바일로도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영화광이나 영화 관계자들은 조막만한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것을 무척 꺼려합니다. 그건 영화를 보는 방식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인 우리 대중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봐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지 못합니다. 어차피 영화는 하나의 유희의 도구일 뿐이지 그걸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던 그건 대중의 선택입니다. 필름 카메라로 찍어야 진짜 사진이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편리한 도구를 마치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몰아가는 것도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가 개봉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이유 중 가장 강력한 이유는 최신 영화를 누구보다 먼저 보기 위해서입니다. 이 장점을 꼭 영화관만 가져야 할까요? 넷플릭스가 그 장점을 가지면 안되나요? 전 영화관의 개봉 영화에 대한 권력을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관 입장에서는 벼락 맞을 소리죠. 그러나 영화를 회식 또는 데이트나 쾌적한 환경에서 보고 싶은 사람들은 영화관에 가고 단지 개봉 영화가 궁금한 저 같은 사람은 집에서 편하게 보는 시대가 왔으면 합니다. 

지금은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영화만 영화관과 동시 개봉하지만 몇 년이 지나서 영화 제작사의 선택에 따라서 영화관과 IPTV 또는 다양한 영화 상영 매체를 통해서 동시에 제공하는 시대가 왔으면 합니다. 그래야 좀 더 편하게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니까요. 그런 날이 오긴 어려울 것은 잘 알지만 그럼에도 고민은 해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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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7.05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영화로 한국에서 넷플릭스 가입이 얼마나 늘어날지
    보는것도 재미있겠네요

  2. 위무제 2017.07.06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vn도 요즘 많이 들어왔더군요. 미드도 아직 부실하긴 하지만 저는 첫달부터 쭈욱 보고 있습니다. 곧 한드 2편 나온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