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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미술관은 언제부터 화이트 큐브가 되었을까? 미술 전시 방식의 역사

by 썬도그 2017.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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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면 그림이나 사진이 하얀 벽에 드문드문 그림과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이런 전시 방식을 우리는 당연하다고 느낍니다. 당연하고 당연하죠. 그런데 2014년에 개봉한 영화 <미스터 터너>를 보면 신기한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미스터 터너>는 영국의 근대회화를 대표하는 화가인 터너를 주인공으로 담은 영화인데 이 영화 중간에 터너가 그림을 전시하는 장소에 방문한 장면을 보면 그림이 벽 가득하게 붙어 있고 심지어 천정에도 그림이 붙어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의 미학>이라는 강의를 들으니 이 19세기에는 이런 방식으로 미술품을 전시했다고 하네요. 덕지덕지 다닥다닥 붙여서 전시를 했다고 하네요.

당시 프랑스의 유명한 미술 국전인 살롱전은 그림을 다 전시할 수 없어서 미술품을 잘라서 전시할 정도였다고 하네요. 지금으로 보면 생경스러운 풍경입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하얀 벽에 뛰엄 뛰엄 그림이나 사진을 전시 하는 방식은 얼마되지 않은 전시 방식이라고 하네요. 그럼 언제부터 미술관이 '화이트 큐브'라는 이름을 듣게 되었고 현대의 시각 예술 전시 방식이 현재처럼 변했는지 설명하는 글이 예술 정보 사이트인 Artsy에 올라와서 소개합니다.


원문 : How the White Cube Came to Dominate the Art World 

미술 전시 방식의 역사

1759년에 대영박물관이 만들어지고 1793년에 루브르 박물관이 개관하는 등 현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미술관과 박물관은 18세기 경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당시의 전시 방식은 현재와 달리 하나의 거대한 공간에 그림을 꽉 채우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전시 방식은 관람객이 보다 작품을 쉽게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전시 방식은 예술가들 뿐 아니라 관람객들도 좋아했습니다. 

1857년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의 전신인 사우스 켄싱턴 박물관의 관람객 수는 연간 45만 6천명에 달앴습니다. 1870년대에는 연간 100만명이 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이런 큰 인기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작품 수를 늘렸습니다. 사람과 작품이 한 공간에 가득하다 보니 혼잡도가 증가하고 불만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혼잡스러운 상황이 지속되자 19세기 후반부터 편안하고 차분한 감상에 방해가 된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비판이 나오자 런던의 국립 미술관은 작품을 전시하는 위치에 대한 실험을 시작합니다. 이전까지 미술관은 관람객이 높은 장소에 걸려 있는 미술품을 보기 위해서 고개를 들거나 낮은 위치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 쭈그려서 봐야했습니다. 이에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미술 작품을 눈 높이에 전시를 했습니다. 이렇게 눈 높이에 미술품을 전시 하다 보니 전시되는 작품의 수가 줄어듬과 동시에 작품으로 빼곡했던 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벽의 색이 중요시되기 시작합니다. 

국립 미술관은 기존의 벽의 색인 녹색이 세련되지 못하다고 판단해서 멋지고 고급스럽게 보이는 붉은 색으로 벽을 칠합니다. 황금 액자와 붉은 벽은 세련되고 조화로운 색이라고 생각해서 미술관과 박물관은 벽을 붉은 색으로 물들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공간에 전시할 작품 수를 줄이자 그 영향은 벽의 색상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박물관이 세워진 초기에는 모든 미술 작품은 벽을 장식하는 것이라는 전제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술 작품은 벽 이외에 다른 곳에 전시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는 전문 큐레이터가 없어서 '전시하는 그림', '전시하지 않는 보관 그림'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모든 미술품은 창고가 아닌 벽에 다 걸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박물관과 미술관이 너무 붐비는 문제가 발생하자 어떤 작품을 전시하고 어떤 작품을 전시장이 아닌 작품 보관고에 넣을 결정을 하는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생깁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유럽에서 발생했지만 미국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스턴 미술관은 1909년에 이전하면서 가장 가치가 높은 작품만 전시하고 나머지는 지하 저장고에 저장을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방문 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바닥에서 천장까지 빼곡하게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대칭대는 형태와 최대 2열로 전시를 제한합니다. 이외에도 작품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한편, 독일에서도 미술관의 전시 방법이 개선되기 시작합니다. 나치 독일이 나라를 지배하던 1930년대에는 미술관의 벽 색깔을 '하얀 색'을 순수한 색상이라면서 표준 색으로 지정을 합니다. 2차 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 미술관에서도 하얀 색으로 칠해진 벽을 수용하게 됩니다. 지금의 '화이트 큐브'는 독일 나치가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런 하얀 색 벽의 흐름은 미국으로 넘어와서 '화이트 큐브'가 정립되게 됩니다. 


독일에서 건너온 하얀 색 벽은 뉴욕 현대 미술관(MoMA)과 하버드 대학 박물관에 의해서 '화이트 큐브' 전략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뉴욕 현대 미술관(MoMA)은 '화이트 큐브' 기준을 촉진하게 됩니다. 1936년 뉴욕 현대 미술관(MoMA)은 '큐비즘과 초상'이라는 전시를 통해서 '화이트 큐브'라는 전시 방식을 확립합니다. 이 '화이트 큐브'는 천장과 벽을 하얀 색으로 칠하고 미술 작품을 라이트로 비추는 형태로 바꿉니다. 바닥은 벗겨 낸 목판이 사용되고 작품의 수는 소량으로 줄였습니다. 벽 하나에 1개의 작품을 전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19세기 미술관들은 작품을 많이 전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대 미술의 메카인 뉴욕 현대 미술관(MoMA)가 확립한 '화이트 큐브' 방식의 흰 벽에 뛰엄 뛰엄 작품을 전시하는 방식은 21세기인 오늘날 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글 내용은 더 길고 많지만 중요한 부분만 추려내고 윤색해서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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