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면서도 동시에 슬폈습니다. 대통령을 잘 뽑았으면 이렇게 멀리 돌아가지 않을텐데 대통령 잘못 뽑아서 이게 무슨 창피와 고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길고 멀리 보면 기쁜 일이 더 많을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고 지금은 서울구치소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다는 것은 다이나믹한 한국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입니다. 굉장히 어려운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국민입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오는데 가장 큰 역할과 시금석이 된 것은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입니다. 태블릿PC에는 박 전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저장되어 있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세상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뜬소문인 줄 알았던 비선실세 '최순실'의 등장과 국가 기밀 문서인 대통령 연설문이 민간인 신분인 '최순실' 태블릿PC에 담겨 있었습니다. 

특종 중의 특종 대한민국 언론 역사상 가장 큰 특종이 아닐까 할 정도로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는 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치게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바로 이어졌고 이 사과는 오히려 더 큰 공분을 일으킵니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등에 나와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습니다. 저도 여러차례 촛불집회에 참여했고 그 뜨거운 국민들의 공분과 하야의 열기를 현장에서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공분은 결국 국회와 헌법재판소까지 통과해서 탄핵에 이르게 됩니다. 실로 대단한 결과입니다. 최순실 사태 때문에 나라 망신인 줄 알았는데 우리 스스로 자정 능력을 발휘해서 대통령을 끌어 내렸습니다. 이에 미국 등 해외에서 크게 놀라고 있습니다.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칭송도 받고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탄핵까지의 여정이었습니다. 


탄핵 133일의 여정을 기록한 책 '탄핵 국민이 명령했다'

도서출판 베가북스에서 출간한 '탄핵 국민이 명령했다'라는 책은 탄핵 133일의 여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저자는 따로 없고 베가북스 편집부가 탄핵 133일 여정에 일어난 크고 작은 일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 그리고 헌재에서의 대통령 변호인단의 답변서 등을 엮은 기획서적입니다. 

133일의 시작은 2016년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로 시작됩니다. 그 전에도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사건으로 조짐이 보였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JTBC 보도로 출발합니다. 이 책은 2016년 10월 24일 JTBC보도로 시작해서 3월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퇴거하는 기간을 타임리인으로 소개합니다. 책은 편집자들의 개인적인 사견은 배제하고 객관적인 보도 자료와 사건 사고를 정리해서 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탄핵 과정을 기록한 기록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책은 더 가치가 올라갈 것입니다. 또한, 탄핵 과정의 지난한 여정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또한, 언론이 간략하게 다루던 기록 전문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3차에 걸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전문이나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 전문과 17차 변론기일까지의 대통령의 답변서 전문을 담고 있습니다. 모든 내용이 중요하다고 할 수 없지만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책 초반에는 언론사와의 불화와 청와대가 어떻게 최순실 사태를 무마하려고 노력했는지와 파렴치한 거짓말과 기만적 행동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모든 것이 제대로 흘러가서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그게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언론과 청와대의 기싸움, 국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나서 촛불을 들자 정치권이 그 촛불의 열기에 화들짝 놀랐고 새누리당 의원의 반 이상이 탄핵을 가결시켰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불과 몇 개월 전의 일이지만 다시 분노하게 만드는 일들이 참 많았네요. 최순실, 정유라, 청와대, 우병우, 박근혜 전 대통령 등등 국가를 어떻게 망가트렸는지 한 숨이 길게 나오네요. 




책 <탄핵 국민이 명령했다>는 중간 중간 어려운 시사 용어나 법률 용어를 TIPS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각과 각하가 뭐가 다른지 등을 담아서 책을 읽는데 윤할유 역할을 해줍니다. 이 책은 먼 훗날 지금의 아이들에게 2016년을 살아온 어른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 지를 알려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되었습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온 국민의 뜨거운 함성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이 나라에서 많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나라 역사 최초로 아래로부터의 성공적인 평화적 혁명입니다. 따라서 부끄러운의 깊이만큼 우리는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국민입니다. 그 자랑스러운 133일을 담은 책이 <탄핵 국민이 명령했다>입니다. 


"누구의 승리도, 누구의 패배도 아니다"라고 말한 권성동 의원의 말이 마음에서 울리네요. 누구의 승리도 누구의 패배도 아닌 우리 미래로 향한 희망을 스스로 만든 거룩하고 위대한 일을 우리가 해냈습니다. 그 기록을 담은 책입니다. 5년, 10년이 지나서 꺼내보면 이 아름다운 133일이 더 빛이 날 듯 하네요

<베가북스로부터 무상 제공 받은 책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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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04.05 0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탄핵 이후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자칫 탄핵을 이끌었던 국민적 요구와 희망이
    자칫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